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획] 총장, 눈과 귀와 머리가 열린 사람
[특집기획] 총장, 눈과 귀와 머리가 열린 사람
  • 김민지 기자
  • 승인 2009.01.08 15: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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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 길어야 한 달이다. 한 달이 지나면 우리대학도 새로운 총장이 선출돼 새 주인을 맞이하게 된다. 음두헌(컴퓨터공학) 교수를 위원장으로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가 꾸려졌으며 지난 5일 총장입후보자 등록이 마감됨에 따라 오늘은 홈페이지에 총장입후보자들의 홍보자료가 등재될 예정이다. 각 총장입후보자의 소견발표가 마무리되면 선거진행요원이 선정되고 12일 투표를 통해 일단 학내 구성원이 추천하는 3인의 총장후보의 명단이 이사회로 전달된다.


중요한 시점이다. 대학정보공시제의 시행과 함께 누구나 교원 확보율, 신입생 충원율, 취업율, 재정 현황 등을 인터넷에서 볼 수 있다. 학생과 학부모를 포함해 기업들 역시 이 대학정보공시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뚜렷하게 눈에 보이는 평가 앞에 우리대학은 서울 내 여타의 대학을 제외한 상황에서라도 7개 여대와의 경쟁 및 서열화를 피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 4년간 우리대학의 미래를 지고 갈 새로운 총장의 정책방향에 대한 진지한 고민 또한 모두에게 중차대한 문제라고 생각된다.


이에 우리대학의 차기총장이 갖추어야 할, 꼭 해야 할 일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내일을 위한 마스터플랜

 

대학의 마스터플랜은 대학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지표이다. 현재 우리대학의 경우 마스터플랜이 두 가지로 한 가지는 준비과정에 있는 ‘Vision 2020’, 또 다른 하나는 ‘New UV 2010(이하 2010)’이다. 지면상의 문제로 지난 본지 551호 창간특집 지면에는 들어가지 못했지만 특집인터뷰 중 지은희 총장은 “2010은 대학평가 기간에 맞춰 제출하기 위해 급하게 만들어진 플랜이다 보니 구성원의 의견 수렴 시간도 적었다. 아주 큰 틀만 가져왔을 뿐 정책에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평가하기가 힘들다”고 2010에 대해 평했다. 그렇다면 우리대학은 아직 나오지도 않은 2020은 논할 것도 없음이 분명하거니와, 2008학년도까지 의미 없는 마스터플랜을 통해 대학 발전을 추진한 것일까.


이번 학기는 연말에 가까워 유독 많은 논의들이 진행되었는데 그 논의 중에 연구동 신축, 기숙사 신축, 종로캠퍼스 리모델링, 도서관 리모델링 등이 포함돼 있었다. 물론 이 내용은 대학 마스터플랜의 건물 신축 부분에 속해있는 내용이다. 하지만 경인 지역 학생들을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 신축과 도서관 리모델링을 제외하고는, 구성원들의 의견 합의 불충분을 사유로 계획이 중도에 멈춰서기도 했다. 이에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대학이 구체적이고 정확한 플랜을 가지고 구성원들의 의견을 물어야 하는데, 전반적인 틀이 굳건하지 않다보니 추진력이 떨어져 더 이상의 계획 추진이 힘든 것 같다”고 주장했다.


적어도 현재를 급급하게 매우기 위한 단기 플랜, 계획이 아닌 내일을 위한 구체적이고 장기적인 학교차원의 마스터플랜이 필요하다.

