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욕적 협상 더 이상은 없어야
굴욕적 협상 더 이상은 없어야
  • 김지영 기자
  • 승인 2010.01.06 0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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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중, 이명박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이하 한-미 FTA) 중 자동차에서 문제가 있다면 다시 얘기할 자세가 되어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몇몇 언론에서는 ‘이 대통령이 재협상에 대한 의지를 밝히고 있다’며 긍정적인 의견을 표시하기도 했다. 정체상태에 빠진 한-미 FTA 비준 처리를 다시 살려보고자 하는 대통령의 노력이 드러나 보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재협상을 벌일 경우, 한국이 양보안만 내줘야 하는 상황에 몰릴 수 있다’는 의견 또한 나오고 있다. 재협상이 벌어진다면 기존 협정문은 그대로 두고 또 다른 ‘부속협정’을 추가하는 형식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1994년 북-미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할 때도 자국에 유리한 조항들을 부속협정 방식으로 추가한 바 있다.


한-미 FTA의 자동차분야 합의사항을 놓고 미국 쪽에서 자꾸 재협상을 요구하는 이유는 양쪽 자동차 수출 규모의 큰 차이 때문이다. 한국 차는 미국 시장에서 연간 수십만 대 팔리는데, 미국 차는 한국시장에서 판매량이 고작 수천 대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불균형은 협정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타결된 자동차분야 협정 내용을 보면, 오히려 미국 쪽에 훨씬 유리하게 되어 있다.


관세 부분만 봐도, 우리나라는 협정 발효 때 8% 수입차 관세율을 즉각 전면 철폐키로 했으나, 미국 쪽은 배기량 3000㏄ 이상 자동차에 대해 매겨지는 2.5%의 관세율을 3년 동안 단계적으로 철폐하기로 했다. 특히 미국자동차 회사들이 주로 생산하는 픽업트럭에 대해서는 25%라는 높은 관세율을 10년에 걸쳐 낮추기로 했다.


이런 내용들만 봐도 우리나라가 미국과 굴욕적인 협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런 협상을 고칠 생각은 하지 않고 불리할 게 분명한 재협상을 추진하려 하는 정부를 비판하는 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아마 우리 대통령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나라인 미국의 대통령과 만난 기쁨이 너무나 커서 재협상쯤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문제로 여기고 있었나 보다. 하지만 한 나라의 대통령인 만큼 분위기에 취해 쉽게 할 수 있는 말과 해서는 안 될 말을 가려서 해야 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우리나라의 경제가 바뀔 수도 있다면 비약이겠지만 적어도 그런 가능성을 갖고 외국과 정상회담을 할 줄 아는 대통령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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