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찾아 나선 여행(2007년 1월15일~2월1일)
사람을 찾아 나선 여행(2007년 1월15일~2월1일)
  • 덕성여대 기자
  • 승인 2007.03.31 1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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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먼지 쌓인 일상의 나태를 벗어버리다!

따뜻한 햇살 아래 여유로움이 있던 그곳. 수줍게 ‘메르하바~(안녕)’하며 웃어주던 사람들이 있던 터키 파묵칼레를 떠나 지중해 냄새 물씬 나는 터키 페티예와 욜루데니즈로 갔다. 페티예는 휴양 도시여서 그런지 유럽인들이 많았고 특히 영국인들이 많았다. 터키 안의 작은 유럽이라고나 할까. 이곳에서 패러글라이딩을 즐기고 요트로 섬 투어도 했다. 페티예와 욜루데니즈에는 거리의 악사들이 많은데, 씨푸드 전문 식당에 가서 요리를 먹을 때에도 노래를 불러주었다. 지중해의 기분을 만끽할 수 있는 멋진 도시였다.
지중해 도시 터키 페티예와 욜루데니즈를 거쳐 장장 32시간짜리 다이렉트 버스에 몸을 실었다. 한국에서 태어난 내겐 장거리 버스라 하면 6시간짜리가 최장이라고 생각했는데, 32시간짜리라니. 꼬리뼈가 녹아드는 것 같았다. 32시간을 쉬지 않고 달려 드디어 그리스 국경을 넘었다. 여느 그림이나 사진첩에서 보던 풍경보다 훨씬 더 멋진 나라였다. 신화 속에서 보던 그리스의 모습과도 차원이 달랐다.
그러나 파르테논 신전과 같은 유명한 유적지들은 전부 보수공사 중이었다. 추운 겨울이어서 그랬을까. 기대감은 이내 실망으로 바뀌었다. ‘와아~’하고 터져 나올 탄성을 기대했지만 탄성은커녕 어떠한 빈 말조차 나오지 않았다. 유적지 주변의 장사꾼들과 일반 사람들도 관광객을 많이 상대해봐서 그런지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쌀쌀맞았고 사무적이기 이를 때 없었다.

여행지에서의 마지막 밤이자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날 밤 깊은 생각에 잠겼다. 한국에서는 가져볼 수 없었던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었던 여행. 마음 놓고 추태를 부릴 수 있었던 여행이었다. 이 모든 것이 가슴이 시릴 정도로 좋았다. 딱히 뛰어날 것 없었던 2년간의 대학생활에 대한 후회와 아쉬움, 3학년이 된다는 압박감을 떨쳐버릴 수 있었던 3주간의 지중해 여행. 이번 여행은 복잡했던 내 머릿속을 시원하게 식힐 수 있어 더없이 좋았다. 먼지가 쌓인 채로 일상의 나태에 찌들어 있던 내가 싫어 다른 곳에서 시원하게 숨 쉬고 싶어서 떠난 여행은 대성공이었다.
여행이란 것이 좋은 곳에 가고, 멋진 풍경을 보는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많은 사람이 돈과 시간을 들여 일상을 탈출하려고 한다. 힘들게 만들어낸 ‘짬’에서 평소 느끼지 못했던 향긋한 사람 냄새와 여유로움을 찾기 위함이 아닐까. 이번 여행을 통해 새로운 친구까지 두세명 생겨 마음이 더 넉넉하다. 이것으로 향긋하고 인정이 넘치는 사람냄새를 찾아 떠난 변방의 유럽 여행기를 마친다.

서현주(회계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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