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것에 대한 순수한 열정으로 일상적인 것에 새로움을 부여하다
좋아하는 것에 대한 순수한 열정으로 일상적인 것에 새로움을 부여하다
  • 이지은 <월간미대입시> 기자
  • 승인 2010.05.22 16: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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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화가 안성하

투명한 유리 안에 보이는 담배와 사탕. 평소 접해오던 일상적 기호품은 캔버스 안에서 확대되어 대중들의 시선을 끈다. 늘 보던 것이 확대되어 보여질 때의 새로움은 대상을 특별하게 만든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한 의미를 새롭게 대중들에게 부여하는 안성하 작가는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까지 주목받는 젊은 작가다.

하지만 ‘주목’받는 ‘유명한 작가’ 라는 거창한 타이틀과는 달리 작가는 소탈하고 편안한 모습으로 그림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전한다. 그저 편안하게 좋아하는 그림을 꾸준히 그려왔다는 작가에게 그림은 항상 그가 접하는 담배와 사탕처럼 편안한 위로요, 즐거움이다.

담배와 사탕을 그리기 시작한 이유가 궁금하다.
둘 다 기호품이라는 공통점 때문에 시작됐다. 대학 4학년 때 자유주제를 받고 처음 담배라는 소재를 선택했다. 무척 고민을 많이 했지만 머리 아프게 고민해봤자 아무 소용없을 거라 생각해 좋아하는 것을 그리자고 마음먹었다. 그래서 가까이에 항상 있는 담배를 보면서 그것에 갖는 애정과 그것이 갖고 있는 많은 의미를 내가 느끼는 대로 다른 사람이 느끼면 좋겠지 라고 생각해 처음 시작했다.

담배와 사탕이 갖는 의미는?
담배와 사탕은 작아서 항상 위에서 내려다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내 그림에서는 정면 또는 아주 위에서 바라보는 시점이다. 객관적으로 생각해오던 담배와 사탕의 의미가 아닌, 그들이 지닌 다른 의미를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크게 그리는 이유 역시 그것들이 사소한 것이지만 결코 사소하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사람들은 담배와 사탕에만 주목하지만, 그것을 담고 있는 유리병 역시 의미가 있어 보인다.
담배와 사탕은 대량 생산되기 때문에 사소하고 무시되는 것들인데, 유리라는 공간 안에 놓여짐으로써 그들만의 공간을 표현하고 싶었다. 유리는 쉽게 깨지고 잘 더러워지지만 물로 씻으면 금세 깨끗해지지 않나. 유리를 통해 보는 담배의 모습은 담배의 더러움을 중화시켜 준다. 사탕 같은 경우 반짝이는 느낌을 더욱 부각시켜준다.

작업하는 과정이 궁금하다.
원래 작은 그림보다 큰 그림을 작업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 내가 그림 속에 들어가 작업을 하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7년도에 개인전 당시 200호 크기의 작품을 한 적이 있는데, 한 달이 넘게 걸린 무척 힘든 작업이었다. 작품이 나왔을 때 전시장을 지키고 있던 사람이 나에게 그 그림을 보면 힘이 든다고 하더라. 그때 느낀 건 그림은 정말 정직하다는 거다. 뭐 하나 소홀히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젊은 나이에도 가나아트센터 전속작가로 채택되고, 다양한 해외아트페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큰 것을 기대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을 때의 실망감이 커 작가의 길을 포기하는 친구들이 많은데, 난 성공에 대한 부담 없이 순수하게 좋아하는 것을 꾸준히 그려왔다. 난 아직도 고집스럽게 캔버스를 직접 짜고 사포질한다. 더디긴 해도 처음부터 끝까지 나의 손길이 닿았다는 그 느낌이 좋다. 작가로서 성공하면 욕심이 생길 거라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그렇지 않다. 아무 생각 없이 그림을 그리기 위한 준비를 하나하나 할 때, 그 느낌이 좋다.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뭔가 전달하고 싶어서 그리는 것은 아니다. 그냥 볼 때 편안하게 봐주셨으면 한다. 자신이 느끼는 대로, 생각하는 대로 감상했으면 좋겠다. 물론 내가 그린 의도대로 똑같이 받아들여주면 좋지만 자기가 갖고 있는 느낌대로 감상하면 된다. 이심전심 아닌가. 그림에는 말하지 않아도 내 마음이 다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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