 

원활한 소통이 필요해

 

문소영(사학 3)총학생회장은 지난 총학생회 후보자 인터뷰에서 “(대학본부도) 중요사안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것이 아닌, 함께 의논하고 귀를 열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한 학기 동안 본지 기자들이 대학관련 취재를 하며 학내구성원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 중 하나는 '모르는데요'나 '저희가 맡고 있는 것이 아니라서요'였다.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르는 일이 너무나 많다. 그렇다고 해서 구성원들에게 모두 설명하는 '과잉 친절'이 필요한 게 아니다. 적어도 학생들과 대학이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살아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고숙희 이사장의 인터뷰에서 이사장은 "메일 주소를 공개해 학생들의 의견을 받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물론 여전히 학내 홈페이지 어디에서도 공개된 메일주소를 확인하지 못했지만 이는 차기총장 또한 고려해 볼만한 중요한 이야기이다. 우리대학이 스킨십 교육의 일환으로 강조하는 1:1 멘토링은 취업을 원하는 학생들과 졸업생간의 관계 뿐 아니라 대학과 학우들 간에도 필요하다.


매번 뒷북치듯 학생들은 대학본부의 뒤를 따라가기 바쁘다. 그렇다보니 때 늦은 질문은 반영되기가 힘들고 그만큼 학교에 대한 불만은 높아진다. 우리 대학 같은 소규모 대학은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 합치가 굉장히 중요하다. 분열이나 분산이 된다면 그 만큼의 에너지를 내기 힘들기 때문이다.

 

튼실한 재정을 위하여

 

기획처장 박우창(컴퓨터공학) 교수는 기획처장으로서 차기총장에게 요구하는 부분으로 ‘대학의 재정확보’를 꼽았다. 박처장은 “우리대학은 현재 학생 등록금의 100% 이상을 대학 운영비에 사용하고 있다” 며 “신임 총장은 재정확보를 위해 여러 집단과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총장은 지난 551호 특집인터뷰 중 등록금 관련 문제의 답변을 통해 ‘적립기금은 오히려 학생들의 부담을 덜기 위한 부분이다. 건물 신축, 리모델링 하는 비용을 타 대학의 경우 학생 부담으로 많이 돌아가지만 우리대학은 적립금과 이자금을 사용한다. 좋은 조건 아닌가’라는 이야기를 했다. 실제로 우리대학이 발전을 위한 재원의 대부분을 법인 전입금과 대학 적립금과 적립금 이자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학의 적립금은 학교에 생길 혹시 모를 일들에 대비하여 준비해 놓은 ‘비상금’이나 마찬가지인 돈이다. 따라서 대학 발전비용을 ‘학생들의 등록금에 끼워 받지 않는다’는 명목 하에 무조건 사용하는 것 또한 옳은 일은 아니다. 등록금, 재정 관련 취재를 다니다보면 ‘우리대학은 돈이 새로 나올 곳이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된다. 이 이야기를 돌려 들으면 수익사업을 통한 수입, 발전기금과 같은 비정기적인 수익을 제외하고는 ‘매 학기 들어오는 등록금’과 ‘현재 구성되어 있는 적립금’ 만이 학교가 자유로 운영할 수 있는 본 수입이라는 말도 된다.


대학은 법인을 설득하여 더 많은 전입금을 확보하고, 동문 및 지역사회를 통해 발전 기금을 모아야 한다. 또한 수익 부지를 이용하여 수익사업에도 손을 놓아서는 안 된다. 하지만 이렇게 받는 발전 기금은 그 이유가 학교를 위함이 명확해야 한다.

 

총장, 냉정과 열정사이


지난 몇 개월간의 대학 취재를 통해 들은 다양한 내용 중 현재 우리대학의 앞에 놓인 몇 가지 문제들을 들어 이야기해보았다. 총장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우리대학의 구성원을 아끼고, 학교의 비전과 발전을 위해 달릴 수 있는 열정이 첫째요. 그 열정을 실현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스스로와 대학본부, 그리고 구성원을 다그치는 냉정한 이성이 뒷받침 돼야 할 것이다.


내년부터 우리대학과 함께할 새로운 총장은 우리대학의 미래보다는 하나의 업적을 이루기 바쁜 사람도 아니오, 구성원 모두를 ‘모르쇠’로 만드는 소통에 등 돌린 사람도 아닌 눈과 귀와 머리가 열린 사람이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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