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오페라와 정부의 문화 예술지원
대중 오페라와 정부의 문화 예술지원
  • 장지원 기자
  • 승인 2009.09.16 1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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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르다: ①배 속이 차서 가득하다. ②속이 차서 퉁퉁하다.’
 우리는 보통 배가 가득하다는 의미로 ‘배가 부르다’라고 사용하고 있다. 가득하게 속이 차서 퉁퉁하다는 의미로도 쓸 수 있다면 꼭 배가 아니라 다른 곳에도 쓸 수 있지 않을까. 머리에 지식이 가득 찼다면 머리가 부르다, 좋은 것을 보아서 눈의 만족감이 가득하다면 눈이 부르다, 좋은 것을 들었을 때에는 귀가 부르다고.
 사실 그동안 귀가 부르기 위해서는 많은 양의 돈을 들여야 했다. 비싼 값의 티켓을 구입하여 공연을 듣거나, 그것이 어렵다면 음반을 사서 들어야 했으니까. 그래서 귀가 부르는 것은 경제적으로 상위계층의 사람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고급문화로만 인식됬던 클래식, 어느 순간부터 대중적 문화예술로 자리잡았다.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 어떻게 이루어졌으며, 이에 따른 정부의 지원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을까?

클래식 음악이 대중화되기까지
 클래식 음악은 오랫동안 대중화 될 수 없었다. 첫째, 클래식 음악은 관련 지식을 가지지 않은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 둘째, 클래식 음악을 즐기기 위해서는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 그래서 한동안 클래식 음악은 ‘돈 있는 지식층이 향유하는 문화’라는 생각이 강했다. 그러나 요즘은 여러 공연장에서 대중에게 익숙한 곡으로 레퍼토리를 구성하는 등 관객들에게 어색하지 않은 공연을 제공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하지만 아직 오페라는 그렇지 못하다. 일단 오페라는 특성상 레퍼토리를 바꿀 수 없고, 공연의 배경이 되는 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면 감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 회의 오페라 공연을 위해서는 무대에 오르는 성악가들, 무대 아래에서 음악을 연주하는 수 십 명의 오케스트라 단원, 무대 뒤의 보이지 않는 합창단원들과 무대장치, 의상 등을 담당하는 연출가들이 필요한데, 이들의 인원수를 따져본다면 당연히 티켓 가격이 높게 책정되기 마련이다.

대중오페라의 움직임
 클래식 음악을 대중화 하기 위해서 공연 기획자들은 설명을 곁들인 클래식 공연을 기획하거나, 다양한 공연을 곁들여 선보이는 방안을 내놓았다. 대중 오페라의 출현은 이러한 움직임 중 가장 큰 결과물이라고 말할 수 있다. 대중오페라란, 오페라는 비싸고 어렵다는 선입견을 깨고 규모가 작고 쉬운 공연으로 일반 관객들도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사실 대중오페라의 정확한 명칭은 소극장 오페라이다. 1천 석 이상의 대형 극장이 아닌 1백~6백 석 정도의 중소규모 극장에서 공연의 규모를 줄여 티켓 가격을 떨어뜨린 것이 특징이기 때문이다. 대중 오페라라는 명칭은, 관객과 무대 위의 성악가가 함께 호흡하며 즐길 수 있어 대중성을 지니기 때문에 일부 공연장에서 그렇게 일컫는 것이기도 하다. 이용숙 오페라칼럼리스트는 “소극장 오페라는 싸고 대중들을 위한 공연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 창작 오페라를 공연해 국내 공연장의 레퍼토리를 확장하고, 새로운 예술가를 길러낼 수 있다”며 소극장 오페라의 장점을 설명했다.

클래식 대중화에 정부의 보조가 필요한 이유
 서울시의 대표적인 문화 지원의 예가 ‘문화와 예술이 있는 서울광장’이다. 권혁소 서울시 문화국장은 ‘서울광장이 시민에게는 문화예술과 함께하는 휴식 공간, 서울을 찾는 외국인에게는 서울 문화를 체험하는 관광 명소, 예술가에게는 꿈의 무대가 되게 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2007년부터 시청사 앞 광장을 문화공간으로 활용, 지원해 왔다. 오페라, 뮤지컬, 오케스트라, 전통 예술 등 대중들이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장르의 공연을 서울시향, 세종문화회관 예술단 등 다양한 예술인들의 참여로 시민들의 문화향유기회를 확대하고 서울의 문화체험의 장을 만들어낸 것이다.


 대중 오페라를 비롯하여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에 이러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고등학교 시절 배운 세계사 중 르네상스 부분을 상기해보자. 르네상스가 부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사회 상층부의 문화, 예술 지원이었다. 예술인들을 지원함으로써 예술가들에게는 창조의 기회를 주었고, 시장에는 새로운 문화 콘텐츠 제공을 했다. 따라서 경제가 부유해 질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러한 상호작용은 르네상스 시대를 넘어 현대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서울시청 문화국 임종현 씨는 “문화와 예술이 있는 서울광장은 약 12억 원을 지원하여 아티스트들의 무대 진출을 뒷받침하고, 대중들이 공연장에 가야지만 볼 수 있는 공연을 쉽게 접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취지다”라며 “뿐만 아니라 서울 광장 주변에는 여러 호텔도 많기 때문에 국내의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도 도움이 되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앞으로 서울광장의 문화 공연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제는 클래식 음악 공연을 대중화 하는 것과 함께 나아가 우리 클래식한 전통문화유산을 잘 보존해 나가는 방법을 생각해 보아야할 때이다. 우리의 문화적 모습을 후손들에게 전하고, 역사적 전통과 현대의 새로운 문화가 어우러진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잘 살리는 것이 대내외적으로 자랑할만한 우리나라의 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을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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