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어우러지는 공연, 21세기 마당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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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윤지 기자
  • 승인 2007.03.31 1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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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에 날개 달기 - 명랑힙합극 <못말리는 예술高 발랄HIGH> 김영원 기획자

 

지난해 새롭게 떠오른 문화코드가 있다. 바로 비보이 공연이다. 거리의 춤꾼들로만 여겨지던 그들이 무대에 오르면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점차 많은 공연이 생겨나 이제는 식상해진 것이 사실. 하지만 여기 비보이 공연에 새롭게 느낌표를 찍은 공연이 있다. 함께 어깨동무하며 살아가는 세상이 기쁨이라 말하는 명랑힙합극 <못말리는 예술高 발랄HIGH>(이하 발랄 HIGH)가 그 주인공이다. 올림픽공원의 전용관에서 2008년까지 힘차게 달릴 ‘발랄 HIGH’의 김영원 기획자를 만났다. 

- 비보이 공연의 홍수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제 비보이 공연은 새롭게 다가오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발랄 HIGH’를 기획하게 된 배경을 말해 달라.   
새로운 감각의 공연을 만들고 싶었다. 기존의 비보이 공연들이 다소 젊은 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생각한다. 내용, 음악, 공연을 이루는 여러 가지 요소를 어린 학생들부터 나이드신 아버님, 어머님까지 좋아하실 수 있는 그런 공연의 장을 만들기 위해 ‘발랄 HIGH’를 기획했다.

- 원래 비보이에 관심이 많았나? 지난해 시작해서 지금까지 사랑을 받고 있는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의 모태가 된 <프리즈>의 기획자라고 들었다.
2000년 처음 방송을 통해 힙합 관련 프로그램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때부터 비보이들의 무대를 문화적인 콘텐츠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다. 2000년부터 준비해서 2005년에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의 모태인 <프리즈>를 기획해 무대에 올렸다.

- ‘발랄 HIGH’ 공연을 21세기 마당극이라고 표현했다. 그렇게 자부한 이유가 무엇인가?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비보이 공연이라는 콘텐츠가 우리 고유의 마당놀이 공연과 많이 흡사하다고 판단했다. 동서고금이 만나면서 남녀노소 불문하고 함께 즐기고 흥겨워 할 수 있는 공연이 바로 비보이 공연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감히 ‘21C 마당놀이’ 구연이라고 자부한다. 과거에 해운대에서 비보이 행사 사회를 본 적이 있다. 관객 중 50대 아주머니가 입이 함지박 만큼 벌어져서 좋아하는 모습을 봤고, 그 때 비보이 공연에 줄거리를 넣어서 극화한다면 미래가 있다고 확신했다. 관객과 무대가 동 떨어지지 않고 정형적인 것을 벗어나 ‘같이 놀자’라는 느낌을 얻는다면 우리는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 문화계에 장르와 장르를 섞는 크로스오버의 바람이 세다. 그래서 가끔은 억지스러운 결합도 많이 발생한다. ‘발랄 HIGH’ 공연에도 힙합음악과 함께 해금과 오고무가 곁들여진다. 기획자로서 국악과 접목이 꼭 필요하다고 보는가?
꼭 들어가야 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관객층의 스펙트럼을 넓히기 위한 노력이라고 생각된다. 기획자로서 대중들의 눈을 무시하기 힘들다. 예를 들어 조폭영화는 너무 흔하다고 하지만 흥행 1순위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정성들여 만든 공연을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하는 마음과 대중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크로스오버를 시도한다. ‘발랄 HIGH’에서 시도한 힙합+해금+오고무의 결합은 환상적이지 않은가?(웃음)
- ‘발랄 HIGH’는 타 비보이 공연보다 줄거리가 탄탄하다고 들었다. 공연을 통해 주고 싶은 메시지가 있는가?
가상의 예술고 ‘발랄 HIGH’ 학교에서 매년 춤의 제왕(무제)을 선발하는 행사를 갖는다. 이 경연대회에서 선발되는 학생이 학생들을 이끌어가는 리더가 된다. 그 선발과정이 내용의 주축을 이룬다. 결말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친구가 무제에 오르면서 그 친구가 자기 혼자서 ‘왕’이 되기보다는 다른 친구들과 함께 학교를 멋지고 아름답게 만들고 싶다면서 ‘왕’의 자리를 나눠 갖게 된다. 결과적으로 관객에게 ‘상생’의 아름다움을 전해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기획했다. 혼자서 가는 길보다는 여럿이 어깨동무하고 가는 길이 더 아름답고 뜻 깊다는 것이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 젊은 감각의 기획자답게 자신만의 정확한 방향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요즘 대학생들이 공연 기획자에 많은 관심을 갖는데 이들에게 조언을 한마디 해주었으면 한다.
한 우물을 파지 마라. 열 우물을 한 10m씩만 파라. 기획하는 사람이 한 분야를 꿰차는 전문가이기보다는 여러 방면을 보는 눈을 키우는 것이 더 필요하다. 춤을 볼 줄 아는 이해력, 인간을 바라보고 다루는 것에 대한 관심, 조명과 음악에 대한 센스 등. 특히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봤을 때 어떻게 하면 좋다고 느낄까?’ 하는 사람에 대한 관찰과 공부가 중요하다. 이것은 소설을 읽으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책을 통한 다양한 간접 경험을 마치 직접 한 것처럼 느낄 수 있게 만들어라. 내가 과정을 알아야 연출을 하고 기획을 하는 것이지만, 내가 올라가야 할 필요는 없고 책을 통해 ‘아 이렇게 올라가면 되는구나’라고 이해하면 된다. 훌륭한 기획자는 모르겠지만 좋은 기획자는 될 수 있다. 물론, 자신만의 필살기가 있으면 더 좋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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