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들어가는 문화 속에서 기쁨을 느껴라
내가 만들어가는 문화 속에서 기쁨을 느껴라
  • 양가을 기자
  • 승인 2008.03.29 1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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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에서 ‘민들레처럼’주점 대표 방미경(철학 94) 선배

 

개강한지 어느덧 한 달이 지났다. 부푼 꿈을 안고 캠퍼스에 첫 발을 내딛었을 새내기와 새로운 다짐으로 새 학기를 시작한 헌내기들에게 3월은 설렘과 시작의 달이었을 것이다. 제각기 다른 발걸음으로 캠퍼스를 누비고 있는 우리들은 어떠한 기쁨을 누리며 생활하고 있을까?

대학로에서 ‘민들레처럼’주점을 운영하고 있는 방미경 선배(철학 94)와 함께 옛 대학생이 느꼈던 기쁨과 오늘날 대학생이 느끼는 기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 현재 대학로에서 ‘민들레처럼’이란 주점을 하고 계시는데, 대학가 근처이다 보니 오고가는 대학생들도 많을 것 같아요. 늘 가까이서 대학생을 만나는 기분은 어떤가요.

대학생들을 매일 만나서 그런지 내가 안 늙는 것 같다. 사회에 물들지 않았다고 해야 할까. 젊은 친구들의 건강함을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어 좋다.


△ 여전히 대학생들에게 술과 술자리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자리이며 또 다른 즐거움이죠. 주점을 운영하면서 과거 대학생부터 오늘날 대학생까지 많은 대학생들을 봐왔을 텐데, 많은 차이가 있나요.

10년 전에 비해 건강성을 많이 잃었다. 단순히 술을 마시기 위해 모인 술자리를 종종 볼 수 있었다. 술자리에서 각자 서로 핸드폰을 보며 술 마시는 모습을 보면서 ‘술 문화를 제대로 배우지 못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오늘날 대학생들은 다양한 고민을 하지 않는다. 과거 대학생들의 술자리에서는 정치, 문화, 학생운동 등 다양한 고민들이 오고갔으나 요즘 대학생들의 고민은 오직 취업이다.


△ 대학생의 기쁨은 곧 대학생활을 어떻게 보내고 있느냐는 질문과 같다는 생각해봐요. 특히, 동아리 활동 등 다양한 활동과 경험은 대학생들의 가장 큰 기쁨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동아리 활동이 취업에 방해되고 시간낭비라고 생각하는 친구들도 있어요. 선배님은 민중가요 노래패인 ‘솔바람’에서 활동하셨다고 들었어요.

94년 대학에 처음 들어왔을 때 대학에는 ‘뭔갗가 있는 줄 알았다. 하지만 밥 한번 사주는 선배도, 고민을 들어주는 선배도 없었다. 그러던 중 솔바람에 들어가게 됐고 내가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소속감을 느꼈다. 동아리 사람들, 특히 솔바람 같은 경우 결속력이 강했던 것 같다.

지금도 88학번 선배들부터 한 달에 한 번씩 모임을 갖고 결혼식, 장례식 등 행사가 있을 때면 모든 동기와 선후배들이 모여 도움을 준다. 이러한 관계 속에서 소소한 기쁨을 느끼는 것 같다.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이라고 할까. 또한 동아리 활동은 진로를 다각적으로 모색하는 데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솔바람 20주년 기념 공연
△ 요 근래 현재 활동 중인 후배들을 만나본 적 있으신지요.

최근 솔바람 20주년 기념 공연이 있었다. 88번 학번부터 현역 후배들까지 한 자리에 모여 공연을 함께 했다. 물론 선배의 입장에서 성에 차지 않는 부분도 있었고, 시대차이도 종종 느꼈다. 하지만 동아리의 역사를 유지하고 명맥을 이어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대견해보였다.


△ 선배님 세대에 비해 요즘은 학내 동아리에서 새내기를 모집하는 게 여간 쉽지가 않아요. 하지만 요즘에 기관 및 기업 산하에서 주최하는 프로그램이나 모임을 중심으로 연합동아리는 오히려 성행하고 있죠. 어쩌면 이 같은 현상도 오늘날 우리가 만들어 낸 문화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기본적으로 ‘동아리’란 공동체 문화를 배울 수 있는 좋은 모임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시대가 변해 신자유주의, 개인주의가 팽배해지면서 이러한 동아리의 참다운 모습이 사라지는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의 현실을 젊은 세대의 건강한 문화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현재 대학생들은 사회 흐름 속에서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고자 고민해야하고 문화를 만들어내야 한다.


△ 대학생이 되었을 때, 꿈이 무엇이었나요. 모든 대학생들이 그렇겠지만 대학생이 되면 하고 싶은 일도 마음껏 할 수 있고 자유를 만끽 할 수 있을 것 같은 설렘이 존재합니다.

처음 대학에 들어왔을 때 전공 공부를 열심히 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입학 당시 철학과가 신설학과였기에 커리큘럼이나 학회 등이 잘 마련돼 있지 않았고 대학생활을 이끌어줄 선배도 마땅치 않았다. 내가 기대했던 것에 비해 만족감이 채워지지 않아서 초반에 방황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후 진보철학학회를 만들어 동기들과 후배들을 모아서 활동을 했었다. 아쉽게도 3학년 때 학부제가 실시되면서 학회 자체가 없어졌지만 말이다.


△ 선배님도 말씀 하셨듯이, 정말 대학에 들어오면 선배들이 밥 사주고 술 사주는 줄 알았어요. 많은 친구들이 끈끈한 선후배 관계를 맺고 싶어 함에도 불구하고 쉽지 않은 일이 돼버렸어요.                               

2학년이 되던 해, 밤새 아르바이트로 번 돈으로 1학년 후배 40명 전부를 한명 씩 만나면서 밥 사주고 이런저런 조언을 해주곤 했었다. 그 일은 내가 선배가 되면 하고 싶었던 일이었고 마치 밀린 숙제를 하듯이 해나갔다. 졸업 후 학교를 방문했던 적이 있었는데, 내가 처음으로 밥 사줬던 친구를 만났다. 그 때 그 후배가 '언니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내게 밥을 사준 선배' 라고 말했는데 그걸 보면서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바라는 대학문화는 내가 만들지 않으면 누가 쥐어주지 않는다. 왜 선배들이 밥 한번 안 사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내가 선배가 됐을 때 똑같이 무관심한 선배로 살아간다면 대체 누가 대학생활이 즐겁다 하겠나. 즐거운 대학생활, 기쁘고 알찬 4년은 내가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후배들이 대학생활 동안 동아리활동, 연애, 학고, 장학금 이 네 가지를 꼭 겪어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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