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 그들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들의 과제로
용역, 그들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들의 과제로
  • 이민정 기자
  • 승인 2010.08.28 1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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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월 4일. 차가운 겨울바람이 뼛속까지 몰아닥치던 어느 날, 한양대의 용역을 담당하고 있던 한 아주머니의 자살기도사건이 있었다. 중장년층이 대다수인 청소용역노조 33명을 부당하게 해고시킨 것에 대한 반발이 이와 같은 비극으로 이어진 것이다. 기형화된 직업구조로 인해 자꾸만 늘어가고 있는 용역. 용역이라는 직업이 가지는 고충을 우리대학의 용역노조 임금시위를 통해 살펴본다.

용역, 기형화된 직업구조가 불러낸 직업의 특수성
  그 이유를 헤아리려면 가장 먼저 용역이라는 직업의 특수성을 이해해야 한다. 용역(outsourcing)은 쉽게 말해 한 기관의 산하에서 일하고 있으면서 직접 채용된 것이 아니라 간접 고용된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대표적인 직업으로 앞서 잠깐 언급했던 청소용역을 들 수 있을 텐데, 청소 용역원들은 용역회사에 적을 두고 있으며 그곳에서 월급을 받는다. 하지만 직접적으로 근무하는 곳은 용역회사가 아닌 학교, 회사 등의 타 기관. 근무하게 될 기관이 입찰을 통해 용역회사를 정하게 되면 그 기관에서 총 예산을 용역회사 측에 지급한다. 그럼 용역회사는 그 돈으로 회사를 꾸려나가고 소속된 용역원들의 급여를 지불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용역원은 주로 남들이 잘 하지 않는 힘든 일을 맡고 있을 뿐 아니라 소속이 주는 모호성 때문에 임금 협상 등의 문제를 논의하고자 해도 좀처럼 쉽지 않다. 이번 방학동안 2주에 걸쳐 행정동 앞에서 벌어졌던 우리대학 용역노조의 급여인상요구 피켓시위 역시 이런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다.

상대 없는 용역노조의 임금협상
  우리대학의 미화담당원은 두 부류로 나뉘어져 있다. 직접 고용된 무기 계약직 미화원과 현재 임금협상을 벌이고 있는 청소용역이 바로 그것.  용역원들이 속한 용역회사는 (주)보흥실업으로 우리대학과는 1~2년마다 정기적으로 재계약을 거치고 용역원들의 임금을 매년 재협상하는 방식으로 일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6월 임금협상을 보흥측과 진행하다가 그 쪽에서 학교에서 지급하는 총액이 제한되어 있다는 이유로 요구안이 거부되자, 우리대학까지 협상테이블에 앉게 되었다. 그에 따라 용역노조는 지난 7월 12일부터 2주에 걸쳐 임금협상을 요구하며 우리대학 행정동 앞에서 피켓시위를 벌였다.
  용역노조의 요구안은 크게 세 가지로 ▲4,320원으로 확정된 최저임금에 따라 급여를 인상할 것 ▲최저임금만 가지고서는 너무 열악하기 때문에 월마다 추가급여 5만 원을 추가 지불 할 것 ▲추석, 설날 등의 명절 때 주어지던 3만 원 상품권을 각각 명절 소비 비용 현실성에 맞춰 30만 원의 상여금으로 지급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먼저 전자를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인상율을 4.6%로 잡아 기본급여를 정하고 그것에 월 5만 원씩의 추가급여를 포함시켜달라는 것. 한마디로 ‘월 4,320원*209시간+50,000원 = 902,880원’ 이 현재 용역 측에서 요구하고 있는 기본급이다. 이외에도 ▲특근수당의 경우 특근 발생 시 150%를 가산해 별도지급 ▲식대의 경우 하루 기준(22일)으로 3,000원씩 계산하여 총 66,000원 ▲연차수당의 경우 45,000원(4,560원*8시간*15일/12개월 → 기본급여에 포함)이다. 월 합계금액은 1,064,480원이다.
  용역 노조위원장 한원순 씨는 “확장된 최저임금은 1월 1일자로 발효된다. 하지만 용역노조의 경우는 6월이 협상시기이기 때문에 지금 진행한 것” 이라며 “올해 임금협상을 해놓으면 그 결과물이 내년 5월까지 지속된다. 이번이 아니면 물가는 올라도 남은 4개월 동안은 기존급여를 가지고 생활해야 한다”고 답했다.
  피켓시위를 마치고 현재 용역노조는 관리실, 기관실 등의 장소에서 부분파업을 진행 중이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대학본부와 협상대상인 보흥실업의 반응은 어떨까.

