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주민센터 가세요? 동사무소 가세요?
여러분은 주민센터 가세요? 동사무소 가세요?
  • 박연경 기자
  • 승인 2009.07.06 13: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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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가던 동사무소에 다른 이름이 걸려 있다. 어딘지 모르게 낯선 그 이름은 바로 ‘주민센터’. ‘동사무소’의 명칭이 ‘주민센터’로 바뀐지 6개월이나 지났지만 대부분의 주민은 아직도 ‘동사무소’라고 부른다. 외국어 남용이 큰 문제로 제기되어 온지 오래인데, 주민들이 쉽게 접하는 공공기관조차 외국어로 바뀌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한글의 아름다움과 올바른 사용은 어디부터,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 것일까. 한글문화연대에게 그 이야기를 들어본다.

▲ 한글문화연대에서 하는 일을 간략하게 소개해 달라.
  한글문화연대의 활동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우리말 훼손을 감시하는 활동’이다. 주로 공공기관, 언론 등을 대상으로 우리말을 잘못 사용하고 있거나 불필요하게 외국어를 남용하는 것을 지적하고 고쳐나가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공공기관이나 언론의 경우 그 파급 효과가 매우 크기 때문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일종의 계몽 운동과도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두 번째로 ‘한글문화를 새롭게 만드는 일’을 한다. 많은 사람들이 한글에 이미 매우 익숙해 그 아름다움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 예로 한글문화연대에서는 한글의 아름다움을 살려 ‘한글무늬’ 디자인을 만들었다. 한글무늬를 넣어 만든 ‘한글옷’은 한글날 즈음 결혼 이주민, 일본·연해주·연변 등지의 교포들, 일반 시민들에게 나눠주었다. 문화 산업의 소재로 한글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너무 익숙해서 그냥 쉽게 지나쳐 버리는 한글의 아름다움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
  세 번째로 ‘교육·학술 활동’을 하고 있다. 우리말과 글을 올바르게 사용하고, 가르치는 다양한 교육·학술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방학 기간이 되면 현직 초·중·고등학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맞춤법 교실을 운영한다. 그 외에도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학술 토론회를 열기도 한다.
▲ 신조어, 줄임말 등 한글파괴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데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말을 줄이거나 일부 글자를 따서 신조어를 만들어 내는 것 자체가 나쁜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말을 새롭게 만들어 내는 용기가 의미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인터넷 상에서 많이 사용되는 신조어들을 살펴보니 매우 참신하고 독특한 것들이 많더라. 지나치게 사용되는 범위가 넓어 혼란스럽긴 하지만, 쓸데없이 영어를 남용하는 것보다 훨씬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중 참신하고 사용하기 좋은 말들은 젊은 세대에 국한되기보다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사용되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런 말들이 잠시 떠돌다 사라져가는 유행어에 그치거나, 점차 속어로 변질되는 것이 매우 안타깝다. 우리는 과거의 고지식한 언어습관에 지나치게 얽매여 있다. 신조어 중 걸러낼 것은 걸러내고 좋은 것은 유지해 나갈 수 있는 조금 더 융통성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 현 대학생들이 한글의 중요성을 알 수 있는 활동에는 어떤 것이 있나.
  현대인들은 모두 자기 일이 바빠 시민운동에 참여하기 어렵다. 우리들도 다같이 오프라인 모임을 가지기는 쉽지 않으니까…. 대학생들이 주변 사람들로 하여금 우리말과 글을 제대로 사용하도록 감시활동을 하는 것에 동참해 주었으면 좋겠다. 한글문화연대 누리집(홈페이지)을 통해 우리말과 글을 잘못 사용하고 있는 사례를 사진으로 올려주면 한글문화연대에도 좋은 정보제공이 될 수 있다. 또한 대학생들도 누리집에 있는 다양한 자료들을 통해 올바르게 우리말을 사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 한글의 올바른 사용에 대해 젊은 세대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한글파괴를 하더라도 다시 복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좀 더 자세하게 말하자면, 우리말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잘 못 쓴 부분을 대해 고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말에 대해 잘 알지 못한 채 잘못된 말을 사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따라서 국어에 대한 지식을 더 많이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아이들에게 우리말의 소중함에 대해 알려주기보다 오히려 외국어만을 강조하고 있는 철없는 어른들의 모습부터 반성해야 한다. 외국어에 대한 지나친 강조는 자제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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