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행복을 만들고 따스함을 팔다
[인터뷰]행복을 만들고 따스함을 팔다
  • 조경희 수습기자
  • 승인 2010.06.05 1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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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다, 아기자기하다, 기분이 좋아진다, 따뜻한 느낌이 든다…. 모두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Country Craft’ 공방에 들러본 사람들의 공통된 이야기다. ‘Country Craft’ 공방은 컨츄리풍 소품들을 직접 제작·판매함은 물론, 강좌도 운영하는 곳이다. 현재 활동하는 컨츄리 크래프트 전문가들 대부분이 이곳 출신일 정도로 이 분야에서는 오리지널 급이다.
컨츄리 크래프트란 유럽이나 미국의 전원 스타일을 현대적인 생활소품에 적용시켜 가구, 이불, 커튼, 인형 등 우리 생활 전반에 쓰이는 모든 소품들을 수공예로 제작하는 것을 말한다.

‘Country Craft’의 대표 정지현 실장은 컨츄리 크래프트가 우리나라에 알려지기 훨씬 전인 13년 전부터 이 일을 시작했다. 컨츄리 크래프트의 근원지인 일본의 한 잡지를 보고 특유의 앤틱한 분위기의 가구들에 매료된 것. 하지만 정지현 씨가 보기에 당시 현존하는 공예품들은 너무 ‘컨츄리틱’했다. 아무리 유럽·미국이 컨셉이라지만, 작품에 좀 더 우리 정서를 투영하고 싶었다. 그래서 월드컵 인형인 ‘아리랑이’와 ‘코리’를 만들었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후에 흰 저고리에 검정치마를 입은 인형을 만드는 등 여러 번의 시도가 더 있었지만 반응은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녀는 그런 노력을 포기하지 않았고 얼마 전에는 ‘덕이’, ‘복자’라는 이름을 가진 인형을 완성했다. 콧물자국, 복스런 코, 검정고무신은 덕이, 복자의 트레이드 마크다. “그동안 좀 더 예쁘고 상품성 있는 디자인을 하고 싶은 유혹도 없지 않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오히려 그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저만의 분위기를 만들 수 있었기 때문에 잘한 일이었다고 생각해요.”

공방의 바깥서부터 안쪽 구석구석까지 정지현 씨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은 없다. 간판을 비롯해 외부 디자인은 설치를 제외한 모든 것이 정지현 씨를 포함한 공방 디자이너들의 손으로 이뤄졌다. 내부도 마찬가지다. 각종 가구, 인형, 커튼 등 거의 모든 소품은 공방에서 직접 만든 것들이다. “컨츄리 크래프트는 시간이 흐르고 손때가 묻을수록 더 예뻐져요. 기성제품들처럼 유행이 있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스타일을 적용할 수 있는 수공예품이기 때문에 더 매력적이기도 하죠. 또 지금이 개성을 중요시하는 사회인만큼 그런 점이 앞으로 컨츄리 크래프트가 더 널리 공유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해요.”

정지현 씨는 작품에 있어서 자신에게 매우 엄격한 편이다. 본인이 봤을 때 만족스럽지 않은 것은 절대 손님 앞에 내놓지 않는다. 만든 이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손님의 마음도 사로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 정지현 씨는“작품은 절대 요령으로는 완성시킬 수 없어요. 바느질 한 땀 한 땀에 정성이 필요하고, 그래서 더 솔직하고 가치 있는 노동이라고 생각해요”라고 당차게 말한다. 이 일을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냐는 질문에 그녀는  “작업하는 매 순간 보람을 느껴요. 이 일은 내가 좋아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내 작품을 통해 다른 사람들이 잠시나마 행복을 느끼기도 하니까요”라고 답했다. 이 일이 자기에게 있어서는 최고의 직업이라는 말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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