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미술관] 에두아르 마네의 ‘올랭피아’
[그녀의 미술관] 에두아르 마네의 ‘올랭피아’
  • 박희숙 (미술칼럼니스트)
  • 승인 2009.01.08 1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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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네의<올랭피아>는 신화나 역사를 빌려오지 않고 현실의 여자를 표현해 미술역사상 가장 큰 스캔들을 일으켰던 작품이다. <올랭피아>는 티치아노의 <우르비노의 비너스>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하지만 티치아노가 여성을 여신으로 묘사한 것에 반해 <올랭피아>는 밤의 꽃인 ‘매춘부’를 표현했기 때문에 당시로서는 획기적이었다.


<올랭피아>가 탄생하게 된 배경에는 19세기 파리 사회 전반을 차지했던 ‘매춘’이 있다. 19세기 파리는 공식 매춘부 외에 일반 하류층 여성들까지 매춘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을 하고 있었다. 전형적인 파리지엔인 마네는 매춘부들이 넘쳐흐르는 사회를 사실적으로 보여주고자 했을 뿐 혁명가 기질은 없었다. 하지만 그의 <올랭피아>는 근대 미술의 길을 열어준 혁명적인 작품이 되었다. 그 당시 프랑스 화단에서 벌거벗은 여성을 표현할 수 있는 주제는 신화뿐이었기 때문에 스캔들의 원인이 됐다. 또한 올랭피아는 알렉상드르 뒤마의 소설 ‘춘희’에서 춘희의 연적으로 등장하는 ‘돈만 아는 뻔뻔한 여자’로서 당시 파리 매춘부들의 대명사가 됐다.


올랭피아는 목걸이와 슬리퍼만 신고 쭉 뻗은 다리 아래 음부를 손으로 가리고 있지만 시선만큼은 당당하게 관람객을 바라보고 있다. 화려한 꽃다발을 들고 있는 흑인 하녀와 대조를 이루며 남성의 사랑을 원하는 여성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이 작품에서 올랭피아의 목걸이는 당시 매춘부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것이었으며 머리를 장식하고 있는 난초는 사치와 여성의 성욕을 상징하는 꽃이다.


작품 오른쪽 구석에 있는 검은 고양이는 발기된 남성을 상징하고 있는데 이 고양이는 1865년 살롱전에 출품하기 전에 덧 그려진 것으로 이 고양이는 마네의 추문의 상징이 된다. <올랭피아>가 전시되던 당시 그림을 비웃고 비난하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와 주먹을 휘두르고 지팡이로 후려치는 소동이 있어서 그림 앞에 3명의 호위를 내세워야만 했다고 한다. 


에두아르 마네(1832~1883)의 <올랭피아>의 원제는 <고양이와 함께 한 비너스>였으나 시인 아스트뤽의 권유로 바꾸었다. 공식 화단에서 성공하고 싶어 했던 마네는, 스캔들을 불식시키고자 자신의 동거녀이자 <올랭피아>의 모델인 빅토린 뫼랑을 다른 작품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시켰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올랭피아>는 20년 동안 마네를 원치 않는 고통 속에 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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