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출산
원정출산
  • 이은영
  • 승인 2003.11.08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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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출산은 치졸한 기회주의 일 뿐이다.
 원정출산이 우리 사회의 핫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제 부유층의 비뚤어진 행태 정도로만 여겨져 왔던 원정출산이 사회전반으로 확대되는 추세이다. 지난해 원정출산을 감행한 산모 수는 5000여명으로 추산되며, 올해는 더욱 증가해서 지난 8월까지 7000여명이 원정출산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 
 원정출산이 왜 이런 호응을 받고 있는 것일까? 미국과 캐나다와 같은 속지주의 국가에서는 그 나라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국적취득이 된다. 원정출산의 비용은 항공료, 숙박비, 의료비등을 모두 합해서 대략 60일 기준으로 2천∼3천만원이 든다. 상당한 돈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산모들은 미국국적을 취득하면 고등학교까지 무료로 교육을 받을 수 있고, 대학 대 학비나 생활비등을 대출 받기 쉬워 오히려 이익이 되는 일이라고 여긴다. 또 자녀가 자라 부모를 초청하는 형식으로 이민을 가면 영주권을 받기도 용이해 앞다투어 원정출산의 대열에 합류하는 것이다.
 내 아이는 좋은 교육환경에서 키우고 싶은 부모의 마음이 이해가 가기도 한다. 모두들 느끼는 우리나라 교육현실에서 벗어나 좀 더 자유로운 환경과 합리적인 교육방법을 택한다는 것도 알 수 있다. 개인이 자신이 원하는 국적을 선택한다는 자체가 합리적이라고 생각할지 모르나 원정출산을 위해 지출되는 돈은 우리나라에서 번 돈이다. 이것은 상당한 외화 낭비이며 국가라는 자신을 키워 준 부모를 배신하는 행위가 아닐까? 그리고 자칫 위화감 조성을 문제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킬 수 있다.
 원정출산으로 나타날 수 있는 또 하나의 문제점은 요즘 가장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병역기피 의혹이다. 원정출산으로 이중국적을 취득한 뒤 만 18세가 되어 우리나라를 택하지 않으면 당연히 우리나라 국민이 아니므로 병역의 의무가 부여되지 않는다. 이는 속된 말로 ‘돈 없고 빽 없는 사람만 군대에 간다.’는 말이 된다. 최근에는 미국으로 원정출산을 다녀온 산모들이 미 관계당국에 적발, 구금되었다가 풀려난 사건도 있었다. 이 과정에서 미국언론이 이것을 기사화 했고 우리나라는 큰 망신을 당했다.
하지만 이처럼 망국적 원정출산이 극성을 부리며 사회적 위화감 조성과 국가체면에 큰 손상을 일으킴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대책 수립 없이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사태의 재연을 막기 위해서는 원정출산 의혹이 있는 임산부의 출국에 대한 강력한 심사가 있어야 하며, 원정출산자들의 명단을 공개하는 등의 강력한 대처가 필요하다.
 요즘 흔히들 개인주의가 필요한 사회라고 한다. 하지만 이처럼 나와 내 자식의 안위만을 위한 원정출산은 치졸한 기회주의 일 뿐이다.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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