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바리’ 대학생 노리는 ‘악덕’ 과외 알선 업체
‘어리바리’ 대학생 노리는 ‘악덕’ 과외 알선 업체
  • 박연경 기자
  • 승인 2010.03.27 1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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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과외 알선’, ‘거주 지역별 우선 배정’, ‘최저 월 30만원 보장’. 요즘 대학가 근처의 버스정류장부터 대학 캠퍼스 구석구석까지 즐비하게 붙어있는 일명 ‘과외 알선 광고’의 카피들이다.

일주일 이내로 아르바이트를 연결해 주고, 월급을 받을 수 있도록 해준다는 조건은 기본이며, 거주지와 가까운 곳의 학생들을 우선적으로 연결시켜 주고, 수업 교재 및 수업 관련 자료들도 일체 지원한다는 조건까지 내세우는 조건이 매우 화려해 대학생들의 눈길을 잡아끈다.

하지만 실제로 이런 화려한 조건들을 그대로 만족시켜 주는 과외 알선 업체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가입비 명목으로 소개 수수료를 받아 챙기거나, 시범강의만 시킨 뒤 과외 학생과 연결시켜 주지 않는 등 이른바 ‘악덕 과외 알선 업체’가 대부분이다.

 

악덕 과외 알선 업체는 ‘썩은 동아줄’

등록금, 공부, 취업, 생활비…. 요즘 대학생들이 걱정해야 할 것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특히 매년 치솟는 대학등록금 때문에, 대학생들은 스스로 생활비라도 벌어보고자 이리저리 아르바이트를 한다.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선호하는 아르바이트는 단연 ‘과외 아르바이트’이다. 다른 아르바이트보다 시간투자가 적고, 경제적 이득도 크기 때문에 대학생들 사이에선 가장 인기 있는 아르바이트다. 하지만 학생 스스로 과외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 줄기 빛처럼 등장한 것이 바로 ‘과외 알선 업체’이다.
과외 알선 업체는 표현 그대로, 대학생들에게 과외 아르바이트를 알선해 주는 일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다. 수많은 온·오프라인의 과외 알선 업체들이 갖가지 달콤한 조건들로 대학생들을 유혹하지만 이러한 업체들의 실체는 겉으로 보이는 것과는 매우 다르다.

Y대학에 재학 중인 정 모씨는 전단지를 보고 과외 알선 업체를 찾았다. 학생을 소개해 주고, 필요한 교재 역시 무료로 지급해 준다는 조건 때문이었다. 수업을 배정 받기 전, 업체와 계약서를 작성했다. 계약기간은 7개월이었고, 별도의 계약금이나 계약 파기시 지불해야 하는 위약금도 없었다. 며칠 후 수업을 배정 받게 되었고, 과외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나도 월급은 입금되지 않았다. 알고 보니 ‘첫 달 월급이 곧 과외 알선 수수료’란다. 억울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러나 다음 달부터 입금된 월급도 어딘가 조금 부족했다. 알고 보니 첫 달 이후에는 매달 월급의 10%가 수수료로 빠져나간단다. 20만 원도 채 되지 않는 월급에서 수수료까지 떼어 가는 악덕 업체에 못 이겨, 그는 결국 7개월의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계약을 파기해 버렸다. 사례만으로도 악덕 과외 알선업체의 횡포의 정도를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순진한 대학생들을 노리는 과외 알선 업체는 아직도 그 시커먼 손을 뻗치고 있다.

 

등록금인상, 취업난이 가져온 제3의 파장

과외 알선 업체는 과외 아르바이트를 절실히 필요로 하는 대학생들을 교묘히 이용해, 엄청난 비율의 수수료를 떼거나, 월급을 아예 지불하지 않는 등 매우 다양한 방법으로 대학생들을 노린다. 과거에는 없던 이런 과외 알선 업체들이 최근 들어 성행하게 된 것일까?

이는 바로 높아만 지는 대학등록금과 부담스런 생활비 때문이다. 생활고를 덜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원하는 대학생들은 늘어가고, 들이는 시간과 노동에 비해 보다 높은 수입을 얻을 수 있는 과외 아르바이트를 선호할 수밖에. 하지만 심각한 취업난으로 인해 과외 아르바이트를 통해 돈을 벌고자 하는 대학생들은 더욱 늘어나, 현 사회는 ‘과외 선생님 과잉 공급 상태’다. 따라서 과외 시장에는 학생과 선생님의 수급 불균형 상태가 오게 됐고, 이러한 틈새시장을 노려 악덕 과외 알선 업체들이 활개를 치며 등장하게 된 것이다.

 

대학생이여, ‘똑똑해’ 져라

여기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것은 대학생들 스스로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H 과외 알선 업체의 한 직원은 “우리 회사의 경우 대학생들이 스스로 계약서를 작성하고, 월급 지급 방식도 스스로 선택하는 방식”이라며, “회사에서 강요하는 부분은 전혀 없기 때문에, 이미 계약을 맺고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대학생들 역시 부당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결국 대학생들 스스로 부당한 계약임을 알면서도 그 점을 묵인하고 넘어감으로써, 악덕 업체의 횡포까지 인정하고 감수해야 하는 결과를 낳게 된 것이다.
이러한 횡포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대학생들 스스로의 노력이 절실하다. 과외 알선 업체와의 계약을 맺을 때에도 대학생이 그 주체가 돼야 한다. 겉만 번지르르하게 내세운 조건들 속에 숨은 부당한 계약 조건들이 있는지 없는지 자세히 알아봐야 한다. 이것저것 자세한 조건들까지 꼼꼼히 따져보고, 월급 지급 방법을 비롯해 수수료 여부까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불공정한 계약 관계를 묵인함으로써 스스로를 악덕 업체의 희생양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대학생들은 냉철한 판단력을 바탕으로, 자기 자신의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좀 더 ‘똑똑해 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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