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많은 양심 버렸나요?
얼마나 많은 양심 버렸나요?
  • 김윤지 기자
  • 승인 2007.05.26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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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을 저버리는 과정… 돌아올 이익만 따져

얼마 전 한 인터넷 신문 독자 투고란에 대학생에게 쓴소리를 가하는 기사가 주목을 받았다. 수업이 끝난 강의실에 들어가면 책상 위에 일회용 종이컵, 음료수 캔은 물론이고 강의실 곳곳에는 쓰레기가 버려져 있다는 것이다. 소위 ‘지식인’으로 불리는 대학생들이 다른 사람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상황은 과연 아직도 그들을 지식인으로 봐야 하는가 하는 의문을 던진다.


대학생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적으로 개인주의 성향의 팽배는 이미 식상한 이야기이다. 그러나 대학생들은 개인주의를 넘어서 이기주의를 향해 내달리고 있다. 자신의 편의를 위하지만 남에게는 어떠한 피해도 주지 않는 것이 개인주의라면, 자신을 위해 남에게 어떠한 피해가 가도 관여치 않는 것이 이기주의다. 학내 컴퓨터의 잦은 고장, 조별과제 얌체족, 도서관책의 개인 소유화 등은 우리의 일상에서도 심심치 않게 나타나는 이기주의의 단면이다. 어쩌면 위의 예는 ‘애교’에 그칠지 모른다. 우리대학의 한 학우는 “지하철에서 자신의 과제를 위해 세 자리를 차지한 친구가 있었다. 아무리 친구였지만 너무하다고 생각했다”며 같은 대학생으로서 부끄러웠다고 했다. 대학생들의 ‘무한 이기주의’가 무섭다. 그리고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 또한 따갑다.

날 사랑하는 방법=이기주의
대학생들의 ‘무한 이기주의’는 왜 급증했을까? 이에 대한 물음에 김원 문화평론가는 “대학생들은 변화하는 물질문화에는 빠르게 따라가지만 정신문화는 더 뒤떨어져 가고 있다”는 일침을 가했다. 우리 사회는 불과 20~30년 전에 비해 물질적·외면적 풍요는 이루었으나 그에 따른 문화의식은 성장하지 못하고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 대표적으로 대학생들의 무한 이기주의가 문화 미성숙의 좋은 표본이 된다. 대학생들이 사용하는 물질문화의 풍요로움이 정신문화의 풍부함이 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그레이드되는 물질문화 속에서 나를 사랑하는 수단과 방법은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그러나 쏟아지는 수단과 방법에서 ‘배려’는 찾기 힘들다. 오직 ‘내 한 몸 지키기’만이 존재할 뿐이다.


하지만 대학생들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한 주요 일간지의 대학생 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대학생들은 관념적인 것보다 현실을 추구한다고 한다. 이 설문조사를 뒷받침하기라도 하듯 한양대에 재학중인 한 학생은 “요즘 같은 경쟁시대에 남에 대한 배려가 나에게 도움을 주는가? 나의 퀄리티를 높이기도 바쁜데 타인을 바라볼 여유가 없다”고 단언했다. 눈 깜짝할 사이 한 끝 차이로 우열이 가려지는 현대 사회에서 도덕적 미덕이 더 이상 대접받지 못한다는 것에 전체 대학생의 51%는 고개를 끄덕인다는 것에 의심치 않는다. 경쟁속에서 자신이 자신을 제일 사랑하지 않으면 발전이 없다는 그들을 보며 진정 ‘날 사랑하는 방법=이기주의’는 성립할 수 있는가? 

무감각해지거나 세뇌당하거나
‘무한 이기주의’를 바라보는 가장 우려 깊은 시선은 ‘대학생들이 자신의 이기주의적인 행동을 의식하고 있느냐’이다. 또 다른 문화평론가는 대학생들의 이기주의에 대해 “영상·인쇄매체의 영향을 간과할 수 없다. 대학생들은 주변의 매체에 의해 이기주의라는 것에 무감각해지거나 세뇌당하고 있을지 모른다”라며 조심스레 언론에 책임을 물었다. 얼마 전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TV예능 프로그램이 이기주의를 웃고 떠들며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는 비판이 있다. 예능 프로에 나온 연예인들의 무분별한 자기 과시나 ‘나부터 살고보자’라는 식의 웃음유발은 대학생들에게 이기주의라는 개념을 가볍게 심어주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요즘 베스트셀러로 각광받고 있는 책을 살펴보면 이기주의는 자신을 당당하게 만드는 무기로 표현되고 있다. 특히 여성에게 이기주의는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상당수의 책들이 여대생들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메마른 취업 현실이 사회의 경쟁체제를 더욱 강화시켜 공동체 삶보다는 이기주의를 조장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 자신을 남들에게 알리고 싶어 하는 욕구는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행위를 위해 자신의 양심을 저버리는 것은 나쁘고 부끄럽게 여겨야 한다. 사회적·물질적으로 많은 변화를 경험하고 있는 대학생들. 이러한 급류 속에서 개인의 가치관은 혼란스러워지고 모든 일에서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요시 한다. 어떻게든 빠르고 더 이득이 되는 결과를 위한 이기주의가 발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잠시 자신의 내면을 살펴봐야 할 때가 왔다. 그리고 무한 이기주의라는 그늘이 드리워졌던 내면에 빛을 비춰주자. 그 동안 무감각해져 있던 의식을 깨워 나를 사랑하고 아끼는 현명한 방법이 그 빛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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