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인터넷에 적힌 주소지만 들고 찾아간 이스탄불 문화원. 조금 기웃기웃 해보니 빨간 배경에 달 하나와 별 하나, 이스탄불의 국기가 보인다. 노래가사 그대로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같은 집’인데다 평범한 가정집이어서 선뜻 들어가기가 망설여졌다. 하지만 대문은 활짝 열려있었고, 용기를 내어 들어가니 터키인 직원들이 반겨준다.
들어서자마자 입구부터 고소한 냄새가 가득하다. 터키 요리는 중국요리, 프랑스 요리와 함께 세계 3대 요리로 꼽히는 명품요리. 그래서 그런지 냄새만 맡아도 군침이 돈다. 얇게 부친 우리나라 부침개같은 빵과 차가 한 상 차려져 있어 마음같아서는 한 입 얻어먹고 싶다. 하지만 터키인 한 분이 음식을 앞에 두고 어눌하게 우리말을 하고 있다. 아마도 우리나라 말을 배우려는 터키인일 것이리라 생각했더니 아니었다. 그 분은 이스탄불 문화원의 원장 Erhan Atay였고, 터키어 과외를 하고 있었던 것!
이스탄불 문화원은 지하부터 2층까지 총 3층으로 이루어져있다. 1층은 주로 터키어 강좌, 터키의 역사 강의 등이 이루어지는 강의실이다. 2층에서는 터키 전통 의상, 식기류, 제사 도구 등이 전시되어 있다. 터키 여행객을 대상으로 진행한 터키 사진 공모전 우수작도 전시해 터키의 생활을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이스탄불 문화원의 가장 특색있는 장소는 터키 전통 유목민의 가정집처럼 꾸민 지하실이다. 어두컴컴한 입구 때문에 놀이동산 귀신의 집에 들어가는 기분이 들지만 실제로 불을 땔 수 있는 난로부터 알록달록한 양탄자까지 있어 아늑한 실내를 자랑한다. 무엇보다 물담뱃대와 에스프레소 주전자가 눈에 띈다. 터키에선 물담뱃대 사용이 능숙하고 에스프레소를 맛있게 잘 만들 때가 되면 시집갈 때가 되었다는 의미라고. 터키는 가정 중심의 문화를 가지고 있어서, 집으로 초대해 음식을 나눠먹고 차를 마시는 것을 즐겼다고 한다.
심지어 세계 최초의 다방이 터키 이스탄불에서 먼저 생겼다는 기록이 있다. 이 지하실에서는 터키인들이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에는 가족들과 모여 차를 마시는 형식 그대로 티 파티를 운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집안 가득 고소한 냄새를 퍼뜨리는 터키 요리 강좌도 매 주 진행하니 훗날 고소한 신혼생활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관심 가져볼만 하겠다. 이스탄불 문화원은 역삼역 6번출구에서 직진하여 문화콘텐츠 진흥원에서 좌회전 후 다시 우회전하면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