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1]스킨십 프로그램 바람이 불어온다
[연재1]스킨십 프로그램 바람이 불어온다
  • 박시령 기자
  • 승인 2007.10.27 1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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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여대생을 위한 멘토링…학습 공유를 통한 스킨십 튜터링도 등장

찬바람이 싸늘해진 늦가을, 여대생 안수정 씨는 외롭다. 경영학과에 3학년에 재학 중인 그녀는 동기들이 저마다의 이유로 휴학을 한 상태여서 전공 수업은 언제나 혼자서 듣고 있다. 학과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던 터라 선배와 후배의 얼굴도 잘 모른다.

안 씨는 대학 입학 당시 더욱 다양한 인간관계의 구축을 위해 연합 동아리에 가입했지만 이런 저런 사정으로 동아리 활동도 소홀해졌다. 취업에 대한 고민이 커져가지만 마땅히 상담할 사람도 없다. 지도교수님을 찾아뵙자니 평소에 따로 만난 적이 없어 민망하다. 안씨는 여대의 대학생활이 좁고 답답하고 힘들고 외롭다고 말한다.

여대생은 외로워…남성들의 네트워크에서 소외되는 여대생
안씨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여대생이 한 둘이 아니다. 우리대학 사회과학부 1학년 오 모 학우는 소속감이 없어 대학생활이 재미없다는 말을 했다. 오 학우는 “사회과학부 소속이라고는 하지만 어차피 내년이 되면 모두 각자의 학과로 뿔뿔이 흩어질 것이 아닌가. 지금이라도 동아리에 가입해 소속감을 갖고 싶다”고 털어놓았다.  

여대생의 대학생활은 힘들고 외롭다. 여대의 여대생 뿐 아니라 공학에 다니는 여대생들도 비슷한 고민을 한다. 이는 남성중심의 사회가 대학사회 내에서도 펼쳐지면서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성이 네트워크를 형성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라는 말로 해석된다. 여대생은 군대와 동문회 문화에 익숙해져 있는 남학생에 비해 네트워크 형성의 기반이 적다는 의견도 있다.

이러한 외로운 여대생을 위해 각 대학이 학생 밀착형 프로그램을 앞 다퉈 내보이고 있다. 이른바 스킨십 프로그램이 대학가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것이다.

스킨십 프로그램으로 멘토링 제도가 대세
스킨십 프로그램의 선두주자는 많은 대학들에서 시행 중인 멘토링 제도이다. ‘멘토링’이란 이른바 후견인 제도로 그 방면에서 성공을 이룬 한 사람이 멘토가 되어 멘티인 대학생들에게 대학생활이나 졸업 후의 취업 활동에 대해 조언을 하는 소규모 상담 시스템을 일컫는다.

지난 2003년 숙명여대는 국내 대학 최초로 ‘멘토프로그램’을 실시하여 대학에 멘토링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서류전형과 면접 등의 심사를 거쳐 10명 내외의 소수 멘티들과 책임 전문가 멘토가 한 팀을 이뤄 실무교육을 받은 뒤 기업 현장을 탐방하고 관련 분야를 탐방 하는 자문위원 멘토프로그램과 교수가 멘토가 되는 교수 멘토프로그램을 설치하여 학생들의 관심을 끌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멘토프로그램에 참여하였던 이 대학 졸업생 류아림 씨는 프로그램이 인연이 되어 직접 기업체에서 인턴으로 활동하기도 하였다. 그는 “멘토프로그램을 통해 일반 학생이 얻을 수 없는 소중한 기회를 얻었고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화여대는 총 세 가지의 스킨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대학 대외협력처가 주관하는 이화인닷넷 선후배 자매 맺기 프로그램이 있고, 취업멘토링이라는 1학점짜리 과목도 개설되어 있다. 또한 여성 과학자들이 멘토로 나서서 이공계 진출을 꿈꾸는 여대생을 위해 멘토링 제도를 실시하는 프로그램도 실시하고 있다.

이화여대 사회학과 함인희 교수는 “남성 중심적인 사회의 규범과 문화 속에서 상대적으로 고립되어있던 여성들이 남성들의 네트워크방식을 발전적으로 벤치마킹한 것이 바로 여성 멘토링”이라고 설명했다.

공학도 여대생을 위한 멘토링 제도를 활발하게 운영 하고 있다. 연세대 여성인력개발연구원은 지난 1994년부터 선배와의 대화 방식으로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해왔으며 최근에는 메일로 선배와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왔다. 또한 서울대는 여학생 멘토링 프로그램이라는 이름의 스킨십 프로그램을 개설해 운영 중이다.

학습도 스킨십으로… 튜터링 제도
멘토링이 취업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스킨십 프로그램이라면, 튜터링 제도는 학생들 간의 학습 공유를 강조하는 스킨십 프로그램이다. 이러한 튜터링 제도는 여대와 공학을 무론하고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1학기부터 시작한 고려대학교 또래 튜터링은 특정 과목에서 A학점 이상을 받은 선배가 같은 과목을 수강하는 후배들에게 한 학기 동안 특별 수업을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또래 튜터링의 학습 지원 상담을 담당하는 권현수 연구원은 “학업 부담을 느끼는 저학년이 주로 찾아와 튜터링 제도를 이용한다.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라고 덧붙였다. 성균관대는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특정 공부를 원하는 학생들에게는 지도생을 곁에 붙여주는 ‘어깨동무’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동국대학교 역시 특정 과목에서 A학점 이상의 성적을 이수한 3~4학년 재학생이나 대학원생과 배움이 학생을 1대1로 연결하는 ‘동국 튜터링’제도를 설치하여 운영 중이다. 선배와 후배간의 유대관계를 형성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동국대 측은 전했다. 


스킨십 프로그램은 대학이 학생들의 취업, 학습, 각종 유대관계까지 신경 써야 하는 변화하는 대학사회의 모습을 가장 극단적으로 보여준다. 동시에 대학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 나아가야 하는지 보여주는 좋은 지침이 되기도 한다. 대학에 스킨십 프로그램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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