진퇴양난에 빠진 고용주들
  먼저 보흥실업의 경우 입금협상이 8차까지 이르렀는데도 타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흥실업에서 내놓은 협상안은 ▲총 물가상승률이 2.6%이니 그 선 안에서는 임금협상의 여지가 있으나, 그 이상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대학에서 매달 지불하는 총액을 100으로 가정해보자. 그럼 여기에서 2.7%가 공과잡비로 할당된다. 돈으로 환산하게 되면 약 3만원 정도가 되는데 여기에서 법인세, 관리비 및 기타비용을 지출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10%정도가 개인세금 및 부과세로 지출되며, 그 외에 5대 보험, 산재보험금등으로 여비가 나가면 나머지 금액을 용역원들의 월급으로 지급한다.
  (주)보흥실업의 김장환 이사는 “만약 우리가 용역원들의 요구를 전면적으로 수용하게 된다면 학교 측에서 주는 금액이 아니라 그만큼을 회사 돈에서 지출해야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요구다”고 얘기했다.

  학교 측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학교가 표방하고 있는 입장은 한마디로 ‘어디까지나 임금협상의 상대는 보흥실업이며, 협상에서 어느 정도의 가이드라인을 지정해 줄 순 있어도 직접적으로 용역원들의 임금을 주는 것은 보흥실업 측이니 학교 측이 간섭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번에 인상된 정규직의 임금인상율이 3%인데 용역원들의 요구안을 수용할 경우, 인상율이 4.6%에 다다르게 된다.
  권기백 총무과장은 “성신이나 동덕에 비하면 우리대학은 약 8만원 정도 더 지급되고 있어 그중 나은 케이스에 속해 있는 셈”이라며 “기본적으로 대학가의 용역임금은 다 비슷한 수준에서 지급된다”고 설명했다.
우리대학에서는 지난 5월 97,958,967원, 6월 101,871,092원, 7월 91,241,674원을 보흥측에 지급해 왔으며 보흥과 합의하에 지난 2년 동안 두 번에 걸쳐 각각 55,000원씩 임금을 인상해왔다. 그리고 이전의 최저임금적용이 적용된 상태와 새로운 최저임금이 적용된 사태의 임금을 비교하면  각각 858,990원, 902,880원으로 추가로 요구한 5만원까지 더하면 월 93,890원이 차이 나게 되는 것이다.
  각 측의 입장이 이 정도로 차이나고 있기에 협상의 마무리는 요원하다. 지난 25일의 제8차 교섭이 결렬됨에 따라 용역노조는 부분파업의 강도를 조금 더 높일 예정이며 총학생회 역시 함께 행동한다고 밝혔다.
한원순 씨는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이 사태까지 번지게 되었다”며 학우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하지만 학우들이 명심해야 할 문제는 이와 같은 갈등구조가 비단 대학뿐 아니라 대학 밖의 사회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는 것이다. 용역문제는 용역자체에만 한하는 것이 아니며, 이는 계약직과 임시직이 갈수록 늘어만 가는 현재의 사회구조로 미루어 짐작할 때 더 이상 그들의 문제라고만 취급할 수 없다.
계약직과 임시직이 정직원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대우가 다르다는 것은 대부분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과연 취업전선에 뛰어들었을 때의 우리들이 현재 용역원들이 받고있는 대접과 별반 다르지 않은 대접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까. 타산지석이라 했다.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해봐야 하는 문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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