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인사람에게 주는 세가지 조언
차인사람에게 주는 세가지 조언
  • 최순지 아하프레스 에디터
  • 승인 2003.11.09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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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책일기

▲그림: 나는 존데인2, 존데인작 /
나 차였어.
 세상에는 아주 특별한 사랑들이 많다. 서로 모른 채로 살았지만 처음 만날 때부터 수많은 공통점을 가진 관계. 그러나 서로 달랐기에 풍요로운 관계. 보고 또 보아도 너무나 좋은 관계. 이 모든 것들은 이것이 특별한 사랑임을 증명한다. 모순적이게도 특별한 사랑은 열 개 중 아홉이 이별이라는 결말을 필연적으로 가지고 있다.
 떠나가는 이의 뒷모습은 누구나 쓸쓸하다. 만약 내가 보낸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나를 떠난 것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왜 헤어지게 된 걸까? 내가 무얼 잘못했을까? 아니면 그 사람이 문제가 이었던가? 사랑은 도덕적 판단 영역에 속할 수 있는가? 사랑이란 것이 과연 있나? 난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나? 수없이 많은 질문들로 술과 함께 하는 불멸의 밤을 지새우게 된다.
 만약 이런 풀리지 않는 의문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프랑스의 사랑에 관한 최고라고 자부하는 알랭 드 보통의 「로맨스」를 권한다. 이 책에 나와있는 사랑에 대한 이해와 지식은 너무나 방대하고 명확하기에, 나중에는 줄을 그으며 사전처럼 사용하게된다.
 이 책이 기타 다른 연애에 관한 책과 다른 점은서양 철학을 기반으로 하고 있고 뛰어난 심리 분석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이론이 없어도 연애에 타고난 귀재들이 있지만 당신이 그렇지 못하다면 꼭 읽어 볼만하다. 철학적 깨달음과 문학적 재미도 쏠쏠하다.

용서할 수 없는 사람
 사랑했던 사람에게 이별을 선고받고 이런 저런 망상을 떠올려 보지 않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특히 복수에 대한 생각은 잠재울 수가 없다. 그 사람 친구들에게 그 사람의 잘못을 폭로해 버릴까? 여자가 생겼다는데 그 여자를 만나볼까? 집으로 쳐들어갈까? 이렇듯 복수를 꿈꾸다 보면 내 자신이 처량해진다. 그 이유는 복수를 실천해도 그런 내가 치졸하게 느껴지고, 가만히 있자니 분통이 터지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자신의 모습이 한심스럽다하여도 복수를 하는 편이 훨씬 낫다. 적어도 처벌을 했다는 생각이 들고, 한 대씩 주고받았다는 것이 위안이 되기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황이 힘들어서 복수를 할 수 없다던가 용기가 없어 그렇게 할 수 없다면 대리만족이라도 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분노와 미련에 울화병이 걸릴지도 모른다. 대리만족을 위해서는 독일의 사회학자 에바헬러의 「복수한 다음에 인생을 즐기자」을 읽어라. 천인공노할 잘못을 저지르고도 돈 많은 여자와 뻔뻔스럽게 새로운 사랑을 시작한 남자친구에 대한 주인공의 복수는 너무나도 통쾌하다.
 이 책에서 주인공은 좀 집요하다 할 정도로 복수를 한다. 하지만 방법이 무슨 문제이겠는가? 복수를 했는데. 이 복수는 혼자만의 것이 아닌 전 남자친구의 새로운 여자와 공조한 것이기에 더욱 만족스럽다. 여자들끼리의 공모로 남자는 바보가 되어버린다. 그리고 주인공은  깨끗하게 그를 정리할 수 있게 된다. 제목처럼 복수한 다음 인생을 즐겼는지는 모르겠지만...

사랑하는 것이 겁이나
 계속 유지할 수 있었던 관계였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자유와 사랑 사이에서 햄릿처럼 고민만하다 답답한 사람이란 소리를 듣고 차였다면, 얼른 울리비히 벡 부부의 공동저작 「사랑은 지독한, 그러나 정상적인 혼란」을 읽고 결론을 내길 바란다. 울리비히 벡 부부는 우리 시대를 참으로 불쌍한 세대라고 규정짓는다. 그 이유는 우리는 개인적 선택을 놓고 열망과 고통과 모순과 분노 그리고 온갖 충동과 감정들로 뒤엉켜 있기 때문이다. 사랑과 자유 혹은 가정과 개인 사이의 선택의 여지를 놓고 우리 세대는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뿐만 아니라 사랑을 할 자격이 있는지, 가정을 이룰만한 능력이 되는지 괜한 성찰과 자학을 한다. 이 책은 현대 사회를 살면서 사랑과 결혼 그리고 가족에 대한 삶의 방법을 사회학적 시각으로 통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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