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리혜교수의 심리특강
김미리혜교수의 심리특강
  • 김미리혜
  • 승인 2003.10.1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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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증

 중간고사가 가까워 오면서 불안과 스트레스 수준이 서서히 올라가는 것을 느낀다. 보통 때는 집에서 나올 때 가방을 두어 번만 확인하지만 오늘은 6번이나 열어야 했다. 오늘 공부할 책이 들었는지, 미완성된 리포트의 디스켓이 그대로 있는지, 남자친구에게 선물 받은 명품 지갑을 누가 훔쳐가지 않았는지.
  학교도서관에 가서는 앉자마자 책상 위를 우선 휴지로 3번 닦은 뒤 오른 쪽에는 필통, 왼쪽에는 영어사전을 놓고 가운데 위에는 공부할 순서대로 책을 나란히, 귀퉁이를 완벽하게 맞추어 쌓아 놓는다.
 필통을 여니 까만색과 곤색 펜만 보인다. 빨간 펜은 가장 중요한 문장에 줄을 긋는데 사용하건만. 친구들에게 물건을 빌려주면 이런 곤란한 일이 내게 생긴다니까. 학생회관 문방구점에 가서 빨간 펜을 사려 했으나 내가 사용하는 상표의 펜이 없고 다른 상표만 있었다. 난 OOO표 펜 아니고는 공부가 안되는데. 학교 밖까지 나가서 기어코 내가 찾던 OOO표 펜을 사서 다시 도서관으로 왔다. 나는 새로 펜을 사면 종이에 5번씩 줄을 그은 뒤 사용하는 버릇이 있다. 그래야지 내 손에 익은 감이 생긴다. 깨끗한 종이를 찾아 줄을 긋기 시작했다.
 이 친구는 이날 시험공부를 얼마나 했을까?
 강박증은 불안장애의 일종이다. 다시 말해 불안이 근저에 깔려 있다는 말이다. 불안해서, 그 불안을 떨쳐 보려고 확인하고, 씻고, 정리정돈하는 것이다. 좀 심하다고 느끼지만 불길한 생각이나 강박적 행동들을 자신이 어찌할 수가 없기 때문에 힘들어 한다. 고질적인 문제라서 치료하기가 쉽지 않고 그렇다고 그냥 있으면 저절로 낫는 경우가 드물다.
 우선 불안수준을 낮추어 주는 여러 대처법(위 학생의 경우 불안해 지면 심호흡하기, ‘백을 열고서 지갑을 자꾸 확인하면 오히려 소매치기의 눈에 띄기 쉬워.’라고 되뇌이기 등)을 자신이 사용해보고 자가치료가 힘들면 전문적 상담을 받을 것을 권한다. 전문적 상담에서는 당사자가 두려워하는 상황을 파악한 뒤 무리하지 않은 범위내에서 직면을 시키게 된다. 가령 지갑을 잃어 버려서 남자친구가 화를 낼까봐 두려운 것이라면 1) 남자친구에게 ‘만약 오빠가 전에 사준 지갑을 내가 잃어 버리면 굉장히 화나겠지?’하고 물어 본다. 2) ‘잃어버리면 같은 걸 또 사면 되지 않을까?’궁리해 본다. 3) 실제로 지갑을 1번만(여러번이 아니라) 확인한 뒤 불안해 하면서 등교해 본다 등.


세균 같은 것이 묻어 감염되지 않을까 걱정한다.
정해진, 완벽한 순서대로 혹은 배열로 물건(옷, 학용품.)을 두어야 직성이 풀린다.
죽음·끔찍한 사건과 관련된 장면이 자꾸 떠오른다.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생각들이 괴롭힌다.
집에 불이 나거나, 홍수나 도둑이 들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한다.
중요한 물건을 잃어버리거나 두고 나오지 않았을까 전전긍긍한다.
충동적으로 사람을 해치게 되지 않을까 걱정한다.
과도하게 씻거나 머리를 빗는다.
자꾸 확인한다. 문을 잠그었는지 등등
시도 때도 없이 수를 센다.
정리 정돈한다.
균형을 맞춘다.
일상사를 정해진 빈도로 반복한다.
끔찍한 사건이나 생각과 관련이 있는 특정 숫자, 색깔, 이름 등을 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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