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기억을 사러 갑니다
[스페이스]기억을 사러 갑니다
  • 장지원 기자
  • 승인 2010.01.05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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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험생 생활을 마치고 나서 문제집들을 정리하다보니 다 풀지 못한 것을 반성하게 되기도 했지만 아깝기도 했었다. 마침 학교 앞에 헌 책을 사러 오는 아저씨가 계셔서 친구들과 책을 몽땅 팔고 그 돈으로 여기 저기 놀러 다녔다. 그 후 고3 시절을 까맣게 잊고 대학생활을 하던 중 팔았던 책이 되돌아온 일이 생겼다! 동네 책방에 간 엄마가 헌 책을 꽂아 놓은 곳을 기웃거리다가 내 책을 찾으신 것이다. 엄마는 이 헌 책을 보는 순간 한동안 잊고 지내 온 딸의 학창시절을 읽는 것 같은 재미를 느끼셨단다. 영화에나 나올법한 이야기지만, 이는 기자의 실제 경험이다. 어머니가 딸의 학창시절을 사 올 수 있었던 그 곳. 잊혀진 기억까지 파는 헌책방들을 찾아가봤다.

  헌 책도 새 책처럼! ‘북오프’
  헌 책 유통 전문업체인 ‘북오프’는 최근, 서울역에 위치한 1호점에 이어 신촌에 2호점을 열었다. ‘북오프’는 기존의 헌책방과 달리 체계적인 진열방식을 갖추고 있고 헌 책 매입과 동시에 책을 연마, 위생처리를 하여 새 책에 가까운 책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일본 만화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쉽게 훼손될 수 있는 만화책을 깨끗한 상태로 구할 수 있어 인기다.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구하기 힘든 J-POP 앨범 또한 구매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2호선 신촌역 5번 출구로 나와 약 10m쯤 걸어가면 된다.

  ‘동대문 평화시장’에선 역사도 판다
   4호선 동대문역 지하상가 쪽에 위치한 동대문 평화시장은 인공적으로 꾸민 청계천변을 따라 헌책방이 줄지어 있어 전통과 혁신의 차이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평화시장 헌책방들의 책은 좁은 가게 안에 층층이 쌓여있어 책을 찾으려면 막막함을 느끼게 되는데 이런 걱정은 기우이다. 작가 이름만 말해도  작품 제목을 줄줄이 외며 책을 찾아주실 정도로 주인아저씨들 모두가 문학도들이기 때문이다.
  동대문 평화시장의 장점은 내가 원하는 책은 분명히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만일 내가 방문한 가게에 찾는 책이 없다해도 옆 가게에서라도 찾을 수 있다. 평화시장 헌책방을 찾은 한 어르신은 수 십 년 전 일본어로 쓰여진 교과서를 찾으러 오기도 했다. 일제강점기 때 학생이었던 어르신의 추억과 수치스러운 우리 역사를 다시금 생각해 보고 싶어서가 아니었을까.

  고구마 찌는 냄새마냥 훈훈한 ‘고구마’
  고구마는 오프라인 가게 뿐만 아니라 온라인 서점 중에서도 가장 활성화 되어있는 곳이다. 오프라인으로 가게는 5호선 신금호역 1번 출구로 나와 농협 방면으로 약 150m 걸어오면 도착할 수 있어 찾기는 쉬우나 일일이 책을 찾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온라인 서점은 책을 찾기도 쉽고, 책의 상태도 확인 가능하다. 헌책방 고구마의 사이트(www.goguma.co.kr)를 방문해보자.

  여기서 잠깐! 헌 책방 이용 Tip
  평화시장 책 방 아저씨들의 말에 의하면, 예전에 우리나라 도서를 만든 종이는 지금처럼 코팅지가 발달한 때의 것이 아니었다고 한다. 그래서 오래되면 오래될수록 빛이 바래는 것 뿐만 아니라 종이가 낡아 바스러지는 경향이 있다고. 몇 십 년이 지난 책을 구매할 때는 종이가 바스러질 정도로 낡지는 않았는지 책 모서리를 문질러보고 구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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