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
노자
  • 이기동
  • 승인 2003.09.27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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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는 중국 춘추시대의 초나라 사람이다. 성은 이씨, 이름은 이(耳), 주나라 도서관의 관리였다. 이이(李耳)가 노자로 불리게 된 이유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즉 노(老)는 성이고, 이(李)는 이름이라는 설, 노인에 대한 존칭으로 붙였다는 설, 노자는 태어나면서 백발이었기 때문에 노자라는 호가 붙었다는 설 등이 있다.
  노자는 덕을 닦아 스스로 숨어서 이름을 내지 않는 것을 임무로 삼았다. 주나라에 거주한지 한 참만에 주나라가 쇠퇴하는 것을 보고 떠났다. 그 때 관문지기의 요청에 의해 오천여 마디의 말을 남긴 것이 오늘날 전해지고 있는 『노자』라는 책이다. 『노자』는 심오한 삶의 방법을 논한 책이다.
  골프나 당구, 바둑 등에도 수준 차이가 있고 급수가 있다. 수준이 높은 사람이 수준이 낮은 사람과 어울리면 재미가 없다. 그래서 어울리고 싶어하지 않는다. 인생도 이와 마찬가지다. 인생에도 급수가 있다. 급수가 높은 사람은 급수가 낮은 사람과 어울리고 싶지 않다. 인생의 급수는 그가 가진 재력이나 권력과 일치하는 것이 아니다. 거리의 철학자 디오게네스는 알렉산더 대왕보다 급수가 높다.
  낮은 수준에서 비천하게 살기를 바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수준을 높여 심오하고 고상한 삶을 살고자 할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해야 삶이 심오하고 고상해지는 지 그것을 알기는 쉽지 않다. 필자가 그간 찾아 본 여러 가지 탁월한 방법들 중의 하나로 『노자』를 제시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대체로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른다. 가까운 장래만 생각하고 먼 훗날의 일은 그다지 생각하지 않는다. 갑자기 많은 돈이 생기는 것을 큰 행운으로 생각하기는 쉽다. 그러나 그 다음에 어떤 폐해가 올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은 쉽지 않다. 노자는 언제나 이 점을 깨우친다. 이제 노자의 말을 한마디만 들어보자.
“만족할 줄 아는 자 넉넉하다(知足者富).” 욕심은 채울수록 커진다. 그래서 가진 자일수록 욕심이 더 크다. 욕심은 커질수록 채우기가 더 어렵다. 욕심을 채우지 못한 데서 생겨나는 것이 고통이다. 그러므로 가진 자일수록 그 큰 욕심을 채우기 위해 더 각박하고 더 고통스럽다.
 그렇기 때문에 고통에서 벗어나는 길은 근본적으로 욕심을 버리는 데 있다. 욕심을 버리면 부족함이 없다. 부족함이 없으면 언제나 만족한다. 만족하면 넉넉하다. 넉넉함은 재물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만족할 줄 아는 마음에 있다. 물질을 중시하는 자본주의 사회에 살면서 언제나 찌들어있는 현대인들에게 『노자』는 청량음료의 역할을 할 것이다. 필독을 권한다.

이기동
성균관대 동양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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