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 약도 달게 쓰이도록
쓴 약도 달게 쓰이도록
  • 박진아, 이민정 기자
  • 승인 2009.07.06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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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세브란스 병원약사 고종희(약학96)동문

약을 복용하는 도중 커피를 마시면 어떻게 될까? 커피 속 카페인은 대뇌를 자극하여 졸음을 쫓는 각성효과가 있지만 심장 박동과 이뇨작용을 증가시키기도 한다. 그래서 카페인이 들어 있는 약과 커피를 함께 먹게 되면 카페인 과다복용으로 인해 갑자기 가슴이 마구 뛰고 다리에 힘이 없는 증상이 일어날 수도 있어 위험하다. 이렇게 약을 복용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주의 할 점이 많다. 병원약사 고종희 동문은 암환자들에게 약을 처방하는 일을 하며 이런 부작용이 일어나지 않게, 그리고 환자들의 병세호전을 위해 항상 노력하는 사람이었다.

△ 항암제 조제실이 학생들에게 좀 생소한데요. 하시는 일을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병원약사들의 다양한 업무종류 중 제가 근무하는 부서는 특수조제파트고요, 그 안에 항암제조제실업무와 TPN이라고 부르는 고영양수액제 조제업무가 있습니다. 저는 파트의 전반적인 업무를 통괄하는 책임약사로 ‘소아청소년과’의 혈액 종양파트에서 전담약사 역할을 병행하고 있답니다.
항암제가 일으킬 수 있는 부작용과 대상환자(암환자)의 질병 성격을 고려할 때, 작은 실수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일으킬 수도 있어 많은 주의가 요구되지요. 그래서 항암제처방이 적절하게 이루어졌는지 평가하는 스크리닝을 가장 비중있게 하고 있답니다. 병원 내 후배약사, 의사와 간호사들을 잘 교육시키고 평가해 미흡한 부분들을 바로잡아주고 새로운 지식으로 무장 시키는 것도 중요한 업무입니다.
‘소아청소년과’ 혈액종양파트에서는 교수 및 전공의들과 환자들의 현재 상태 및 항암약물치료계획을 논의하는 매일 오전 회진으로 하루 일과가 시작됩니다. 항암제처방의 적절성평가 뿐만 아니라 다양한 항암제들의 중요한 의학적 정보 제공, 학회참석을 통한 자료발표, 환자 및 보호자들과의 복약상담 등도 주요업무입니다.

△ 약대를 나와 이 길을 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학교를 졸업한 후 제약회사에 근무하다 다른 모습으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에 선택한 분야가 병원약사였답니다. 벌써 이 일을 한지도 7년이 흘렀네요. 병원 약무국에서 여러 파트의 업무를 해보면서 암환자를 치료하는 항암제 즉 종양약학분야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조금 더 깊이 있게 일을 할 기회들이 생기며 지금의 업무를 맡게 됐어요. 주변의 여러 분들의 배려와 격려덕분에 2005년 근무하는 병원 최초로 미국 종양전문약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행운도 가질 수 있었고요.

△ 이 일을 하면서 어떤 점에 보람을 느끼나요?
공부하고 찾아보며 습득한 새로운 지식들을 의료진이나 환자에게 제공하여 항암제가 환자에게 적절하게 사용되는 결과를 보게 될 때 전문약사로서 많은 자부심과 보람을 느낍니다. 또한 후배약사들의 ‘롤모델’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어깨가 무겁지만 그 동안의 고생들에 감사하게 되지요.

△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업무상 긴장을 많이 하게되고, 다양한 사람들과 접촉하게 되다보니 스트레스가 많은 건 사실이예요. 각자 처한 위치에서 저에게 기대하는 것들이 다르다보니 가끔씩은 슈퍼우먼이 되고 싶은 간절한 바람이 생기기도 하고요. 항암제나 암치료 분야가 새로운 정보와 신약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그 모든 것들을 충분히 습득하고 제공해야 한다는 스트레스가 업무의 근본적인 어려움이자 짜릿한 성취감인 것같습니다.

△ 학창 시절은 어떻게 보내셨나요?
저는 참 재미없는 학생이었어요. 수많은 퀴즈와 시험들 속에 파묻혀서 학창 시절을 보냈지요. 3학년 여름방학이 끝나갈 무렵 전혀 다른 생활들을 경험해보고 싶어 휴학을 고민하기도 했지만 친구들의 꼬임으로 실행하지 못한 것이 조그만 아쉬움으로 남네요. ‘agape’라는 동아리 활동은 좋은 친구들과 학교 안에서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체험을 하게 해주어 기억에 많이 남아요.

△ 자신의 비전과 미래를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어떤 기준으로 꿈을 정하는 게 좋을지 선배로서 조언해주세요.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 가장 행복하다”라는 말이 있죠. 좋아하는 일이라도 그 일이 생활이 되고, 생업이 되면 그 좋아하는 마음만이 가득하기는 어려워요. 하지만 가능한 학창시절에 다양한 직, 간접적인 경험을 많이 해보는 것이 “좋아하는 일”로 자신의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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