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뿐인 지방대 살리기
말뿐인 지방대 살리기
  • 덕성여대 기자
  • 승인 2003.09.27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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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간판을 중요시하는 철저한 학벌주의 사회이다.  오죽하면, 대기업의 신입사원 채용 시에는 지방대 학생들의 이력서를 걸러내는 속성기가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까?
 내가 자란 천안에는 10여개 이상의 대학이 있으며 상당수의 친구들이 천안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다. 지난 추석에 만난 친구들은 아직 2학년인데도 취업 걱정으로 벌써부터 편입 준비를 하거나 서울에 있는 대학에 입학한 나에게 조언을 구해가며 다시 대입공부를 하고 있다. 아니면 학벌의 영향이 미치지 않는 공무원 시험 준비를 시작 할 것이라고 한다.
 최근 교육부에서는 지방대 공동화 현상을 막기 위한 ‘편입학 대폭 축소안’을 행정예고 하였다. 개선 안에 따르면 전·후기로 나눠 2회 실시되는 편입학이 학사운영 내실화를 위해 전기 1회로 줄고 편입학의 인원은 각 대학의 교수확보율에 따라 결정된다. 수도권으로 유출되는 지방대 인재를 막기 위한 이 행정예고 안은 벌써부터 지방대학과 지방대 학생들 모두를 죽이는 처사라며 원성을 사고 있다. 말이 지방대 살리기 정책이지 실제로는 편입학이 어렵게 된다면 지방대 입학을 뒤로하고 다시 수능 공부를 준비하는 학생들이 속출 할 것이며, 지방4년제 대학으로 편입하는 전문대 학생의 편입 기회도 막는 것이 된다.
  과연 이 행정예고안이 누구를 위한 처사인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왜 지방대 학생들이 편입을 하려 하는지에 대한 근본문제도 해결하지 못한 채 무조건적인 학생 묶어두기는 어리석기 짝이 없다. 
 요즘 가장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취업난의 대부분의 당사자가 지방대 학생들이니 편입을 해서라도 자신이 원하는 직장에 취업하려는 그들의 마음이 이해가 간다. 취업 문제가 아니더라도 지방대의 현실은 상당히 열악하다. 지난 학기에  한 교수님이 하신 말씀이 떠오른다. “지방대 학생들은 너희가 앉아있는 편안한 의자도 마음껏 볼 수 있는 도서관 장서수도 부족해 공부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라고 하셨다. 실제로 지방대는 매년 신입생 미달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교수까지 신입생 유치에 나서야 할 판이다. 신입생의 해당명수를 채우지 못하니 지방대의 재정은 어려워 질 수밖에 없으며 학생들의 학업환경에도 영향을 준다. 이런 어려움으로 편입을 택한 지방대 학생들에게  ‘편입학 대폭 축소안’은 이해하지 못할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교육부는 지방대 학생들의 근본 문제를 해결한 후에 이 개선안을 내놓아야 한다. 먼저 유명무실화되어 가고 있는 지방대 학생 할당제를 명확히 해야 할 것이며 지방대 환경 개선에도 앞장서야 한다. 적어도 수능점수 몇 점 차이로 평생 불이익 받는 사람이 있어서는 안된다 는 말이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편입학 개선안은 학생들에게 ‘눈 가리고 아웅 하는’것으로 밖에 여겨지지 못하는 환영받지 못한 난제로 남아 있을  것이다.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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