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는 어떻게 ‘보졸레누보’를 이겼을까?
‘막걸리’는 어떻게 ‘보졸레누보’를 이겼을까?
  • 장지원 기자
  • 승인 2010.01.05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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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 음식 세계화’에 대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김치나 된장같이 외국인들이 쉽게 익숙해지기 어려운 음식보다는 우리의 식문화도 알릴 수 있고, 해외 시장에 접근하기도 쉬운 음식들이 물망에 올랐다. 이러한 움직임 중에 가히 열풍이라 말 할 정도의 식품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막걸리! 현재 막걸리는 기존의 병 단위의 쌀 막걸리를 넘어 팩 포장과 다양한 종류의 맛으로 진화하는 등 국내 주류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어 나가고 있다. 이러한 막걸리 인기의 이유와 앞으로 우리나라 대표 술로서의 막걸리의 세계화 방향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막걸리, 얼마나 인기 있나?
  지난달 19일, 전 세계 동시에 보졸레 누보가 출시되었다. ‘보졸레 누보’란 프랑스 보졸레 지방에서 짠 햇포도주로, 오래 묵혀둘수록 산화되어 맛이 시어버리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11월 셋째 주 목요일 전 세계 동시 판매라는 마케팅 전략으로 대량판매를 한다. 하지만 올해 국내 보졸레 누보 판매량은 막걸리에 비하면 저조하다. 신세계백화점 주류담당 주임 정혜경 씨는 “보졸레 누보는 20건 미만의 판매량을 보인 반면, 햅쌀 막걸리의 판매량은 900건 이상으로 물량조달이 힘들 정도”라며 막걸리의 인기도를 설명했다. 한국의 전통 막걸리가 해외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기 시작하며 심지어 ‘막걸리 누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 지난 10월에는 술 평론가 허시명 씨가 막걸리 학교를 세우고 술을 직접 빚는 수업을 진행하는 등 막걸리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막걸리, 인기의 이유는?
  다른 주류와는 달리 막걸리는 알코올 도수가 낮아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일반 소주의 도수가 약 18도임에 비해 막걸리의 도수는 6~7도로 소주 도수에 3분의 1 정도다. 또한 쌀로 빚어 술의 씁쓸한 맛 뒤에 단 맛이 느껴지는 막걸리는 유산균이나 효모, 식이섬유 등 영양적인 측면에서도 웰빙주로 인정받아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맛의 측면 뿐만 아니라 사회적 측면으로도 인기의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경기가 어려워지고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값이 싸고 도수가 낮은 술이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편의점 기준 ‘서울 생막걸리’(750ML)가 1,300원, ‘이동 쌀막걸리’(1.2L)가 1,800원 인데 반해 ‘진로 참이슬’(360ML) 1,450원, ‘카스’(355ML)는 1,7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를 통해 용량 대비 막걸리가 타 주류에 비해 약 50% 더 저렴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에는 복분자 막걸리, 자색 고구마 막걸리 등 소비자의 건강을 생각하고 젊은 소비자층을 고려한 막걸리도 출시되어 인기를 더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막걸리, 앞으로의 진로방향은?
  정부에서도 한식 세계화와 쌀 소비 확대 등에 발 맞춰 막걸리를 글로벌 푸드로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식 세계화를 통해 막걸리를 세계에 알리기 위함이다. 막걸리는 누룩과 쌀을 사용한 발효주로 독특한 맛과 향을 지녔을 뿐만 아니라, 식물성 유산균과 풍부한 식이섬유를 가지고 있어 세계 어떤 술에서도 느낄 수 없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김치, 된장 등 발효 식품과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건강식품으로서의 가치를 지닌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일시적이 아닌 지속적인 성장이다. 현재 국내 시장에 유통되는 막걸리 종류는 ‘국순당 생막걸리’, ‘맑은 백세 막걸리’ 등 주류회사에서 유통하는 것 외에 포천 막걸리, 서울 막걸리 등 몇 종류의 지방 막걸리가 전부다. 지방 막걸리의 경우 각 지방 양조장마다 술 빚는 방법이 달라 맛이 조금씩 다른데, 유통의 어려움이 있어 해당 지방에만 유통되고 있다. 심지어 몇몇 양조장은 가내수공업 형식을 취하고 있어 체계적 품질 관리가 되지 않아 시장 진출이 어렵다고 한다. 이와 같은 이유로 막걸리 시장을 넓힐 수 없는 것이 우리 주류 시장의 문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막걸리 지원정책과 중소 업체 진흥책도 필요하지만, 막걸리 내수시장 확대와 세계화를 위해 각 주류업체들이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할 수 있는 정책 또한 필요한 것이 현실이다.
  이례적인 풍년으로 최근 국내에서는 농민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쌀 값이 폭락했음은 물론 쌀 관세화 유예협정이 체결된 이후 수입쌀이 과도하게 늘고 국내 쌀 소비량은 감소하면서 재고량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선풍적인 쌀막걸리 인기를 활용한다면 재고 쌀 활용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주류업체 국순당은 지난 2008년에는 배 가격 폭락으로 인한 농민의 피해를 막고자 배를 이용한 다양한 술을 개발하기도 했었다. 고봉한 팀장은 “‘술을 빚기 전에 사람을 먼저 생각한다’가 국순당의 기업철학이다. 건강한 우리 먹거리와 품앗이 문화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실례를 밝히기도 했다. 이런 방법이야말로 막걸리의 고급화를 통해 우리 햅쌀의 명맥과 함께, ‘막걸리 누보’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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