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그러운 문화 냄새 - 풀
‘풀’은 오래 전부터 문학에서 혹은 여러 매체에서 민중 또는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소재로 사용되어 왔다. 길 천지에 널려있어 그 존재의 가치가 잘 느껴지지 않고 화려하지도 예쁘지도 않지만 대신 그 무엇보다 싱그러운 냄새가 나는 풀, 나는 이 풀의 냄새를 사람의 냄새 그것도 특별하지 않은 보통 사람의 냄새라 말하고 싶다. 인사동 한편에 자리잡고 있는 대안 문화 공간 <풀>에서는 이렇듯 싱그러운 사람의 냄새가 난다. 작가만이 혼자 이해하는 그림은 진정한 그림이 될 수 없는 <풀>에서의 전시 작품들은 관람자와 함께 호흡하는 ‘우리들의 삶 그리고 대중들과 함께 하는 미술문화’ 라는 주제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이곳 <풀>에서는 전시는 물론 전공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을 위한 아카데미 제도를 도입하여 주로 방학 기간을 이용한 수업을 하고 있기도 하다. 단순히 보는 것에 그치지 않은 사람들로 하여금 직접 배움을 통해 느낄 수 있는 그야말로 풀 냄새, 사람 냄새의 공간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또한 ‘풀’의 또 다른 상징인 민주주의 문화 역시 이곳에서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 <풀>은 미술 내부의 동력에 의한 미술의 변화를 꾀해야 함을 느끼고 기존의 보수적 관행과 상업적 이해관계에서 탈피하기 위하여 일군의 작가, 평론가, 큐레이터 기타 미술인들이 함께 만든 공간인 것이다. 따라서 <풀>은 ‘민주적인 미술문화’ ‘유연하고 유의미한 새로운 작가 정체성에 입각한 역동적이며 대안적인 미술문화’라는 또 다른 주제로 미술의 진정한 문화적 가치를 높이고 있다.저작권자 © 덕성여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