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과제 전환, 아직은 의견 수렴 및 파악 단계
학과제 전환, 아직은 의견 수렴 및 파악 단계
  • 박연경 기자
  • 승인 2009.09.16 13: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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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가에 새로운 변화의 물결이 시작되고 있다. 거대한 해일만큼은 아니지만, 잔잔하게 시작된 변화의 물결은 대학가에 큰 파란을 예고한다. 요즘 많은 대학들이 진행 중인 ‘학과제’ 운영이 그것. ‘학과제’ 운영을 두고 많은 대학들이 변화를 시작하는 가운데, 우리대학은 어떻게 발맞춰 나아가고 있는지 살펴보자.

고등교육법 개정, 그 이후의 파장
  최근 일부 대학들은 이미 오랜 기간 유지해왔던 학부제를 폐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여기서 가장 핵심적인 변화는 학부 또는 계열별로 신입생을 모집하던 것을 단과대학 내 각 학과 별로 신입생을 모집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4월,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에서는 당시 시행하고 있던 학부제 관련 규정을 없애고 대학 자율로 신입생을 뽑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밝힌바 있다. 학부제는 지난 94년 교육개혁안 이전에, 고등교육법이 제정됐을 당시부터 존재해 왔던 것으로, 대략 18년여 만에 폐지된 것이다. 한국대학연구소에 따르면, 교과부의 발표 이후 많은 대학들은 학과제로의 전환을 위한 논의와 검토를 거쳤고, 그 결과 이렇게 학과제 전환으로의 붐이 시작된 것이다. 따라서 이것이 많은 대학들이 기존의 학부제를 폐지하고 학과제로의 전환을 하게 된 도화선이 되었다고 판단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는 결론이다.

▲ 학과제 전환을 시도하고 있는 건국대(좌, 새천년관)와 연세대(우, 본관)

서서히 움직이는 대학가
  이 시점에서, 우리대학도 예외일 수는 없다. 지난학기 지은희 총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대학 내 학과제 전환 논의 진행 여부에 대해 ‘학부제와 학과제의 장점과 단점을 고루 살펴보고 난 뒤, 우리대학에 더욱 적합한 방안을 선택하려고 한다’라고 답한바 있다. 하지만 이미 시작된 2010학년도 신입생 모집부터 ‘학과제’를 적용시키고 있는 타 대학과는 달리, 우리대학의 경우 아직은 명확한 결정을 내린 단계는 아니다.
  그렇다면 현재 학부제를 폐지하고 학과제로의 전환을 실시하고 있는 대학은 어느 곳일까? 연세대학교의 경우 지난 3월 학부제 모집방식을 폐지하는 대신, 5개 주요 단과대의 전형방식을 학과제 모집으로 변경했다. 연세대 교무처는 “그 간의 과정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각 단과대학의 교수 의견을 취합한 후 교무위원회에서 승인을 하고 학칙을 개정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비인기 학과 모집인원 감소 우려 등에 대처하기 위한 대안을 학사지원처에서 따로 준비해둔 상태”라며 “단순히 신입생 모집제도만 바뀐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교육과정 개편도 함께 진행하고 있는 것”라고 덧붙였다. 이 외에 서울대에서도 학과별 모집을 하게 해달라는 단과대학들의 건의를 토대로 논의를 시작했으며, 건국대 역시 2010학년도부터 일부 단과대학의 학과별 모집 방식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은 의견수렴단계, 충분한 검토과정 필요
  우리대학은 현재 경상학부, 사회과학부, 자연과학부 등 3개가 학부단위로 신입생을 모집하고 있다. 컴퓨터 공학부의 경우, 2010학년도 신입생 모집부터 학과제로 변환하여 신입생을 모집한다. 이 외에는 아직 다른 어떤 논의도 진행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섣불리 학과제 전환에 대한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교무처에서는 “현재 정보공학대학만이 해당 단과대의 결정에 따라 정보미디어대학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오는 2010학년도부터 기존의 학부모집에서 두 개의 학과(컴퓨터학과, 디지털미디어학과)로 각각 모집하는 방식으로 변경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 외 ‘타 학부의 학과제 전환에 대한 사항은 학부 및 해당 전공들의 여러 가지 제반 사항이 맞물려 있으므로, 충분한 검토가 이루어진 이후에야 결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우리대학은 학부와 전공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단계에 있다. 따라서 아직은 학과제 실시계획, 학과제로의 전환이 우리대학 전반에 미칠 영향 등을 명확히 판단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다만 논의를 위한 준비과정에 있을 뿐이다.

▲학과제 전환에 대해 아직은 의견수렴 및 파악 단계에 있는 우리대학

두 가지 갈림길에 서서
  현 시점에서 학부제와 학과제의 기로에 놓인 대학들은 저마다 어떤 체제를 채택하는 것이 대학운영 및 우수 인재 발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논의로 열을 올리고 있다. 기존의 학부제를 고수하는 것과 학과제로의 전환은 모두 장단점을 가지고 있는 터, 대학에서는 대학 상황에 맞춰, 보다 이득이 될 수 있는 체제를 선택해야하기 때문이다. 특히 학과제 전환에 대해 아직도 나아갈 길이 많이 남은 우리대학의 경우, 이에 대한 신중한 고민이 필요하다. 학과제 및 학부제가 가지는 장단점은 물론,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과 우리대학이 처해 있는 대내외적인 상황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우리대학의 앞으로의 행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동안 대학가에서는 ▲학생회 및 선후배 관계의 부재 ▲전공교육 부실 ▲학과 배정시 특정학과 쏠림현상 ▲전공 선택의 비효율성 등 학부제의 폐해가 지적되어 왔다. 물론 ▲전공 선택의 다양화 ▲학과 간 경쟁을 통한 상호발전 도모 ▲정부지원금 확보 등 학부제가 가지는 장점도 함께 고려해야 할 대상이다.
반대로 학과제를 시행할 경우, 가장 대표적으로 지적되고 있는 문제점은 ‘소위 비인기학과와 인기학과 간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이다. 그 외에도 ▲전공 선택의 여유가 부족 ▲다양한 분야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갖춘 인재양성이 어려움 등이 지적되고 있다.
  이처럼 양측의 의견은 좀처럼 한 쪽으로 기울지 않은 채,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학부제·학과제의 대상자들인 학우들 역시 반응은 매우 다양하다. 올해 입학한 박자혜(사회과학 1)학우는 “대학입학의 관문이 넓다는 것도 장점이지만, 전공학과를 여유를 가지고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 내겐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라며 학부제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학부제로 입학해 선후배 간의 관계도 없었고, 대학입학 후 뒤늦게 전공을 선택하게 되어 수업을 듣는데도 불편함이 있다”며 학부제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드러내는 학우들도 적지 않다.

우리대학의 맞춤형 학제개편 필요
  한국대학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기존의 학부제의 경우 ‘연구중심체제 대학’에 매우 적합한 제도였기 때문에 학부제의 폐해를 겪은 대학들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학부제에 대한 규제가 풀려 대학들이 자율성을 얻은 상황에서, 대학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각자의 대학 내 상황에 걸맞게 개선한 제도들을 적용시켜나가야 한다는 것”라고 강조했다. 우리대학 역시 아직은 첫 걸음마를 떼기 위한 준비를 하는 단계에 있다. 소수학과의 문제를 비롯한 우리대학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하여,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 함은 분명한 사실이다. 변화하는 대학가 속에서 현명한 대처로 남들보다 앞서 발전해 나가는 ‘덕성’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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