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의 여성을 위해 즐겨라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의 여성을 위해 즐겨라
  • 김윤지 기자
  • 승인 2008.03.18 1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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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세계여성의날 100년, 3·8 여성축제

 

지난 8일 서울 한복판은 아름다운 물결이 이어졌다. 몸에 붉은 천, 보라 천을 휘감은 엄마와 그 손을 꼭 잡은 딸이 활짝 웃었다. 바로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이었기 때문이다. 올해는 세계 여성의 날이 100년을 맞는지라 더 의미 깊은 날이었다. 100년의 시간을 이어 온 오늘을 기념하기 위해 167개의 시민단체가 참여하고 거리 퍼레이드로 시민들과 화합의 장을 연 3·8 여성축제. 그 날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겨 보며 신명나는 축제의 장과 세계여성의 날을 기억하자.

사람 · 돌봄 · 상생은 희망을 말한다
유난히 화창했다. 쌀쌀했던 날씨도 주춤하고 햇볕이 곱게 내리쬐어 정동 유관순 기념관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한결 가벼웠다. 기념식이 시작하기 한 시간 전부터 유관순 기념관 앞과 서울시청광장에는 시민난장이 한창이었다. 유관순 기념관은 형형색색으로 단장한 여성들로 가득 찼고 축제 분위기로 충만했다. 파란우산을 쓴 여성 단체부터 색 한지로 곱게 옷과 머리를 장식한 어르신들까지 모두 축제를 즐길 준비는 충분했다.


식장 안에 들어섰다. 무대에는 ‘여성 새로운 공동체 세상을 열자!’와 ‘사람, 돌봄, 상생’이 쓰인 슬로건이 눈에 띄었다. 세계여성의날을 기념하여 여성들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었다.


남성임금대비 여성임금 63%, 여성노동자의 비정규직 비율 67.6%,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 받지 못하고 있는 여성, 남성 한부모 가구주 보다 3배 높은 여성 한부모 가구주의 빈곤율은 현재 여성의 현실을 말하고 있다. 이러한 세상을 희망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오늘의 축제는 여성이 주체가 될 것을 전제로 한다. 그리하여 사람·돌봄·상생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새로운 공동체 세상을 만드는 대안세력이 되고자 한다고. 이에 따라 △비정규직 차별철폐, 최저임금 현실화 △정당명부식 비례대표 확대 △한반도 평화통일체제 구축 △성평등한 가족정책 실천, 보육의 공공성 강화 △‘통합적 인권교육’ 실시, ‘차별금지법’ 제정 △이주여성에 대한 차별반대, 권익옹호 △‘여성장애인 고용할당제’강화를 8대 과제로 선정하였다.


803회의 간절함을 응원 합니다
풍물패의 오프닝 공연이 끝나고 ‘희망을 말하다’라는 주제의 여성운동 영상이 아이들의 목소리와 함께 전해졌다. 사회를 맡은 김미화(여성연합 홍보대사, 방송인)씨와 김성주(방송인)씨의 인사와 함께 기념식은 시작되었다.


20번째를 맞은 ‘올해의 여성운동상’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수요시위(이하 정대협 수요시위)’가 수상하였다. 올해로 16년, 803회째를 넘긴 수요시위는 일본 정부를 향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1992년 1월8일에 시작되었다. 평화 시위로 대표되며 세계 최장기 시위로 참여 인원이 10만 명을 넘었다.


이 날 윤미향 정대협 대표는 “이번 수상이 현재 정대협이 추진하고 있는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설립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여성 폭력 피해자들에게 한줄기 빛이 되겠다”며 수상 소감을 밝혔다.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은 지난 2004년 12월에 건립위원회가 발족하여 2년여 노력 끝에 서대문 독립공원 내 건립 부지를 서울시에서 기증받았지만 자금 부족으로 아직 착공조차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현재 박물관 건립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위해 모금운동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 날 서울시청광장 부스에서 만난 임지영 정대협 간사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민족의 역사이며 여성 수난의 역사다. 수난의 역사는 여전히 청산되지 않았고 현재도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런 역사의 되풀이를 막기 위해 거대하진 않지만 박물관은 꼭 필요하다”며 모금운동의 의미를 전했다.


여성들이여 오늘의 의미를 기억하자
시상식 후 미래세대를 이끌어 나갈 초등학교·중학교·대학교 남녀 학생 대표 4명의 “생활과 지역, 직장 속에서 일상의 실천을 통해 물신주의를 극복하고, 차별과 폭력이 사라지고 노동이 아름다운 새로운 공동체 세상을 여성들의 의지와 노력으로 여성이 주체가 되어 열어갈 것”이라는 3·8 여성선언이 이어졌다. 품바 각설이 공연을 마지막으로 기념식이 끝나고 참석자 모두 퍼레이드를 위해 다시 들썩이기 시작했다.


기념식장에서 만난 진보신당 심상정 의원은 “여성의 날은 신난다. 새로운 공동체를 형성해 불필요한 양보가 아닌 당당한 주장을 펼치는 여성들이 되어야 한다”며 오늘 행사의 슬로건에 대해 언급했다. 특히 이날 행사장에는 군 당국의 강제퇴역처분에 맞서 복직 결정을 받아낸 피우진 전 중령도 참가했다. 피 전 중령은 “군에만 있다가 처음 참여해 본 행사였다. 희망적인 메시지가 전해지는 오늘 행사로 인해 앞으로의 여성 모두의 미래가 더 밝아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각 국의 세계여성의날 행사는 다양한 모습을 보였다, 중국의 경우, 세계여성의날을 맞아 네덜란드 회사인 퀴아젠이 중국 전역의 31개 병원에서 빈곤층 여성들에게 무료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검사를 제공했다. 미국 전역에서는 수천여명의 반전시위가 백악관 앞에서 벌어졌다. 이탈리아 북부의 미군기지 앞에서도 5만여명이 함께 모여 평화를 외쳤으며 영국 전역에서는 무려 10만여명이 반전시위 행렬에 동참해 여성들의 반전물결로 뒤덮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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