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공연에서 하이진은 자신의 앨범에 수록된 곡 중 자작곡을 위주로 공연했다. 그 중 ‘I don′t know’에서는 아직도 알 수 없는 그녀의 인생을 조명하는 곡이다. 콘트라베이스의 깊은 저음을 반주로 한 이 곡으로 그녀는 자신의 인생뿐만 아니라 음악 세계로의 멀고 먼 길을 보여주고 있다. 그와 반대로 ‘At the Bus Stop’은 첫사랑에 빠진 소녀의 두근거리는 마음을 그린 아기자기한 곡이다. 그녀의 첫사랑의 기억을 담은 이 곡은 관객들에게 앞으로 전개 될 소녀의 사랑에 대한 기대를 하게 하는 동시에 알콩달콩한 첫사랑의 기억을 더듬어보게 한다. 공연동안 하이진은 어려웠던 미국 유학시절을 회상한 곡 ‘When Sunny gets blue’를 불러 듣는 관객들로 하여금 그녀의 외로움에 동참시키기도 했다가 붉은 드레스로 갈아입고 삼바를 추는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를 통해 관객들은 “인생 뭐 있나, 다 노래와도 같은 것을”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공연을 공감하게 한다.
‘인생지사 플러스와 마이너스, 결국 합이 0(제로)’라는 말이 있다. 바닥까지 가라앉은 듯 한 인생이지만 하늘로 닿을 듯 좋은 날도 있게 되는데 결국 이 합이 평행선과 마찬가지라는 뜻이다. 하지만 하이진의 <Rain or Shine> 발매 기념 콘서트를 보며 인생의 하행 곡선도 그 나름대로의 값어치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앨범 제목 <Rain or Shine>에서도 볼 수 있듯이 그녀의 노래는 빗속과 햇살 속을 오가는 인생의 굴곡을 담고 있지만, 빗속의 인생을 지나면 햇살로 몸을 말릴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될 것이라는 희망을 품게 하기 때문이다. 그 희망이 우리 마음 속에 있으면 얼마든지 평행선을 넘어 상행 곡선을 밟을 수 있지 않을까.
하이진의 인생의 플러스를 향한 희망은 그녀의 첫 번째 앨범 <Rain or Shine>에서 들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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