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을 가르치는 교사
인성을 가르치는 교사
  • 이봄애 기자
  • 승인 2008.09.27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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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속에서 나를 만나다 - 대안학교 교장선생님 오병갑(57세)씨
 

  최근 학교는 점점 ‘여인숙’화 되어 가고 있다. 배움의 산실이어야 할 학교가 학생들이 그저 들렸다가는 장소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세태에 반기라도 들 듯 수도권 지역 대안학교가 속속들이 설립되었다.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대안학교인 헌산중학교의 오병갑 교장선생님을 만나보았다.


귀할수록 강하게

용인이라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거란 예상과는 달리 꽤 오랜 시간이 걸려 학교에 도착했다. 낮은 집 사이를 몇 번 지나면 아담한 하얀색 건물인 헌산 중학교가 보인다. 아파트 숲 속에 파묻힌 학교만을 봐 온 내겐 이 풍경이 낯설고 신기하다. 오병갑 선생님을 처음 봤을 때 약간은 낯설지만 정감 가는 모습이 학교와 닮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인터뷰 중 그는 “학교는 공부하는 곳만이 아닌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재능을 뒷바라지 해 줄 수 있는 곳이어야 합니다”라며 자신의 교육관을 이야기 했다. “요즘 가정은 아이들을 필요 이상으로 귀하게 키우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아이들에겐 직접 어려움을 겪으면서 시야를 넓히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귀할수록 강하게 교육해야 한다는 그는 헌산중학교 학생들이 다녀온 해병대 체험과 국토순례에 대해 이야기 했다.


교육엔 왕도가 없다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교육의 자본화도 심화되어 간다. “요즘 가정은 아이들에게 ‘자본투자’를 하죠. 이런 풍조는 아이들을 무한 경쟁체제로 내몰고 있어요” 그는 교육이 다양한 욕구를 반영한 여러 형태로 존재해야 한다고 여긴다. 교육선진국 독일에선 초등학교 5학년때 대학에 진학할 것인지, 취업을 위한 교육을 받을 것 인지를 결정하고 그에 맞는 다양한 교육을 받는다고 한다. “최근 우리나라에도 여러 형태의 고등학교가 만들어 지고 있어요. 교육엔 왕도가 없다고 생각해요. 모든 욕구를 다 충족시킬 순 없더라도 공부만이 전부가 아닌 학교가 많이 설립되어야 합니다.”


마음 바라보기

헌산중학교에는 ‘마음 바라보기’라는 특별한 수업이 있다. 이 수업에서는 원불교적 생각을 바탕으로, 불쾌한 감정으로 인해 일어난 마음을 멈추는 방법을 배운다. “얼굴이 더러워지면 바로 씻고 하루에도 몇 번씩 거울을 보지만, 마음을 바르게 쓰는 습관은 가지고 있지 않은 것 같아요.” 생활 속에서 일어난 자신의 감정과 마음을 토대로 일기를 쓰며 자신의 마음을 보는 것이 이 교육의 핵심. “아이들은 조금씩 변해갑니다. 마음을 닫은 아이들이 자신을 천천히 보여줄 때 마다 열린 교육의 힘을 느껴요”라고 말하며 밝게 웃는 모습에서 학생들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다.


오 교장은 아이들이 변화 한 모습으로 고교에 진학하는 것을 보며 큰 기쁨을 느낀다. 또한 아이들은 언제나 행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모두가 행복해 지는 학교를 만들어 가는 것은 어떤 한 사람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행복해 지는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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