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께 경제적으로 의지해도 될까요?
부모님께 경제적으로 의지해도 될까요?
  • 최진미 학생상담센터 전임상담원
  • 승인 2010.01.05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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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저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부터 아르바이트를 해 왔습니다. 등록금도 대부분 제가 낼 수 있어서 부모님께서도 무척 자랑스러워하셨고, 지금은 과외를 해서 번 돈으로 생활비를 쓰고 있기에 부모님께는 용돈을 받지 않아요. 물론, 부모님의 부담을 덜어드릴 수 있어서 저 자신도 뿌듯하기는 하지만 얼마 되지 않는 월급으로 생활하기가 힘이 들어요. 저도 대학생이니 옷도 사 입고 싶고, 놀러 다니고도 싶은데 그렇게 돈을 쓰게 된다면 남는 돈이 없어요. 지금까지 부모님께 손 벌리지 않고 잘 지내왔는데 이제 와서 부모님께 용돈을 바라는 것도 아닌 것 같구요. 어떻게 해야 하죠?

A. 자녀들이 성장함에 따라 점차 부모와 보다 자율적인 관계를 맺고, 사고와 행동에서도 부모와는 개별화된 자유를 획득하게 되는데, 학우님께서는 초기 성인기로 진입하는 시기인 대학생이 되면서부터 경제적인 독립을 유지해 오신 것으로 생각됩니다. 제가 학우님 나이였을 때, 감히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었고, 현재까지도 많은 학생들이 대학교육까지는 부모님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했을 때 정말 대단한 일을 해내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 결과 부모님의 부담을 덜어드릴 수 있었고, 부모님께서도 많이 자랑스러우셨을 것입니다.
  하지만 학우님께서 부모님을 배려하시는 만큼, 학우님 자신의 욕구나 기분을 배려하고 어려움을 호소하며 살아왔는지 궁금합니다. 한참 여러가지에 관심이 많을 나이인데도 항상 억누르고만 있다면 학우님의 성실성과 책임감만큼이나 많은 스트레스와 긴장으로 인하여 심리적 문제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한국사회에서는 유교적 가치관의 영향으로 부모에 대한 자식의 효가 크게 강조될 뿐만 아니라 부모님의 기분을 맞추고 배려하는 자녀의 행동은 ‘모범적인 아이’ ‘철든 아이’로서 마땅히 지녀야 하는 덕목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행동이 항상 바람직한 것은 아닙니다. 부모님에 대한 배려가 지나쳐서 스스로의 내적 소망이나 욕구를 포기하거나 억압함으로써 자신의 욕구를 스스로 소외시키는 일이 없길 바랍니다.
  조심스럽지만 설사 부모님의 경제적인 사정이 어렵다고 하더라도, 학우님이 그간 최선을 다해서 부모님을 배려해온 만큼 이제 부모님께 학우님이 겪고 계신 어려움에 대해 말씀드리고, 도움을 적극적으로 요청해야 합니다. 어쩌면 학우님은 부모님의 형편이나 상황을 염려해서 자신이 느끼고 있는 부정적인 감정이나 생각에 대해서는 자연스럽게 표현하기보다 혼자서 감수하려는 노력을 해 오셨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부모님은 경제적인 도움이 아니더라도 정신적으로 지지가 되어 주실 수 있고 이러한 상호작용은 학우님에게 중요한 자원이 될 수 있습니다. 학우님이 해야 할 일은 대학생활을 충실히 하는 것입니다. 즉, 학업에도 신경 써야 하지만 친구들과 어울리고, 자신의 즐거움을 추구하고 그 속에서 즐겁고 행복해야 합니다. 부모 앞에서 자식은 나이가 몇이든 늘 어린아이라고 하지요. 학우님도 예외가 아님을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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