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를 무조건 많이 읽을 것을 권한다.
영어를 무조건 많이 읽을 것을 권한다.
  • 김희용(교양영어교수)
  • 승인 2008.11.14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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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 영어교육의 열기를 반영하듯이 각종 교수법과 교재가 범람하고 있다. 필자는 현행 주를 이루는 회화 중심의 교과과정만으로는 효과적인 영어 교육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본다. 따라서 영어 교육의 핵심적인 문제점을 지적하고 한국의 학습자들에게 가장 적합한 학습법을 추천하려고 한다.
언어습득이론에서 제시된 결정적시기가설(Critical Period Hypothesis)에 따르면, 모국어 습득 환경처럼 자연스러운 환경이 주어졌을 경우에 한해서 13세 전후가 외국어 말하기와 듣기교육을 위한 결정적 시기라고 한다. 한국은 전형적인 비영어권국가이기 때문에 영어 교육은 전적으로 교실과 같은 인위적인 환경에서 이루어진다. 13세 보다 훨씬 이른 시기에 영어교육을 시킨다고 해서 태생적인 불리함을 극복할 수 없다.
효과적인 읽기와 쓰기교육을 위한 적절한 연령을 언급하지 않은 위의 가설에 비추어 볼 때 어느 정도의 사고력이 정립되는 13세 이후가 오히려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교재개발 보다는 시험을 위한 문법과 독해 수업에 질린 학생들에게 자신감과 영어 공부의 즐거움을 찾아 주는 일이 급선무이다. 필자는 이 목적에 부합되는 교수법으로서 일본의 대학교에서 읽기와 관련해서 많은 연구를 한 줄리안 반포드(Julian Bamford)교수의 다독(Extensive Reading)을 추천한다.
즐거움과 유익을 얻는 것이 독서의 목적이라는 간단한 진리에 기초하여 반포드 교수는 다독을 위한 10가지 원칙을 제안하고 있다. 필자의 생각에는 한국학생들이 지켜야 할 두 가지 원칙은 ‘사전을 찾지 말고 읽기’와 ‘자신이 영어를 읽고 있다는 것을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쉬운 책읽기’이다. 학습자의 수준에 맞춘 ‘graded reader’라는 읽기 교재는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이 교재들은 이해도 측정이나 어휘 문제를 별도로 포함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이 부담 없이 즐겁게 읽을 수 있다.
수준에 맞는 책을 주 5일 동안 하루에 20분 정도를 할애해서 약 100페이지 분량을 읽을 것을 권한다. 한 학기정도만 꾸준히 읽으면 읽기뿐만 아니라 토익과 토플 점수까지도 향상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를 별개의 영역으로 간주해 온 한국 사람들에게는 믿겨지지 않는 교수법이다.
필자는 말하기와 듣기능력에서 단기간에 가시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한국 학습자들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몇 가지 수정된 다독법을 제안하고자 한다. 무조건 눈으로 독서만 할 것이 아니라 교재 내용을 원어민이 녹음한 오디오 테이프를 듣고, 소리 내서 따라 읽는다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주의할 사항은 오디오 테이프를 들을 때는 듣기만 해야지 눈으로 책을 보면서 듣는다면 듣기 연습이 전혀 되지 않는다. 따라서 한 번은 눈으로만 독서하고, 한 번은 듣기만, 또 다른 한 번은 소리 내서 읽는 것을 한 세트로 하여 하루에 20분 정도 연습한다면 말하기와 듣기능력은 훨씬 빨리 향상될 것이다.
하루에 20분 정도 할애하는 것 자체는 힘든 일이 아니다. 다만 실천하기 어려울 따름이다. 무엇을 혼자 힘으로 배운다는 자체가 어려운 것이다. 스터디그룹을 만들어 강의 없는 시간대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반포드 교수도 지적했듯이 읽기에서 어느 정도 자신감을 회복하고 즐거움을 얻게 되었다면 이 방법에 안주하면 안 된다. 보다 난이도 높은 글을 읽기 위해서는 다른 독서 기술을 터득해야 한다. 즉 영어 어순에 맞춰 읽는 ‘직독직해 독서법’이다. 그러나 우선 지치지 말고 정해진 분량을 성실하게 읽을 것을 간절히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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