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토텔레스曰, 낙태 OK!
아리스토텔레스曰, 낙태 OK!
  • 이경라 기자
  • 승인 2010.03.13 18:5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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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태’는 태아가 모체 밖에서 독립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상태 이전에 인공적으로 임신을 중지시키는 것으로, 태아와 그 부속물들을 모체 외부로 배출시키는 것이다. 낙태는 경우에 따라 그 동기와 목적이 다양한만큼, 긴 역사 또한 가지고 있다.
 낙태 실시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고대 중국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그 시기는 대략 4,600여년 전으로 추산된다. 생산활동이 발달되지 않은 고대에는 낙태를 사회적으로 정당한 행위로 인정하였고, 따라서 아무런 도덕적 비난이 없었다. 대략 2,700여년 전의 중국의 문서에는 낙태를 유발시키기 위하여 사용해온 약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기원전 1,550여년 전 이집트의 파피루스에는 여러 가지 약초를 배합하여 질 속에 넣으면 낙태가 된다고 기록되어 있다. 약초 외에 질이나 자궁에 물건은 집어넣고, 충격이나 마사지, 주술을 하였다는 내용도 있다.
 고대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자녀의 복지를 위하여 너무 많은 자녀를 갖지 않으려는 부부에게 낙태를 권장하였다. 그러나 그는 태아의 최초의 태동과 관련이 있는 ‘감각적 생명’ 이전에 낙태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함으로써 태아의 생명에 관심을 보였다. 플라톤은 그의 저서 <공화국>에서 어머니가 40세 이상이면 낙태 영아살해를 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기독교의 전통은 낙태에 대하여 반대 입장을 취해 왔다. 신약성서는 원칙적으로 낙태에 대하여 반대하는 정신을 반영한다. 이 문제에 대하여 예수와 그의 제자들이 분명한 언급을 한 성경 구절은 없지만, 한 생명의 구원을 천하보다도 귀하게 여긴 정신은 낙태를 반대하는 입장을 시사한다.
 그리스도교부 터툴리안은 성교의 목적이 출산에 있음을 강조하고 인간 영혼의 전이설을 주장하였다. 이것은 출생 이전의 태아가 영혼을 가지고 있으므로 낙태는 살인행위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또한 교부 어거스틴은 영혼주입의 시기를 최초의 태동 때라고 주장하였고, 중세 유럽 신학자 아퀴나스는 ‘남성 태아는 40일, 여성 태아는 80일 경’이라고 생각했다. 17세기에 이르러서는 태아의 생명은 신성불가침이라는 현대 로마 카톨릭 교리가 획정되었다.
 국가가 낙태를 처벌하게 된 것은 중세 기독교 사회에 이르러서부터인데 그 이유는 낙태가 신에 대한 인간의 신성모독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1930년대 중반부터 여성단체와 의사협회 등 이익단체들이 낙태를 금지하는 법에 반대하였다. 계속 낙태를 부분적으로나마 허용하려는 노력을 하였으나 사태는 진전되지 아니하였다. 그러나 여성해방운동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1965년부터 1973년 사이에는 이른바 낙태금지를 규정한 각 주의 형법을 보다 완화하려는 개혁법 활동이 활발하게 전개되었다. 개혁법은 미국법연구소의 모범형법(Model Penal Code)에서 제안한 법에 기초하고 있는데 임신부의 생명 이외에 임신부의 건강과 태아의 기형, 불법적 성행위로 인한 임신을 합법적 낙태를 위한 정당화 사유로 인정하였다.
 현재 미국은 임신 12주 이내의 경우에는 낙태가 합법이며, 그 이후는 각 주에 따라 다르다. 프랑스와 독일은 12주, 네덜란드는 13주이지만 합리적 사유가 있다면 그 이상도 가능하다. 스웨덴은 18주까지 낙태가 합법이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몇 가지 정해진 의학적 법 조항을 제외하면 낙태는 불법이다. 우리나라는 물론 많은 국가들이 이 문제는 아직 해결을 하지 못하고 있는 큰 숙제로 찬반의견이 확연히 분리되어 공방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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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희 2022-09-06 18:07:04
유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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