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가 TV 속에?
동성애가 TV 속에?
  • 장지원 기자
  • 승인 2010.03.02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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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이민호. <꽃보다 남자>를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올라 광고계의 블루칩으로 떠오른 그가 얼마 전 ‘이민호 동성애’라는 난감한 검색어로 순위에 올랐다. 파격적인 검색어에 비하면 내용은 그다지 파격적이지는 않았다. 그가 새로운 드라마 <개인의 취향>에서 동성애 연기를 하게 되었다는 것. 그동안 사회적으로 금기시 되어온 TV 속 동성애는 이제 더 이상 파격적인 소재가 아니다. 현재 미디어 속의 동성애 코드와 이것이 진정한 의미의 성적소수자들을 위함인지를 재인식해보고, 앞으로의 나아갈 방향을 모색해 보자.

  TV 속 동성애, 어디까지 왔나?
  동성애 코드가 대중매체에서 금기되어 온 이유는 동성애가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인간의 본성에 어긋나는 것으로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동성애 코드가 국내 대중의 금기를 깬 것은 영화 <왕의 남자>의 흥행 성공이다. <왕의 남자>는 제목과 동성애 코드가 눈길을 끌었는데 배우의 중성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여성적인 남성’ 메트로섹슈얼 열풍을 일으켰다. <왕의 남자>의 흥행에 힘입어 이후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와 <쌍화점> 등 동성애를 다룬 영화가 줄을 지었다.
영화에 비해 보수적인 매체라 할 수 있는 TV 드라마에서도 동성애가 익숙한 소재가 된 지 오래다. 드라마는 영화와 달리 동성애를 본격적으로 다룬다기보다는 동성애 암시나 가벼운 형식의 간접적 동성애를 다룬다. <커피프린스 1호점>을 시작으로 <바람의 화원>, <미남이시네요> 등 여장남자를 이용한 야오이성 동성애를 보여주는 것이 전례였다. 앞으로는 ‘이민호 동성애’ 검색어로 유명한 드라마 <개인의 취향>에서는 좋아하는 여자 주인공과 생활하기 위해 동성애자인 척 하는 남자의 이야기가 그려질 예정이다.

  성적소수자의 마음은 알고?
  대중들은 이러한 현상이 그동안 금기의 감옥에 갇혀있던 동성애를 밖으로 끄집어내고자 노력한 소수자 인권 단체의 결실이고 우리 문화가 소수문화까지 확대되어 발전한 것이라고 이야기 한다.
하지만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리인(예명) 실무담당자는 “성소수자가 매체의 관심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환영할만 하지만 누군가의 성적취향이 한순간의 이슈거리로 미화되고 성소수자 자체에 대한 내용보다는 성에 대한 자극적인 소재로 활용되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대중매체에서 흥미 위주 소재로의 동성애 코드 표출 방법은 동성애 문화에 대한 또 다른 편견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가 매체에서 접할 수 있는 동성애 코드는 왜곡되고 과장되어서 매체 내용의 주된 소재가 아닌 부소재로 이용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미디어의 흥행을 위하여 소수문화를 상업적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점 역시 간과할 수 없다.

  이성애 VS 동성애, 이분법적 사고를 벗어라!
  대중매체는 여러 소재들을 트렌드로 만든다. 매체가 만들어낸 다양한 트렌드를 대중들은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인다. 대중매체에서 동성애의 단편적인 모습이 과장되어 보여지고 그 결과 그것을 받아들이는 대중들은 보여지는 것이 동성애의 전부라 생각하고 매체 속의 동성애와 이성애를 정형화하고 이분화하게 된다. 동성애 코드를 진심으로 받아들이려면 대중매체를 위한 트렌드로 정형화하기보다 다양한 소수문화를 조명하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함이 중요하다.
동성애는 이제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사회현상이다. 때문에 우리는 동성애 또한 지극히 자연스럽고 개인적인 성향의 하나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래야만 대중들이 매체에서 왜곡된 소수자의 모습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고 즐기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현실적인 모습을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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