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정점에서 은빛으로 빛납니다
인생의 정점에서 은빛으로 빛납니다
  • 이경라 기자
  • 승인 2010.05.08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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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은 60세부터라고 했던가. 사람들은 60세부터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고들 이야기하지만 막상 60세가 되면 무엇을 다시 시작할 수 있을지 두려움이 앞선다. 2,30대 청년시절의 자신감과 패기가 노년기를 맞으면서 점점  상실되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 노년기에 제2의 새로운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굿네이버스 실버인형극단’이다.
 ‘실버’라는 수식어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실버인형극단 단원들의 나이는 60대부터 80대까지 고루 분포해 있다. 할머니라고 하기엔 붉은 립스틱이 너무나 잘 어울리는 단원부터 새하얀 머리를 곱게 빗어 넘긴 최고령 89세 단원까지 그들은 ‘인형극’이라는 이름으로 뭉쳤다.
 굿네이버스 서울 중남지부 방화2동 종합사회복지관의 ‘굿네이버스 실버인형극단’은 2003년 3월에 창립해 벌써 350회의 공연을 거친 실력파 극단이다. 이렇게 실력을 쌓고 무대 뒤에서도 여유로움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은 훌륭한 지도자 선생님과의 만남과 꾸준한 연습이라고 단원들은 말한다.
“우리는 복지관에 모여서 일주일에 2번씩 연습을 해요. 단원들이 직접 육성으로 녹음한 것을 틀어놓고 대사에 맞춰 인형을 움직여 동작을 표현하죠.”
 인형극에 쓰이는 인형들은 모두 단원들과 현대인형극단의 여영숙 강사가 함께 손수 바느질을 하고 재봉틀을 돌려 만든 것이다. 처음에는 여가 활동으로 시작한 인형극이었지만 지금은 여러 지역을 다니면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전문공연을 하고 있다. 특히 2003년 <춘천세계인형극>에서 아마추어 부문 연기상을 수상한 이후로는 공연 문의도 많이 들어오고 있고 2005년 8월에는 <일본 이시다 인형극 축제>에 초청받아 공연을 펼쳐 인기상을 수상했다. 단원들은 이 2 번의 공연을 가장 기뻤던 순간으로 꼽았다. “춘천세계인형극 축제에서 젊은이들을 제치고 연기상을 탔을 때, 이웃나라 일본의 이시다인형극 축제에서 공연을 마치고 기립박수를 받았을 때는 정말 기뻤어요. 더욱 용기가 났죠”
 실버인형극단은 1기부터 3기 단원들까지 활동하고 있는데, 1기 단원들은 <혹부리영감>, 2기 단원들은 <아버지와 아들>, <빨간 모자>, 3기 단원들은 성 학대 예방 인형극 <우리 몸은 소중해요>를 공연하고 있다. 특히나 성 학대 예방 인형극은 최근 벌어진 어린이 성폭력 사건으로 인해 흉흉해진 사회에 큰 도움이 돼 인기를 끌고 있다.
 인형을 들고 연기를 하다보면 어깨나 팔이 아프지 않냐는 질문에 단원들 모두 “오히려 운동도 되고 거뜬하다”며 웃어보였다. 공연을 관람할 유치원생들이 차례차례 들어오자 단원들은 “어린이들이 모두 내 손자, 손녀 같아 너무 예쁘고 우리의 연기를 재밌게 봐주어 고맙다”고 말하며 어린이들 한 명, 한 명에게 인사를 건넸다.
 인형극을 통해 삶의 새로운 활력소와 미소를 찾은 실버인형극단. 자신들도 몰랐던 재능을 발견해 노력으로 일궈낸 성과를 봉사로서 타인에게 보이며 행복해하는 그들의 모습은 세상 어느 얼굴보다도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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