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학의 깊이와 다양성
종교학의 깊이와 다양성
  • 박종구(서강대 종교학과) 교수
  • 승인 2009.07.06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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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교는 왜 존재하는 것일까? 인간의 정신적 요청일까? 종교는 어떻게 발생한 것일까?

 이와 같은 질문을 염두에 두고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우리는 숱한 종교현상을 만나게 된다. 종교학은 역사 내의 모든 종교현상을 심층적으로 다루는 학문영역이다. 구체적으로 한국역사 속의 유교와 도교와 불교뿐만 아니라, 불교가 태어난 힌두교, 그리스도교(가톨릭, 개신교, 정교회), 그리스도교의 뿌리인 유대교, 오랜 인류역사를 지닌 샤머니즘, 오늘날 서구문명과 갈등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슬람 등을 연구한다.

 학문으로써 종교를 다루기 시작한 종교학(science of religion)은 근대의 서구에서 시작됐지만(막스 뮬러Max Mueller, 종교학개론, 1873), 우리 시대의 종교학은 세기적 필요성을 동반하고 있다. 종교간 대화와 평화가 이 시대의 세계 평화를 구축하는 길이라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있는 까닭이다(한스 큉Hans Kueng, 그리스도교, 분도, 2002).

 종교학은 오늘 한국인인 우리에게 무슨 의미를 주는가? 먼저 이해해야 할 것은 우리 시대의 변화다. 지난 세기에 이룩한 교통수단의 발달은 세계를 지구촌으로 변화시켰고 종교들은 세계종교현상이라는 거대한 정신체계 안으로 편입되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한국인의 고유 정신세계에서 빼뜨릴 수 없는 종교현상은 샤머니즘이다. 세계 도처에 존재하는 샤머니즘은 한 민족의 긴 역사 안에 융화되며 민족과 국가의 애환을 함께 살아왔다. 더구나 샤머니즘은 우리 민족뿐만 아니라, 모든 민족들에게서 발견되는 역사적 종교현상이다.

 전통종교로 여겨지는 불교는 조선조의 유교와 경쟁에서 밀려 사회의 주류적 위치를 빼앗긴 것처럼 보였다. 유교의 정치적 논리가 앞섰던 조선조에서 불행한 박해로 불교는 아직도 산중불교의 인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힌두교 문화권에서 시작되어 중국에서 중국화하고, 한반도에서 한국화 과정을 거친 불교이지만 정치윤리로 정신세계를 형성했던 유교와 더불어 한국민의 의식을 고양시키는 중요한 종교이다.

 조선조의 18세기와 19세기는 이 땅의 백성에게 불안을 안겨주던 세기다. 이 시절 서구의 종교로 여겨지던 그리스도교가 불교와 유교를 만났다. 그리스도교는 사실 유대교를 모태로 하지만 태동 이후에 바로 분리되어 긴 세월 서구의 정신세계를 지배했다. 18세기 중국을 통해 전래된 유럽의 가톨릭은 조선조의 유학자들에게 매력적인 사상이었으나 유학의 논리와 정치에 밀려 뿌리를 내리는데 힘겨운 세월을 보냈다. 반면 한국의 개신교는 가톨릭의 상황과 달리 교육과 사회사업을 기반으로 한국사회에 뿌리를 내렸다. 겉으로 보면, 불교와 그리스도교(가톨릭과 개신교)는 독립적 정신세계를 보여주는 듯하다. 그러나 선재하는 정신세계는 다음에 도달한 정신세계와 경쟁하거나 갈등하며 수용하는 과정을 거친다. 말하자면 두 개의 세계가 차이를 나타내 외면적으로 전혀 다르다는 인상을 주지만 정신의 상층구조와 하층구조를 형성하는 것이다.

 앞에서 짧게 소개한 여러 종교들에 대한 훌륭한 입문서는 헤아릴 수도 없을 정도여서 굳이 소개하지는 않겠다. 오히려 유교, 도교, 그리스도교, 이슬람, 힌두교 등의 경전들을 직접 읽어보도록 권하고 싶다. 끝으로 더 강조하고 싶은 사실은, 종교학이란 인류의 정신세계에 대한 뿌리와 인간본연의 모습에 대한 질문을 가질 때 투신할 수 있는 학문의 세계란 점이다.

 이런 관점에서 내 생애를 돌아보고 길을 찾은 이야기로, 예수의 ‘죽음’과 ‘인간의 갈등’을 주제로 쓴 <어찌하여 나를(성서와 함께, 2004)>과 창세 1-11장을 통해 나타나는 인류의 운명을 성찰해 본 <사람아 너 어디 있느냐(서강대출판부, 2007)>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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