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내 상업시설, 상업화와 편의 확충의 경계에서
캠퍼스 내 상업시설, 상업화와 편의 확충의 경계에서
  • 박연경 기자
  • 승인 2010.05.22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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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이끌어 갈 지식인들의 학문의 장이었던 대학 캠퍼스는 낭만과 지성의 상징이다. 하지만 요즘 대학 캠퍼스는 학문의 장인 동시에 기업들의 새로운 경제 활동의 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기업들이 현재와 미래의 주 고객층인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활발한 마케팅 작전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축제가 한창인 시즌이 되면, 각종 유통업계의 경쟁 또한 심화된다. 휴대폰, 생리대, 화장품 등의 유통업계부터 피자, 햄버거, 술, 치킨 등 요식업계까지 대학가에 진출한 마케팅 시장은 무궁무진하다. 뿐만 아니라 옥션, G마켓 등 각종 포털 사이트를 비롯한 쇼핑몰에서도 이러한 캠퍼스 내 마케팅에 한 몫 거들고 있다.

마케팅 시장의 샛별, 대학 캠퍼스
이런 캠퍼스 마케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축제 기간 또는 기업의 마케팅 행사 기간을 통해 캠퍼스를 방문해 펼치는 게릴라성 마케팅과 아예 캠퍼스 내에 유통업계가 상주하며 해당 대학생들은 물론, 인근 지역의 주민들에게까지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경우다. 이제는 대학가에 자리 잡은 각종 프랜차이즈 점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 예로 이화여대 ECC 내부에는 미용실, 서점, 영화관, 휴대폰 상점, 버거킹, 던킨도너츠 등 다양한 상업시설이 상주하고 있고, 고려대 하나스퀘어에도 서점, 버거킹, 고대빵 등의 상업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이처럼 기업들의 대학 캠퍼스 내 마케팅의 범위는 점점 더 확대되고 있으며, 대학 캠퍼스의 일부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학문의 장이 되어야 할 대학 캠퍼스에 다양한 기업들이 침투해 들어감으로써, 대학의 상업화가 촉진되는 부작용을 나타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많은 대학들이 보다 큰 경제적 이득을 가져다 줄 수 있는 거대 프랜차이즈 기업들의 캠퍼스 내 진출을 선호하고 있으며, 그로인한 마케팅 시장의 새로운 경쟁구도가 생성되고 있다. 스타벅스 커피 코리아의 마케팅 담당자는 “대학 캠퍼스는 마케팅 시장의 새로운 범주로 떠오르고 있는 추세이다”라며 “스타벅스 역시 대학생들이 고객층의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대학 캠퍼스 내에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활동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대학의 본질적 역할을 잃지 말아야
그렇다면 이러한 외부 대형 프랜차이즈 기업들의 캠퍼스 진출을 바라보는 외부 시선은 어떠할까. 현재 캠퍼스 내에 외부 상업시설들이 진출해 있는 대학들의 수는 점점 늘고 있으며, 그 규모 또한 점점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대학이 점점 본연의 의미를 잃고 지나친 상업화의 장이 되어 버릴 수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 대학교육연구소에서는 “대부분의 사립대학들은 대학발전기금, 등록금, 정부 지원금 등으로 대학 살림을 꾸려나간다”며 “하지만 그 외에도 추가적인 대학 운용자금이 필요해짐에 따라 대학들은 캠퍼스 내에 외부 상업시설을 적극 유치하는데 힘을 쏟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학 측은 꼭 자금 때문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고려대 학생처 후생복지부에서는 “교내에 상업시설이 들어오는 사안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고심한 후 결정한 것이다. 학생들이 교내에서 편리하게 상업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모든 대학들이 캠퍼스 내 외부 상업시설 유치에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한국 외국어대의 경우, 교내 상업시설 유치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드러냈다. 이는 대학 본연의 기능을 잃지 않기 위함이다. 캠퍼스 내 상업시설 유치를 통해, 학내 구성원들이 교내에서 다양한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대학이 점차 상업화, 기업화 되면서 생길 부작용에 대해서도 절대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경제적 부담과 편의확충 사이
캠퍼스 내에 상업시설을 유치함으로써 학생들의 후생복지와 편의를 보장하고자 하는 대학의 의도와는 달리, 캠퍼스를 이용하는 학생들은 캠퍼스 내 상업시설 유치에 대해 서로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화여대에 재학 중인 박해인(행정학 4) 학우는 “학교에 ECC가 생기면서 교내에서 각종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됐지만, 시설을 이용하는 데 드는 비용이 비싸 해당 시설들을 이용하는 데에 경제적 부담이 큰 것은 사실이다”라고 전했다. 일반적으로 대학 내 편의점이나 학생식당, 문구점 등에서는 학생복지차원에서 보다 할인된 가격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하지만 캠퍼스로 들어온 대형 프랜차이즈 기업의 경우 학생들에게 그러한 복지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대학생들의 소비를 조장하는 등의 부작용도 제기되고 있어, 상업시설의 지나친 유치는 더욱 문제시 되고 있다.

이에 반해 대형 프랜차이즈 기업 등의 상업시설이 캠퍼스 내에 유치되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학생들도 많다. 우리대학 임예지(사회과학 1) 학우는 “타대학처럼 우리대학에도 다양한 상점들이 유치되었으면 좋겠다”라며 “다양한 종류의 상점들이 교내에 생기면 학우들이 원하는 대로 선택해서 이용이 가능하고, 유명 프랜차이즈 상점이 들어오게 될 경우에는 우리대학의 일종의 홍보효과로도 작용할 것이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물론 대학 캠퍼스 내 다양한 상업시설의 유치는 다양한 문제가 유기적으로 얽혀 있다. 최근 대학 운영에 기업체가 정착하는 등 대학이 지식인 육성이라는 본질적 역할을 잃고 점차 상업화 되어 가는 것에 대한 우려도 충분히 고려해 보아야 할 사안이다. 캠퍼스 내 상업시설 유치로 인해 학교와 학생들, 그리고 기업이 함께 win-win 할 수 있도록 적절한 절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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