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날이 있으면 마른 날도 있는 법
진 날이 있으면 마른 날도 있는 법
  • 장지원 기자
  • 승인 2010.01.05 1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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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 주어 부는 색소폰 소리, 저 깊은 아래에서 울려 퍼지는 낮은 소리의 콘트라베이스, 그리고 아랫배 두둑한 흑인 남성의 걸쭉한 목소리. 재즈를 연상하면 이런 남성적인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지금 재즈계에는 나윤선, 웅산, 말로 등 실력 있는 여성 재즈 보컬리스트들이 숨겨왔던 기지개를 힘차게 펼치고 있다. 그 중 ‘하이진’은 한국에서 보기 드문 미국 본토 재즈의 힘 있는 음색과 폭발력 있는 가창력으로 새로운 여성 재즈 보컬리스트의 패러다임을 보여주고 있는 인물. 이런 그녀가 그녀만의 목소리와 음악세계를 담은 첫 번째 앨범 <Rain or Shine>을 내고, 발매 기념 콘서트를 가졌다.
 이번 공연에서 하이진은 자신의 앨범에 수록된 곡 중 자작곡을 위주로 공연했다. 그 중 ‘I don′t know’에서는 아직도 알 수 없는 그녀의 인생을 조명하는 곡이다. 콘트라베이스의 깊은 저음을 반주로 한 이 곡으로 그녀는 자신의 인생뿐만 아니라 음악 세계로의 멀고 먼 길을 보여주고 있다. 그와 반대로 ‘At the Bus Stop’은 첫사랑에 빠진 소녀의 두근거리는 마음을 그린 아기자기한 곡이다. 그녀의 첫사랑의 기억을 담은 이 곡은 관객들에게 앞으로 전개 될 소녀의 사랑에 대한 기대를 하게 하는 동시에 알콩달콩한 첫사랑의 기억을 더듬어보게 한다. 공연동안 하이진은 어려웠던 미국 유학시절을 회상한 곡 ‘When Sunny gets blue’를 불러 듣는 관객들로 하여금 그녀의 외로움에 동참시키기도 했다가 붉은 드레스로 갈아입고 삼바를 추는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를 통해 관객들은 “인생 뭐 있나, 다 노래와도 같은 것을”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공연을 공감하게 한다.
 ‘인생지사 플러스와 마이너스, 결국 합이 0(제로)’라는 말이 있다. 바닥까지 가라앉은 듯 한 인생이지만 하늘로 닿을 듯 좋은 날도 있게 되는데 결국 이 합이 평행선과 마찬가지라는 뜻이다. 하지만 하이진의 <Rain or Shine> 발매 기념 콘서트를 보며 인생의 하행 곡선도 그 나름대로의 값어치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앨범 제목 <Rain or Shine>에서도 볼 수 있듯이 그녀의 노래는 빗속과 햇살 속을 오가는 인생의 굴곡을 담고 있지만, 빗속의 인생을 지나면 햇살로 몸을 말릴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될 것이라는 희망을 품게 하기 때문이다. 그 희망이 우리 마음 속에 있으면 얼마든지 평행선을 넘어 상행 곡선을 밟을 수 있지 않을까.
 하이진의 인생의 플러스를 향한 희망은 그녀의 첫 번째 앨범 <Rain or Shine>에서 들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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