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시간이 고인 그 곳에서
[스페이스]시간이 고인 그 곳에서
  • 장지원 기자
  • 승인 2010.01.05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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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대부분의 건물은 하늘과 맞닿아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점점 하늘과 닮아가려는 인간의 욕망이 이뤄낸 결과 아닐까. 마천루는 높아지고 현대화 되었다지만 안타깝게도 이 마천루 속에서는 향기를 찾아볼 수 없다. 이런 현대화 속에 땅과 가까운 곳에서 땅의 정기를 받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북촌 한옥마을. 서로가 더 높다고 자랑하지 않고, 오밀조밀 서로 얼굴을 맞대고 있는 기왓장들을 보고 있노라면 이곳은 시간이 고여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하지만 이 고인 시간에서 썩은 냄새가 날 것이라는 생각은 접자. 북촌 한옥마을은 고인 시간에 새로운 현대가 조금 조금씩 흘러들어와 가을 낙엽의 향이 느껴지는 곳이니까.


  북촌 한옥마을은 경복궁과 창덕궁, 종묘 사이에 위치한 곳으로 전통한옥이 밀집되어 있는 서울의 대표적인 전통 주거지역이다. 그리고 많은 사적들과 문화재, 민속자료가 있어 도심 속의 거리 박물관이라 불리어지는 곳이기도 하다. 다세대 건축이 확산되면서 한 때 북촌 한옥마을도 없어지는가 했었지만 현대적으로 건축물을 조금씩 고쳐나가며 지금의 한옥마을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서까래를 마주하며 붙어있는 다정한 기와지붕에서 사람 마주하고 사는 맛이 느껴지는 이곳에는 우리의 옛 전통과 향수를 카메라에 담으러 찾아오는 관광객을 많이 볼 수 있다. 취재를 위해 카메라를 들고 좁은 골목골목을 걷고 있으니 대문을 열고 고추를 널던 한 아주머니가 “저 언덕 위로 올라가면 삼청동이 나오니까 가봐요”하고 길을 안내해주기도 한다. 현대화 속에 전통을 지켜 온 북촌마을 주민들 모두가 북촌 한옥마을의 가이드나 마찬가지다. 아주머니의 안내에 따라 아침에 삼청동으로 가는 언덕 위에 오르니 탄성이 절로 나온다. 까뭇까뭇 세월을 뒤집어 쓴 기와 위에 울긋불긋 낙엽이 떨어져 있고, 아침을 짓는 연기가 무럭무럭 뿜어 나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엄마가 갓 지어 준 아침밥의 냄새가 떠오르는 곳, 그 곳이 북촌 한옥마을이다.

 

  한옥마을에서 옛 시간 맛보기
  3호선 안국역 2번 출구로 나와 약 400m 앞으로 쭉 걸어 나오면 목적지에 도달하기 전임에도 한옥마을이 가까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전통 공예품을 파는 가게뿐 아니라 세탁소의 지붕에도 기와가 얹어져 있기 때문이다. 우리대학 종로 캠퍼스 뒤쪽으로 위치해 있으니 한옥마을 찾기는 어렵지 않을듯. 북촌 한옥마을에서 가회로로 가다 보면 바닥에 표시된 8개의 ‘포토스폿’을 볼 수 있는데 이 포토스폿은 북촌 8경을 표시한 것으로 이곳에 서서 사진을 찍으면 가장 한옥마을을 예쁘게 찍을 수 있다. 북촌 한옥마을에서는 여러 전통체험도 할 수 있다. 그 중 ‘한상수 자수 박물관’은 알록달록 정성으로 한땀한땀 수를 놓은 우리네 어머니 정성을 볼 수 있는 곳이다. 관람료는 2천 원이고, 자수 체험을 하고 싶다면 추가로 재료비를 내면 된다. 단 예약은 필수이니 5일 전에 방문접수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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