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동국대 신정아씨 사태를 필두로 사회 전체에 학력위조 파문이 일고 있다. 연예인부터 사회 각계 각층 인사들까지, 개중에는 학·석사 뿐 아니라 출신 중·고등학교까지 사실이 아닌 경우도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하지만 누가 감히 그들에게 돌을 던지랴?
학벌쟁탈전을 벌이는 이들도, 학력위조를 서슴없이 한 이들도, ‘자기자신을 학벌로 포장해야 한다’고 믿는 것에서는 다르지 않다. 진정
문제인 것은 학력위조 파란을 지켜보는 시선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언론이나 여론 등이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학벌쟁탈’에 대해 비판을 하고 자숙하는 분위기로 나아갈 줄 알았으나,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드러나는 학력위조자만 늘어날 뿐, 그들을 대하는 언론의 태도와 여론에는 변화가 없었다.
물론 학력위조를 한 사람들의 잘못은 비난받아야 하지만 그들에 대한 비난 외에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돌아 볼 줄도 알아야 한다. 언론에 비판과 자숙의 목소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다수의 언론은 새로운 학력 위조자에 대한 비난기사에 더욱 집중하였고 사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작은 기사로 실릴 뿐이다.
사회 전반적으로 반성의 목소리보다 비난의 목소리가 큰 것은 왜일까. 첫 번째로는 내가 노력해 얻은 ‘간판’을 누구는 위조해서 사회적
지위를 얻었다는 분노, 두 번째로는 그 반대격인, 내가 못 얻은 ‘간판’을 누구는 위조해서 사회적 지위를 얻었다는 분노가 가장 큰 이유 같다.
그렇다면 비난을 가하는 쪽이나 그 반대쪽이나 마찬가지로 ‘학벌이 한 인간을 보증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는 말이 된다.
그렇기에 비난을 하는 쪽에게도 반성과 자숙의 시간보다는 분노가 더 크게 자리잡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안에 ‘학벌이 한 인간을 보증한다’ 는 믿음이 사라지지 않는 한, 감히 누가 그들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까. 그들의 학력위조
아래의 든든한 디딤돌이 바로 우리의 학벌주의 사회였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