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손님에 대한 예의
초대손님에 대한 예의
  • 덕성여대 기자
  • 승인 2003.09.01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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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고향 대구는 지금 전세계 젊은이들의 축제인 유니버시아드 대회로 뜨겁다. 친구들은 자원봉사를 하던가 외국인 민박을 받으며 축제의 장을 즐기고 있다고 한다. ‘벽을 넘어 하나로, 꿈을 펼쳐 미래로!’라는 구호 아래 지난 21일 대구 주경기장에서 남한 최태웅(배구), 북한 김혜영(펜싱) 선수가 공동 기수로 나서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참가국 172개국 중 가장 마지막으로 입장해 열띤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이번 대구 유니버시아드는 2002년 부산아시아 경기에 이어 사상 네 번째 남북 공동 입장이었고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은 언론의 관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여전히 밝은 표정의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이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특히, 3백여 명의 북한 응원단은 이전보다 더 산뜻하고 자연스런 모습을 보여 남북 체육 교류의 진전을 실감하게 하고 있다. 그러나 대회가 진행중인 현재에도 일부 보수단체들의 인공기 소각과 반북 시위로 인해 대회가 중단되거나 응원이 중단되는 일이 잦아 두려움과 안타까움이 교차되고 있다. 보수 단체의 시위에 화가 난 북한을 설득하기 위해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유감’을 나타낸 것에도 논란이 되고 있다. 국민투표에서 대통령 유감표명에 대해 동의한다는 응답이 전체 응답자중 61.8%로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 36.1%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보아 우리나라 국민들도 남북 교류의 진전을 바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북한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국가 명칭의 존엄이나 인공기에 대한 생각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다. 그런데 우리가 북한의 이런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인공기에 불을 지른 것은 북한 사람들에게는 스님 앞에서 부처를 난도질하는 것 보다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졌을 것이다. 게다가 보수단체들의 폭력적 시위 방법은 방법적 측면에서 그들이 말하는 과격한 한총련과 다를 바가 없다.  이런 점을 감안했을 때 노 대통령의 유감 표명은 다른 문화에 대한 배려라고 할 수 있다. 차이에 대한 배려가 남북 교류의 기본이며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가 갖는 남북경협이나 교류를 앞두고 불필요한 자극으로 대립을 만들어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한편, 북한이 남한의 문화나 사회 실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인공기를 불지른 것에 대해 사과하지 않으면 불참하겠다고 밝힌 것은 지나치게 강경한 태도이며 비판의 여지가 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사상과 표편의 자유를 추구하고 결사의 자유를 덕목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을  알고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다.
 손님을 초대해 놓고 손님을 욕하는 격인 이번 보수 단체들의 행동은  손님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으며, 세계 젊은이들 앞에서 한민족임을 자랑하기는  커녕 남북간 이념 간극의 치부를 그대로 드러낸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이 든다.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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