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가 필요한 당신에게
에너지가 필요한 당신에게
  • 김예슬(사회복지 3)
  • 승인 2008.09.27 23: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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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강하고 찾은 도서관, 시험기간도 아니건만 좌석표에 빨간 불이 참 많이도 켜있다. 나는 우스갯 소리로 세상 무서워 졌다고 말하며 돌아서긴 했지만, 왠지 불안한 발걸음은 감출수가 없었다. 하지만 무언가를 하고 있는 사람이나 아직 그 어떤 것도 시작하지 않은 사람들. 이 둘 모두가 불안해하긴 마찬가지 아닐까. 대학생활의 로망을 외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던 언니들은 해묵은 사진 속 어딘가에서 웃고만 있을 뿐.


끝날 것 같지 않던 여름이 끝나가고 있는 요즘 나의 발걸음을 다시 재촉하는 곳이 있다. 서울시 종로구 동숭동 산 2-10번지에 위치한 낙산공원. 4호선 혜화역에서 카페들이 즐비한 민들레 영토 뒷길을 따라 혜화동 파출소 건물 사이로 쭉 올라가면 가파른 언덕 위에 위치하고 있다. 언덕길이 그리 만만하지 않기 때문에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하이힐은 잠시 접어두셔야 할 듯싶다.


나는 뭔가 풀리지 않는 물음표들이 엉켜 있을 땐 주저 없이 이곳을 찾는다. 주로 밤에 오곤 하는데, 끝내주는 야경과 마른 땀을 식혀주는 밤바람 때문이다. 공원에 있는 계단을 정처 없이 올라가다 보면 등 뒤로 숨 막힐 듯한 서울의 모습이 점점 그 모습을 드러낸다. 그러나 그 절경을 제대로 즐기려면 절대 뒤를 돌아봐선 안 된다. 꾹 참고 올라갔다가 정상에 도착했을 때 뒤를 돌아보길 바란다.


잠시 벤치나 정자에 앉아 야경을 즐기며 한숨 고르고 하늘을 보면, 맑은 날은 운 좋게도 예쁜 별들을 아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그렇게 한참을 앉아 엉킨 생각들을 하나씩 정리해 본 뒤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여기저기 운동하는 사람들이 꽤 많이 눈에 띈다. 이곳은 좋은 산책로이자 운동코스이기 때문에 아침 새벽 이곳을 찾는다면 종종 유명 인사들도 만날 수 있다고 한다. 근처에 산다면 한 번쯤은 새벽에 운동을 하러 와서 오랫동안 흠모해온 그분과 조깅 파트너가 되는 상상을 해봐도 즐거울 것 같다.


성곽 위 총총히 켜진 등불을 지나 동편에 있는 오래된 집 사이를 걷다보면 소소한 일상에 대해, 자신의 삶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도 가질 수 있다. 올라왔던 그 길로 내려가는 것이 가장 안전하지만, 용감하신 분이라면 이정표 없이 발길이 닫는 대로 가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언제는 한번 동대문 운동장에 도착한 적도 있으니 그 행방은 누구도 예측할 수가 없다.


그러나 좀 더 분위기를 즐기고 싶다면 다시 대학로 쪽으로 내려가서 골목 길 지붕이 예쁜 카페에서 두런두런 커피를 마시거나, 잡지에서 오렸던 할인 쿠폰을 찾아 알차게 연극을 한편 보아도 좋을 것이다.
선선한 밤이 찾아오는 요즘, 이런 저런 생각에 마음이 답답하다면 운동화를 챙겨보자. 백 만불짜리 야경과 아름다운 별들 그리고 고즈넉한 옛 건물들이 당신을 반겨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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