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이제는 학교와 학생이 화합할 때
등록금, 이제는 학교와 학생이 화합할 때
  • 박연경 기자
  • 승인 2010.03.13 20: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2009년에 이어 이번 2010학년도에도 다수의 대학들이 등록금을 동결했다. 매년 조금씩 오르던 등록금 인상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교육과학기술부의 ‘2004∼2009년 국내 4년제 대학 등록금 인상률’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전국 사립대와 국·공립대의 평균 등록금이 각각 165만 원, 129만 원씩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등록금이 많이 오른 해의 인상률은 그 해 물가상승률의 최대 3배 수준에 달했다. 이후 대부분의 대학들이 등록금을 동결했던 지난 2009년에는 등록금 인상률이 0.5%에 머물렀다.


1989년 사립대학의 등록금이 자율화 되면서, 국·공립대에 비해 일반 사립대학의 등록금은 놀랄 만큼 치솟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20년, 우려하던 ‘1년 등록금 천만 원 시대’가 도래했으며, 이 시대의 대다수 대학생들은 값 비싼 등록금과 학자금 대출을 등에 업은 ‘빚진 죄인’이 되고 말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행처럼 번져나간 등록금 동결은 대학생들에게 잠깐이나마 한줄기 빛이 되어 주었다. 하지만 이도 대학생들의 짐을 덜어주지는 못했다. 이미 등록금은 오를 대로 올라버렸고, 그 엄청난 등록금의 벽 앞에 대학생들은 좌절하고 있다.


등록금을 동결한 대학이 있는 반면,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도 일부 있다. 서울지역의 경우 연세대를 시작으로 한국외대, 서강대 등이 등록금을 소폭 인상했다. 그러나 우리대학의 경우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등록금이 동결됐다. 하지만 우리대학 정보공시에 따르면, 등록금이 5.5% 인상되었던 2008년에 비해 등록금이 동결된 2009년에도 정부보증 학자금 대출을 받은 학우들의 비율은 약 16%로 변화가 없었다. 이는 이미 올라버린 상태에서 동결된 등록금은 대학생들에게 결코 부담을 덜어주지 못한다는 한계점을 명백하게 드러낸 것이다.


이에 일부 대학에서는 학교당국과 학생, 교수가 함께 나서 이러한 현실을 타파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성균관대의 시간강사들은 지난달 26일, 오는 2010학년도 2학기부터 강의료를 약 5% 자진 삭감할 것을 발표했다. 저임금에 시달리는 시간강사들이 강의료 자진 삭감에 나선 이유는 정부와 대학 당국에 대한 항의와 동시에 등록금 인상 문제의 해결을 촉구하기 위함이다. 한동대에서는 ‘투명 회계’를 바탕으로 ‘오병이어 등록금’을 만들었다. 이는 학교 당국이 등록금을 동결하면, 학생들이 개인 사정에 따라 돈을 조금씩 더 내는 ‘자발적인 등록금’ 이다. 이를 통해 한동대에서는 등록금을 동결하고도 오히려 더 많은 금액의 등록금을 받게 됐다. 학교 측이 학생들을 배려해 등록금을 동결하자, 여유 있는 학생들은 자발적인 등록금을 더 냈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등록금을 동결하는 대신,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학교 발전기금을 모을 수 있도록 장려하는 대학들도 늘고 있다. 등록금이 동결되어 조금씩 부담을 덜게 된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발전기금을 조금씩 모금하게 되는 것이다.


더 이상 등록금 인상 또는 동결 여부를 가지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일부 타 대학들이 발 빠르게 앞서 나가고 있는 현명한 대처법이 우리에게도 필요할 때다. 등록금을 사이에 두고 대학 당국과 학생들이 대립하는 시기는 지났다. 우리대학 역시 좀 더 성숙하고 발전된 미래를 위한 융통성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도봉구 삼양로144길 33 덕성여자대학교 도서관 402호 덕성여대신문사
  • 대표전화 : 02-901-8551, 8558
  • 청소년보호책임자 : 고유미
  • 법인명 : 덕성여자대학교
  • 제호 : 덕성여대신문
  • 발행인 : 김건희
  • 주간 : 조연성
  • 편집인 : 고유미
  • 메일 : press@duksung.ac.kr
  • 덕성여대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덕성여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duksung.ac.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