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안 만들어 봤음 말을 마세요!
신문, 안 만들어 봤음 말을 마세요!
  • 천소영
  • 승인 2008.11.23 02: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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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이과정을 아시나요?

 

당신에게 신문은 어떤 의미입니까?
덕성여대신문이 창간 44주년을 맞았다. 우리학교 학생들은 신문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알고 있을까? 어떤 학생은 유명 일간지의 기사를 복사해서 새로 편집하는것 아니냐는 말도 한다. 정말 신문은 그렇게 단순하게 만들어지는 걸까? 2주마다 한 번씩 나오는 신문은 어떻게 만들어 질까? 2주에 걸친 신문의 제작과정을 되돌아 봤다. 덕성여대신문에는 학교, 사회의 2주일과 더불어 기자들의 2주일도 담겨있다.

2주를 시작하며
길고도 짧은 2주일은 월요일 6시 기획회의에서부터 시작된다. 1면부터 8면까지 어떤 기사가 들어갈지 정해야하는 중요한 일이다. 어떤 주제를 어떠한 의도로 다룰지는 방학 중에 이루어진 장기편집을 통해 만들어져 있지만 시기와 상황에 따라 적절한 주제를 선정한다.
1면에는 어떤 기사를 넣고 2면에는 어떤 기사를 넣어야 할지 결정한다. 기사의 내용은 학내뿐만 아니라 사회, 문화에 관련된 사건과, 논란이 되고 있는 사건, 학생들이 궁금해 할 것 같은 사건을 중심으로 정해진다.
그렇게 기획회의는 마무리되고 최종적으로 편집장이 다음날 중으로 기사를 배분해서 편집계획서를 작성한다. 편집계획서를 보는 일은 참으로 떨리는 일이다. 어떤 즐겁고 흥미진진한 기사를 맡을까? 라는 설렘도 있지만 무서운(?) 기사를 맡는 건 아닐까라는 걱정도 한다.
이렇게 편집계획서에 적힌 기사들을 중심으로 일주일은 시작된다.

청탁은 전기 같은 것
제일먼저 해야 하는 것은 청탁이다. 청탁은 전기 같은 것이다. 잘 이용하면 유용하고 고맙지만 실수를 한다면 무서운 재난을 야기한다.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부분이나 좀 더 전문적 설명이 필요한 내용 또는 우리가 쓸 수 있는 기사량 이상일 경우에 청탁을 한다. 교수님과 외부 인사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청탁은 대부분 전화로 이뤄지는데 통화하는 몇 분 이내에 청탁자를 설득해야해 어렵기만하다. 흔쾌히 승낙해주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단번에 거절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신다. 청탁이 받아들여져도 원고를 기다리는 일은 청탁전화를 할 때보다 더 떨린다. 신문의 지면을 다른 사람들에게 맡기는 것이기 때문에 청탁한 기사가 메일함에 도착할 때까지 기다리면서 마음 졸이는 것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마감시간까지 들어오지 않는 원고는 정말 지옥을 경험하게 한다. 청탁을 드리는 분이 그 분야에서 유명한 분은 맞지만 우리가 원하는 방향의 글을 주지 않을 때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 기획 중 청탁을 맡긴 원고가 있었는데 마감이 지나서야 원고가 도착했고, 원고는 우리의 의도와는 다른 내용으로 전개되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연락했을 때 청탁자는 개인사정으로 원고를 수정해줄 상황이 아니었다. 결국 차선책으로 가지고 있는 자료를 보내주니 참고하여 수정하라하셨다. 자료는 우리를 경악케 했다. 자료의 양이 무려 A4용지 54장 분량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기사를 써야한다는 부담감이 없어서 청탁을 좋아했던 나에게 청탁의 무서움을 느낄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설렘의 시작
기사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야 한다. 인터뷰 코너를 하기 위해서든 기사내용에 관한 자문을 구하기 위해서든 크고 작은 만남들이 있다. 그러한 만남은 항상 기대, 설렘, 기쁨, 걱정 속에서 이루어진다. 연락처를 알아내고, 전화로 약속을 잡는 일은 쉽지 않다. 특히 이름이 알려진 명사의 경우는 정말 삼고초려의 심정으로 계속 전화하기도 한다. 가끔 인터뷰이와 시간이 잘 맞지 않을 경우에는 피치 못하게 수업에 참여하지 못할 때도 있다. 인터뷰이와 인터뷰어의 관계에서 그 사람의 재능적인 면을 보고 기록해 오는 것도 있지만 인터뷰이와 인터뷰어의 관계 그 이상의 인간과 인간으로써 소통할 때도 많다. 정말 인터뷰를 통해 여러 방면의 사람들에게 그들의 사고, 삶 등을 들을 수 있어서 항상 신기하기만 하다.
이번 신문의 인터뷰 중에서는 청소미화 아주머니들과의 인터뷰가 기억에 남는다. 아주머니의 안타까운 이야기로, 아주머니의 입장에서 기사를 써드리고 싶었지만, 신문이라는 자유로우면서 엄격한 공간에 전부 개인의 생각을 기록할 수는 없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다. 기자가 꿈인 우리 신문사의 한 기자는 현직 기자와 인터뷰 후 그분이 열정적으로 일하는 모습을 보고 더 열심히 노력해서 꼭 그 기자분이 있는 자리에 서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며 자신의 꿈에 한발자국 다가가는 계기가 되었고 말한다.

