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한 이유’ 있는 역 이름 개명
‘상당한 이유’ 있는 역 이름 개명
  • 장지원 기자
  • 승인 2010.05.08 15: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동대문운동장’역에 가니 익숙하지 않은 길고 긴 역 안내가 나온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이 바로 그것. 새로운 이름 때문에 지하철 안 역 안내를 하는 LED 조명에 종종 오류가 나타나기도 한단다. 총 열 글자로 1~9호선 중 가장 긴 이름을 가지게 된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시민들의 혼란을 빚을 수 있는 불편함을 감수하고 역 이름을 바꾼 이유는 무엇일까?

 어디가 새로운 이름을 가졌나?
 ‘동대문운동장’역만이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으로 이름을 바꾼 것은 아니다. 1호선 ‘연재’역이 ‘시청’역으로 이름을 바꾼지는 오래, ‘수색’역은 특이하게도 ‘DMC(Digital Media City)’라는 영어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서울시 신용목 교통정책담당관은 “역 이름은 지명을 우선적으로 사용하되 겹치는 경우 인근의 상징적인 공간명을 따 이름을 붙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의 경우 원래는 동대문운동장의 옛이름인 서울운동장 이름을 따 ‘서울운동장’역이었으나 동대문운동장으로 이름을 바꾼 이후 지하철 역 이름도 ‘동대문운동장’역으로 바꾼 것이다. 그리고 동대문운동장을 허문 지금, 대대적으로 동대문역사문화공원 건축을 하고 있기 때문에 ‘동대문운동장’역은 다시 그 이름을 바꾸게 됐다.
대학 이름을 병기하기로 한 역도 있다. 지하철 1호선 ‘청량리’역은 ‘서울시립대입구’역으로 4호선 ‘미아’역은 ‘사이버대학역’이라는 이름을 병기하기로 했다. 이로써 지하철 1~9호선 중 역 이름에 대학명이 들어간 곳은 모두 33곳으로 늘어났다. 서울시에 따르면 두 개의 역명을 쓰는 것은 시민들에게 혼란을 빚을 수 있으나 인근 지리를 안내하는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일정한 심사 요건이 맞으면 허락하고 있다고 한다.
 이 외에도 역명의 변경은 행정구역의 변경, 역명으로 쓰던 목적물의 소멸, 주변지역 여건의 변화에 따라 ‘상당한 이유’가 생겼을 때 변경된다. 지금은 생소한 ‘무수막’역, ‘화물터미널’역 등이 없어진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역 이름 따라 가는 지역 파급효과
 가리봉역은 가산디지털단지역으로 개명 후 ‘공돌이, 공순이’의 일터라는 이미지를 벗고 아파트형 화 된 봉제공장, 공단 등이 건립되며 인력 고용추이도 상승했다.
수색역의 경우 기존의 디지털 미디어 산업지의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DMC역으로 이름을 바꾸고 ‘대한민국 콘텐츠 페어’를 개최하는 등 대한민국 문화콘텐츠 제작의 중심 이미지를 살리고 있다. CJ헬로비전 헬로TV 김서희 편집장은 “‘DMC’와 ‘상암 누리꿈 스퀘어’ 근처로 편집실을 옮기면서 미디어 제작 현장을 가까이서 취재할 수 있기 때문에 훨씬 일이 수월해졌다”며 DMC역 주변의 지리적 조건과 지역 특징의 이점을 들었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은 2011년까지 ‘동대문디자인 프라자&파크’가 완공되면 도심 속 문화공간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일제에 의해 훼손 된 동대문 성곽을 복원하며, 동대문 운동장의 역사를 담고 있는 ‘동대문운동장 기념관’ 등 서울의 600년 역사를 되찾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더불어 흥인시장, 덕운시장 등 동대문시장의 재테크 효과도 기대되는 시너지 효과 중 하나이다.


 물론 지하철 역 이름을 개명하여 이름에 맞춘 사업을 추진할 경우 지역 발달에 이바지 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공공재의 성격을 지닌 역명이 단순 홍보목적으로 사용되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성도 있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도봉구 삼양로144길 33 덕성여자대학교 도서관 402호 덕성여대신문사
  • 대표전화 : 02-901-8551, 8552, 8558
  • 청소년보호책임자 : 고유미
  • 법인명 : 덕성여자대학교
  • 제호 : 덕성여대신문
  • 발행인 : 김건희
  • 주간 : 조연성
  • 편집인 : 고유미
  • 메일 : press@duksung.ac.kr
  • 덕성여대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덕성여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duksung.ac.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