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 홍수시대, 그 이유는?
영화제 홍수시대, 그 이유는?
  • 장지원 기자
  • 승인 2009.09.12 15: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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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영화제 포스터
 


 가히 ‘홍수’라 말할 수 있겠다. 지난 장마철에 내린 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국내에 열린 영화제를 말하는 것이다. 심지어 8월 말부터 11월까지는 <충무로 국제 영화제>와 <부산 국제 영화제>를 포함하여 약 13개의 영화제가 열린다. 전주 국제 영화제, 부산 국제 영화제, 충무로 국제 영화제 등 지역 이름을 대는 영화제도 많다보니 아무 지역 이름을 갖다 붙여도 이름이 낯설지가 않다. 이렇게 우후죽순처럼 영화제가 열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제 영화제란 무엇일까?
 국제 영화제는 단순히 전 세계 사람들이 모두 참여를 할 수 있다고 하여 부르는 것은 아니다. 연맹으로부터 국제 영화제로의 승인을 받아내야 하는데 이 승인을 허락해주는 연맹이 바로 ‘국제 영화 제작자 연맹(FIAPF)’ 이다. 국제 영화제로의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FIAPF가 제시하는 여러 기준에 부합해야 하는데, 국내에서는 1999년에 부산 국제 영화제가 처음으로 승인을 얻었다. 그 때문에 부산 국제 영화제가 국내 영화제 붐의 시초라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현재 영화진흥위원회에 등록되어 있는 영화제는 40여 개. 여기에 각종 단편 영화제나 대학생 영화제, 지역 영화제 등을 합하면 국내에서 시행되는 크고 작은 국내 영화제는 셀 수 없을 정도이다.

영화제 붐,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사회가 발달함에 따라 사람들의 소비 형태는 의식주가 아닌 여가 생활이 우선시 되었다. 그래서 여가를 즐기기 위한 문화생활들이 상품화 되고, 산업화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영화는 영상 시대라는 시대적 배경을 안고 그 상품 가치가 높아졌다. 따라서 영화제는 상품화된 영화를 홍보, 판매하기 위한 이벤트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국내 영화제는 영화 산업 시장 발전과 영화제에 참여하는 국민들의 문화 수준을 향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게다가 앞서 말한 FIAPF의 승인을 얻은 국제 영화제가 국내에서 시행되면 견본시(필름마켓)를 통해 영화 시장을 세계로 넓힐 수 있고, 이 수익금을 새로운 창작활동에 지원함으로써 자유로운 예술 문화를 뒷받침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무분별한 영화제, 콘셉트가 필요하다
 이러한 영화제가 주는 이득은 크게 세 가지다. 영화 산업시장 확대, 영화 산업 지원을 통한 영상 예술 발전, 그리고 국민들의 문화 수준 향상. 그렇다면 영화제가 많이 생겨나는 것을 환영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영화제 유치를 위한 국비 마련도 어렵지만 그 결과도 천차만별이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권경우 문화평론가는 “부산 국제 영화제 성공 이후 한국 영화 시장 상태는 살피지 않고 지자제에서 경쟁적으로 이벤트성 영화제를 유치하게 시작한 것이 문제”라며 “적절한 규모에 맞지 않게 부산의 성공 케이스만 보고 따라해 특색이 없는 것이 아쉽다” 고 지적했다.
 특색 없이 지역 경쟁에 뛰어들었다 실패한 케이스가 바로 <제주영화제>. 제주영화제는 2000년부터 제주트명영화제로 시작해 2005년부터는 제주영화제라는 이름으로 바꾸어 지역 영화제로서의 명목을 이어 왔으나 그 결과는 참담했다고. 제주도가 섬이라는 지역특성 때문에 관광객의 접근성이 어려웠다는 점도 있었겠지만 더욱 큰 문제는 부산영화제나 전주영화제와 별 다른 특성이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행정적, 재정적 지원보다는 영화제 기획에서부터 확실한 색깔을 정해 상영 영화 작품의 질을 높여 영화제의 위상을 높이고 대중과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핑크 영화제(성인 여성 전용 영화제)>나 <제천국제음악영화제> 등 콘셉트를 지닌 영화제가 기대해 볼만 하다. 제 빛깔을 찾는 것이 홍수처럼 불어난 영화제 속에서 생존할 수 있는 장수 비결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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