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무대에서 살아나다
영화, 무대에서 살아나다
  • 김윤지 기자
  • 승인 2007.04.14 20: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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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날개 - <댄서의 순정> 김달중 연출가
 

 


 

스크린을 통해 대중들에게 선보인 영화들이 하나, 둘 공연장으로의 일탈을 준비하고 있다. 바로 일명 ‘무비+뮤지컬’이라는 뜻의 ‘무비컬’이다. 기대에 부푼 관심 속에서 가장 먼저 무대에 올라온 <댄서의 순정>. 설렘 가득한 사랑이야기와 창작 뮤지컬로는 최초로 댄스 스포츠라는 소재가 어우러져 한국 무비컬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무비컬의 시작을 연 <댄서의 순정>의 김달중 연출가를 만났다.

- <댄서의 순정>이 무비컬의 시금석이 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영화와 차별화시킨 점은 무엇인가?

큰 차이는 매체가 다르다는 것, 라이브가 아닌 스크린을 통해서 만난 영화와 달리 공연은 배우를 통해서 만나는 것이다. 그리고는 여주인공에게 초점을 맞추었지만 공연은 한 배우의 캐릭터만 갖고 무엇을 보여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래서 좀 더 설득력이 필요한 줄거리나 노래를 통해 공연의 완성도를 높여야했다. 영화에 나오지 않았던 영새의 전 여자친구 이야기, 그리고 현수라는 인물에 대한 설득력을 위해 삽입한 부분이 영화와는 많이 다르다.

- 공연을 관람하다보면 멀티맨(1인다역을 하는 배우)이라는 역할이 눈에 가장 많이 띈다. 멀티맨을 관객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공연에서도 영화에서처럼 주인공인 영새와 채린의 역할은 큰 변함이 없다. 추가된 캐릭터가 있다면 그것이 멀티맨이다. 멀티맨은 공연에서 꼭 필요한 존재이다. 공연의 막을 열어주고 닫아주고 이야기를 시작해주고 마무리 지어주는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하면 굉장히 촌스러운 역할이지만(웃음). 공연 예술에서는 한 공간에서 여러 장면을 만들어 내야하는 장소의 제약 때문에 다른 공연에서도 멀티맨이 많이 등장할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멀티맨의 역할은 관객에게 웃음을 선사해야 하는데 멀티맨의 노력만큼 관객들도 즐겁게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 올해 무대에 오를 무비컬이 많다. 무비컬이 갑자기 주목을 받게 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며, <댄서의 순정>을 무비컬로 만들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무비컬이 추세인 것이 사실이다. 한국만 그런 것이 아니라 외국도 그러하다. <더티댄싱>, <물랑루즈>등 하다못해 <반지의 제왕>까지 공연 예술로 재창조하려는 움직임이 크다. 한국의 창작뮤지컬들이 대부분 로맨틱코미디나 역사극에서 머무르고 있다. 그래서 소재의 변화를 주기 위해 영화로 눈을 많이 돌리는 것 같다. <댄서의 순정>같은 경우 댄스스포츠라는 소재가 있었기 때문에 뮤지컬로 쉽게 옮겨 올 수 있었다. <댄서의 순정>은 대한민국 창작뮤지컬이 로맨틱 코미디 위주로 가고 있는 상황에서 소재의 다양화를 가져올 수 있는 지점이라 생각된다.

- 하지만 무비컬이 증가하는 것을 ‘창작의 부재’라고 생각하는 여론도 있다. 한 가지의 장르가 갑자기 많이 등장하면 우려되는 점도 있을 것 같다.

분명한 것은 공연계 쪽에서 소재를 다양화하려는 시도를 위해 무비컬을 무대에 올리는 것이다. 기존의 뮤지컬에서 볼 수 없었던 소재들이 창작에 자극을 준다면 굉장히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작품이 자꾸 만들어지는 것은 옳지 않다. 관객에게 곧바로 외면당하기 쉽기 때문이다. 또한 뮤지컬 시장에 있어 왔던 소재들이 영화의 소재와 중복되는 상황에서 색다른 방법도 쓰지 않고 작품으로 재생산되는 것은 문제점으로 보여진다.

- 아무래도 이미 영화화된 작품을 옮기는 것이기 때문에 부담감이 클 것 같다. 더욱이 무비컬에서는 기존 영화배우와 주인공이 비교되기도 십상이다. 그래서 무비컬에서도 스타마케팅이 화두인 것 같다. 

긴 호흡이 필요한 공연 예술에 아무도 없는 상황에서 작품만 갖고 처음부터 어필하기가 쉽지 않다. 무비컬도 뮤지컬의 일환으로 예술성보다는 상업성이 더 중요하다. 이러한 점에서 스타마케팅이 필연적인 것 같다. 관객이 스타를 보고 공연장을 많이 찾아줘서 시장이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물론 마니아층에서 캐스팅에 관련해 쓴소리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무조건 스타라고 색안경을 끼고 보지 말고 뮤지컬계에서는 신인이니까, 신인이 데뷔했다고 생각하고 선입견을 버리고 봐주길 바란다. 연출자가 직접 검증을 하고 작품에 맞다고 생각되어 캐스팅을 했는데, 결과물이 나오지도 않은 상황에서 비판부터 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 작품을 진행하면서 배우와 스텝들에게 많이 하는 부탁이나 연출할 때 중요하게 여기는 점이 있는가?

연출할 때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그 작품에 따라 각각 다르다. 사실 공연 예술은 배우예술이다. 나는 조력자일 뿐이다. ‘끝나는 날까지 화를 내지 말자’고 항상 스스로에게 각인시킨다. 공격적인 자극에서 무엇인가 나오는 작품이라면 슬픈 기분이 든다.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고 경제적으로 넉넉한 작업도 아닌데 우리가 모여서 하는 이유는 그저 좋아서이다. 좋아서 하는 거면 서로 즐기면서 서로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라기 때문에 ‘기분 좋게 하자’ ‘즐기면서 하자’라는 말을 많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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