[상상에 날개달기] '‘광수 생각’의 오세준 연출자
[상상에 날개달기] '‘광수 생각’의 오세준 연출자
  • 김윤지 기자
  • 승인 2006.11.25 1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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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서 멋진 하모니를 만들어 낼 때, 그것이 진짜 연출의 기쁨이죠”

즐겨보던 만화가 연극 무대로 나온다면? 요즘 원작의 분야를 넘나드는 작품들이 많지만 만화를 연극 무대로 옮겨 온 연극 ‘광수 생각’은 눈여겨 볼만 하다. 무대에서는 원작의 0.957% 정도밖에 보여줄 수 없다는 그들. 그러나 나머지 99.043%를 관객의 가슴으로 보고 듣고 느끼게 해주겠다고 말한다. 감동 99.043%를 전해 줄 연극 ‘광수 생각’의 오세준 연출자를 만나 보았다.

- 연극 ‘광수 생각’은 원작인 만화가 굉장히 유명하다. 원작에 대한 부담 때문에 작품을 연출하는 데 있어 힘들지 않았나?
실제로 많은 연출가들이 원작의 부담 때문에 연출을 고사했다. 그러나 나는 워낙 ‘광수 생각’이라는 만화를 좋아했었기 때문에 스스럼 없이 응했다. 대본의 얼개가 참 잘 엮어져 있어 작품에 대한 확신을 할 수 있었다. ‘내가 잘 할 수 있다’는 확신으로 바로 계약을 했다. 두려움보다는 두근거림으로 흥분된 상태에서 연출하기로 마음 먹은 그런 작품이다.

- 연기를 먼저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 연출 작업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가?
처음 연기를 시작할 때부터 연출 부분에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연출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공부가 필요했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연출로 뛰어든 지는 2년 정도 되었다. 지금도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나도 함께 공부하는 연출자이다. 나는 배우로서는 중년이지만 아직 연출자로서는 초보인 신입 연출자이다.(웃음)

- ‘광수생각’을 연출하면서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어떤 부분이라고 생각하는가?
나는 만화 ‘광수 생각’의 색깔을 그대로 무대로 옮기고 싶었다. 만화 ‘광수 생각’에 대해 알겠지만, 박장대소를 터뜨리기보다는 마지막에 ‘피식’ 한번 웃을 수 있는 그런 만화이다. 마지막 한 줄 때문에 우리가 뻔히 아는 얘기여도 보는 시각이 달라지는 매력을 연극에서도 그대로 살리고 싶었다. 그리고 연극에 처음으로 시즌제를 도입할 정도로 소재가 무궁무진한 것도 ‘광수 생각’의 매력으로 뽑을 수 있다. 너무 많은 아이템 때문에 오히려 고민을 한다고나 할까.

- 연출은 무엇이라 생각하며, 연출을 하면서 가장 기쁨을 느낄 때가 있다면?
과거와 다르게 연출자는 배우와 스태프 위에 군림하는 권위적인 자리에 있는 인물이 아니다. 마치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같은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각 연주자들의 뛰어난 솜씨를 잘 조절하여 환상의 하모니를 만들어 내야 하기 때문이다. 내가 각 부분을 조절하여 무대에서 첫 박을 ‘딱’ 시작했을 때 ‘팡’하고 하모니를 이루는 그 쾌감이 연출의 진정한 기쁨이라 생각한다.

- ‘광수 생각’을 보고 관객들이 느꼈으면 하는 점이 있나?
공연을 보는 정해진 마음가짐이나 태도의 틀 없이 관객은 공연을 그냥 봐주기만 했으면 한다. 공연에 심오한 철학이나 복잡한 구성은 없다. 그러나 연극 ‘광수 생각’을 보면 어느 부분이든지 분명히 나도 겪어 봤을 듯한 일들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부분에 대해 만화처럼 한 줄 답변이 나온다. 관객이 그 재미를 찾기보다는 그것들이 그저 저절로 느껴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연출자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연출자를 꿈꾼다면 꿈을 많이 꿔야 한다. 상상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상상이 나의 상상으로 끝날 것인지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는 상상인지 알아야 한다. 현실화 될 수 없는 상상으로 관객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는 연출자가 된다면 극의 마지막 완성인 관객은 빠져있는 작품을 만들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내 상상에 대한 실행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 실행 방안을 찾으려면 내 상상을 적절하게 나타내기 위한 공부가 필요하다. 이처럼 순서로 따지자면 연출의 기술을 배우는 것은 가장 나중이다. 무작정 연출의 기술을 배우려는 것보다 누구도 알려줄 수 없는 자신의 상상력이 연출 시작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 앞으로 어떤 작품을 만들고 싶은가?
내가 극본도 쓰면서 연출하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 그러나 무조건 창작만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없다. 좋은 작품이라면 수입해 오는 작품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무조건 창작극만 고집하여 관객들을 고문하기보다는 관객들이 정말 편안하게 웃으면서 볼 수 있는 작품이라면 연출을 맡고 싶다. 내가 만들고 싶은 창작 작품은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이다. 우리가 추억이라고 말하는 것들은 그 당시에는 별 볼일 없는 일이지만 다시 기억할 때 그것은 나의 특별한 일상이 된다는 것은 누구나 경험했을 것이다. 아마 내가 만들고 싶은 극의 틀은 일상 생활의 평범함을 특별하게 만드는 형식으로 이루어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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