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갈리아의 딸들
이갈리아의 딸들
  • 정진웅 교수
  • 승인 2003.11.09 15: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진웅 교수의 추천도서
▲이가리아의 딸들, 황금가지, 1996, 게르드 브란트 베르그 저 /
“이갈리아”는 우리에게 익숙한 여성과 남성의 역할과 위치가 완전히 전도된 가상의 세계이다. 이 소설의 작가인 브란튼베르그의 상상력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들은 평소 무심하게 지나치던 일상의 구석구석을 전혀 새로운 눈으로 ‘뒤집어’ 보는 경험을 하게된다. 예를 들어 이갈리아에서 기득권을 누리고 있는 여성, 즉 “움”(wom)들은 ‘자연스럽게’ 가슴을 드러내고 다니지만, 제 몸으로 생명을 낳고 키우지 못하는 불완전한 존재인 남성, 즉 “맨움”(manwom)들은 ‘부끄러운’ 성기를 가리기 위해 “페호”라는 거추장스러운 가리개를 걸치고 다녀야 한다. 무도회에 초대받아 페호를 착용한 채 연신 옷매무새를 고치며 땀 냄새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맨움들의 모습. 자라나는 움에게 2차 성징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그 집안은 축제의 분위기가 된다. 움들은 모유를 생산하게 될 자신의 가슴을 자랑스러워하며 월경을 할 수 없어 위축된 맨움들에게 자신의 피를 보여주기도 한다.
  이 책은 남녀차별의 문화와 관행이 얼마나 우리 일상의 자잘한 부분에까지 촉수를 뻗치고 있는지를 치밀하게 보여주는 패러디이다. 남성들뿐만이 아니라 혹 우리 사회에도 이제 남녀평등이 많이 자리를 잡았다고 느끼는 여성들에게 이 책을 꼭 권하고 싶다. 아니, 여성과 남성이 평등한 사회를 꿈꾸고 그려보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 책은 필독서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도봉구 삼양로144길 33 덕성여자대학교 도서관 402호 덕성여대신문사
  • 대표전화 : 02-901-8551, 8552, 8558
  • 청소년보호책임자 : 고유미
  • 법인명 : 덕성여자대학교
  • 제호 : 덕성여대신문
  • 발행인 : 김건희
  • 주간 : 조연성
  • 편집인 : 고유미
  • 메일 : press@duksung.ac.kr
  • 덕성여대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덕성여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duksung.ac.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