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인터뷰]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기름진 풍채는 가라!
[사회인터뷰]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기름진 풍채는 가라!
  • 덕성여대 기자
  • 승인 2007.03.17 1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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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심 좋은 시장표 최상품 납시오
 

사회: 인터뷰 수유시장 과일장수 박성배(51)씨

사람 냄새 폴폴~재래시장의 참맛을 느껴봐


옥수수 찌는 김이 모락모락 나기 시작한다. 여기저기서 아주머니들의 구성진 목소리가 들려온다. 주말 수유시장은 사람들의 발걸음 만큼이나 분주하다. 40여년의 오랜 시간 동네주민들과 함께 해온 수유시장은 현재 골목형과 건물형 시장으로 되어있다. 아케이트 공사와 주차 공간마련 등 기존 재래시장이 가지고 있던 불편한 점을 개선하면서 수유시장은 많은 고객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게다가 연말, 명절이면 하는 대잔치 행사는 손님들의 눈길을 끌기 충분하다. 수유시장에서 20년간 과일장사를 해온 박성배(51)씨는 “저 위에 보이시죠? 저 아케이트 공사한 것이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죠”라며 옛날 수유시장 모습과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고 전했다. “대형 마트에 손님을 뺏기지 않으려는 전략 중 하나에요. 날씨에 상관없이 손님들은 편안하게 구경하고 살 수 있으니까요.”


박성배씨는 처음 쌀장사로 장사를 시작했단다. 동생의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뛰어든 쌀장사는 돈벌이가 여의치 않아 겸하고 있던 과일장사로 돌아서게 됐다. 과일은 사계절 내내 나기도 하고 손님들이 자주 찾는 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일 장사 역시 대형마트로 인해 위협을 느끼고 있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서는 과일을 손님을 끌기 위한 행사용으로 팔아요. 그러니 당연히 쌀 수밖에 없어요. 과일을 싸게 팔아 손님을 많이 모은 후 다른 제품들로 이익을 남기면 되니까요”라며 말하는 박성배씨는 애시당초 대형마트와 시장의 과일을 파는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가격 면에서 경쟁하기가 힘들다고 전했다. “요즘엔 동네 과일 가게 사라진지 오래에요. 이런 식으로 대형마트에 치이기 때문에 장사를 할 수가 없죠.”


“신문이나 뉴스에서는 소득 2만 달러 시대가 왔다고 하지만 여기서 피부로 느끼는 경제는 그렇지 않아요.” 시간이 흐르면서 달라진 것은 비단 수유시장 모습뿐만이 아니다. 손님들의 가벼워진 지갑사정으로 인해 쉽게 물건을 사지 않는 모습을 볼 수 있다. IMF 이전에는 누구든 과일이 먹고 싶으면 지나가다 몇 천원씩 사곤 했다. 하지만 이제는 제사나 손님맞이, 병문안 등 특별한 일이나 필요할 때만 과일을 산다. 이 때문인지 연말이나 명절 등 큰 대목 전후로는 더욱이 손님들의 지갑은 꽁꽁 닫혀 경제적 어려움을 느끼기도 한단다. “구정이나 추석 등 큰 명절이 있을 땐 한 달 전부터 대목을 타기 시작해요. 이번 같은 경우도 구정과 보름이 있어 사람들이 돈을 바짝 아껴요”라는 박성배씨는 긴 시간은 아니지만 대목 사이엔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느낀다고 했다.   


박성배씨는 그나마 수유시장은 상권이 잘 잡혀있는 편이라고 했다. “채소, 생선, 부식. 이 세 가지가 싸고 좋다라는 이미지가 있어 사람들이 많이 몰려들고 그 겸으로 과일도 함께 많이 팔수 있죠”라며 시장은 과일장사하는 사람도 많고 생선장사하는 사람도 많아 경쟁을 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하지만 함께 하는 경쟁은 오히려 값싸고 질 좋은 상품을 팔 수 있는 바탕이 되기도 한다. 박성배씨는 “사람마다 장사하는 스타일이 다 다르겠지만 나는 맛있고 쓸 만한 것을 많이 내놓는 편이에요. 맛있어야 사람들이 또 찾아오지 않겠어요?”라며 과일만 전문으로 팔기 때문에 모르는 사람은 몰라도 아는 사람들은 단골이 되어 많이 이용하는 편이라고 한다.


그동안 재래시장은 대형마트에 밀려 그전과 달리 손님들이 많이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재래시장은 자기만의 색깔을 잃지 않고 이용 고객을 위한 보다 나은 서비스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그 속에서 함께 하는 상인들 역시 그들의 장사 노하우와 함께 질 좋은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나는 그곳, 시장에 가면 덤으로 다른 곳에서 느낄 수 없는 삶의 채취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양가을 기자

rkdmf214@duksu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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