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복근 ‘짐승돌’에 열광하다!
탄탄복근 ‘짐승돌’에 열광하다!
  • 이경라 기자
  • 승인 2010.03.27 1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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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아이돌 그룹은 꽃미남 일색이었다. 여기에 귀여운 남동생 이미지로 여성 팬 층을 어필하며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탄탄한 근육질 몸매와 남성적 매력을 겸비한 ‘짐승돌(남성적 매력을 겸비한 아이돌)’이 등장해 가요계의 판도를 바꿔놓았다.
 2PM은 원조 ‘짐승돌’로 작년과 올해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몰이를 했다. 2PM은 기존 아이돌과는 차원이 다른 남성적인 아크로바틱 퍼포먼스로 누나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택연은 강렬한 랩과 옷을 찢는 퍼포먼스로 ‘찢택연’ 등으로 불리며 높은 인기를 얻었다. 비스트는 ‘Mystery’에 이어  ‘Shock’도 좋은 반응을 얻으며 ‘제2의 짐승돌’로 불리고 있다. 카리스마 넘치는 군무와 의상의 조화는 남성적인 매력을 더했다. 엠블랙 역시 저돌적이고 세련된 차세대 짐승돌로 손꼽힌다. 스승인 비를 닮은 남성미 넘치는 파워풀한 퍼포먼스는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짐승돌은 말 뜻 그대로만 풀이하자면 ‘짐승 같은 아이돌’이라는 뜻이다. 흔히 남자들이 수컷의 본능을 드러낼 때 여자들이 잘하는 “이런 짐승~”이라는 표현에서 생겨난 신종 유행어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짐승돌=수컷”은 아니다. 짐승돌로 불리려면 그저 남자답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남자답되, 요즘 선호되는 남자다움이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짐승돌은 몇 년 전 유행했던 ‘몸짱’보다는 좀 더 주관적인 가치와 취향이 담긴 단어로 규정할 수 있다.
 요즘 선호되는 남자다움은 안팎으로 섬세함이 전제되어야 한다. 근육의 경우 전문적인 보디빌더처럼 키워서는 오히려 역효과를 내기 쉽다. 전체적인 볼륨으로, 위압감을 주기 보다는 몸 각 부분의 근육들을 잘게 쪼개 마치 조각하듯 다듬어야 진정한 짐승돌의 몸매가 된다. 동시에 짐승돌의 얼굴은 결코 짐승이어서는 안 된다. 짐승의 몸을 갖되 얼굴은 어느 정도는 아름다워야 한다. 곱상한 미소년까지는 아니더라도 우락부락하거나 험상궂은 얼굴은 곤란하다.
 웰빙 유행 이후 시작된 우리 사회의 몸에 대한 담론은 매우 다르게 변했다. 멋진 몸이 곧 멋진 사람이 될 정도로 의미는 몰라보게 커졌다. 이제는 멋진 몸이 성실함과 프로정신으로까지 통하는 세상이다. 특히 대중매체를 통해 접하는 스타들의 경우 걸그룹들은 물론 이제는 보이그룹까지도 몸이 곧 자신의 가치와도 동일하게 취급받을 정도다. 아이돌그룹이 우리 사회에서 젊은이들의 비주얼적 롤 모델로서의 영향력을 생각하면 짐승돌에 대한 환호는 어쩌면 자연스런 수순인지도 모른다.
 이런 맥락에서 짐승돌은 짐승에 방점을 찍기보다는 남자의 몸을 대상화하고 그것을 즐기는 대중심리의 관점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지금은 짐승돌이 대세지만 언제 다시 꽃미남의 세상이 될지 모른다는 얘기다. 또 짐승돌이라는 신조어에서 알 수 있듯 새로운 조어가 주는 재미가 조만간 또 다른 ‘OO남’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어느 경우든 남성의 몸에 대한 대중의 소비는 당분간 연예계는 물론이고 우리 사회에서 빼놓을 수 없는 ‘집단 유희’가 될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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