사건의 전말에 다가가
좁게는 학교 내부에서 멀게는 타 지역에 거처서 우리의 취재는 이루어진다. 물론 대학신문 이다보니 학교내부 취재를 통해 사건의 전말에 대해 듣거나 자료를 받는 경우가 더 많다. 더불어 학내기사에는 우리대학 학생들의 의견을 물어야 할 때가 많은데 학생들이 생각보다 협조 해주지 않아 서운하기도 하다. 기사작성과 신문편집은 신문사가 대신하지만 신문의 내용을 만드는 것은 학생들이라고 생각한다. 신문에는 학우들이 참여할 수 있는 많은 코너가 있다. 코너에 참여하면 소정의 상품도 있으니 많은 참여를 기다린다.

마감의 늪
마감의 늪이라고도 불린다. 마감이라는 것은 헤어 나올 수 없는 곳이다. 마감이란 기자들이 작성한 원고를 제출하여 그 초고를 편집장과 간사님의 검사(빽)를 통해 교정하는 과정이다. 또한 미처 쓰지 못한 기사를 쓰기도 한다. 마감이란 우리에게 정말 무서운 존재다. 잊혀질만하면 소리소문없이 우리 앞에 다가와 있다. 마감때 갑자기 새로운 사건이 터지거나 미처 취재하지 못한 사건을 발견했을 때 신문사에서는 이런 상황을 '대박'이라고 부른다. 마감은 힘들지만 우리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 외부의 공격이 있으면 내부는 더욱 단단하게 뭉치듯이 우리 신문사 식구들은 마감을 한 번씩 거치고 나면 서로간의 거리가 100m씩 가까워진다. 이젠 가까워질 것도 없는데 말이다. 애증의 마감이 아닐 수 없다.

신문은 아름답게 우리는 초췌하게
토요일 아침 서로의 얼굴을 보는 것은 참 재밌고도 슬픈 일이다. 집에 들어가서 겨우 눈만 붙이고 온 기자들, 학교에서 날을 샌 기자들 모두 몰골이 말이 아니다.
10시쯤 되면 또 다시 우리 신문의 편집, 디자인을 해주시는 ‘맥언니’가 온다. 매킨토시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컴퓨터로 편집을 해주셔서 붙여진 애칭이다. 한편에서는 아직 수정이 끝나지 못한 기사를 손보고 다른 한쪽에서는 편집된 신문을 뽑아 어색한 문장은 없는지 오탈자는 없는지 확인 한다. 토요일 신문사는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최종적으로 주간교수님께 확인을 받은 뒤, 우리의 작업은 빠르면 8시쯤에 늦으면12시가 넘어서야 끝이 난다.
기자들의 일요일은 반쪽짜리이다. 하루 이틀 밤을 새는 건 기본인 마감에 지쳐서 눈을 떳을 때 대낮이면 다행이고, 하루 종일 자서 눈을 뜨면 월요일 아침이 되기도 한다. 다음날 등교해서 자신의 일요일을 잃어버렸다고 하소연한다.

아직 끝이 아니다
월요일도 편안하지만은 않다. 힘들게 만들어 놓은 신문을 배포해야 하기 때문이다. 8시 40분까지 학교에 등교해서 정문, 인사대, 대강의동, 차미리사관, 도서관, 학생회관, 자연과학대에 있는 7개의 배포대에 신문을 정리해 놓아야한다. 신문들이 알아서 배포대위에서 가지런히 누워서 우리를 기다려주면 좋으련만 우리가 직접 신문들을 들어 올려놓아야 한다. 묶여진 신문을 가위로 노끈을 뜯고 배포대 위에 가지런히 올려두고 신문이 나왔다고 알리는 공고지를 붙인다. 마지막 공고지를 붙이고 나서야 마음이 놓인다 우리의 2주일이 결실을 맺는 순간이다.
월요일 오후 6시 이번주 신문을 평가하고 반성하는 시간인 평가회의를 거친후 다시 기획회의는 시작된다. 이렇게 다시 우리의 2주일은 월요일 6시에 시작되는 것이다. 다음주 월요일 아침을 위하여. 다음호 신문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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