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마음으로 개강을 준비하고 싶을 때>
<새로운 마음으로 개강을 준비하고 싶을 때>
  • 음악평론가 김창현
  • 승인 2010.08.28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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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ade Fire [The Suburbs] (2010/Merge Records)

  캘리포니아 근교(Suburb)의 야자수 그늘 아래 세워져있는 70년대 올드모빌에서 이 음반과 함께 여름의 뜨거운 태양 아래 지친 심신을 달래고 새로운 학기를 준비해보면 어떨까. 아케이드 파이어(Arcade Fire)의 3년만의 신보이자 세 번째 정규앨범인 [The Suburbs]는 우리가 긴장과 설레임의 개강을 뒤로 하고 여름을 즐기던 올해 8월에 발매된 따끈따끈한 음반이다. 이 음반은 움츠렸던 기지개를 켜고 화사한 봄날을 맞이하는 설레임의 봄학기보단 뜨거운 태양만큼 강렬했던 여름을 등지고 앞으로의 나갈 길을 준비하는 지성의 가을학기에 어울린다.

  첫 대면에 소개하기엔 다소 진지할 수 있어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1970년대 전 세계의 LP 세대들이 닐 영을 얘기했다면 2010년의 아이폰 제너레이션은 아케이드 파이어를 얘기한다고 할 정도로 트랜디한 밴드의 새 앨범이므로 그 당위성에 뿌듯함도 느낀다. 공교롭게도 닐영과 아케이드 파이어 모두 캐나다 출신 뮤지션으로 아케이드 파이어는 세계 음악 신에서 닐 영 이후 최고로 존경받는 뮤지션으로 자리 잡고 있다. 8월 초 음반의 발매와 동시에 당연하다는 듯 아일랜드, 영국, 미국, 캐나다 앨범 차트를 차례로 석권했고 NME등 각종 연말 시상식은 그들의 독무대가 되지 않을까 다른 밴드들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또한 이미 올해 스케줄을 유럽과 미주의 투어일정으로 가득 채우며 국내의 공연기획사들의 사무실을 한숨으로 채우고 있다.

  텍사스를 여행하고 있을 때 뉴욕의 아트스쿨에 다니고 있는 청년들과 음악 이야길 한 적이 있다. 아케이드 파이어를 좋아한다는 말에 그 청년들은 모두 놀라며 오늘밤 파티에 꼭 오라며 친절 모드로 태도를 급반전했다. 태평양 건너 한국에서 온 친구가 뉴욕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그들의 밴드를 좋아한다는 사실이 놀라웠을까. 서사적인 멜로디와 강인한 흡입력, 작사와 작곡, 모든 면에서 완벽한 전작들의 작품성과 진보적이고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철학적 메시지는 내가 미국에서 만났던 뉴욕 청년 같은 젊은이들을 감동시켰고 음악평론가의 아낌없는 찬사를 받았다. 무엇보다 음악의 의미보다는 탐미가 중요해지고 있는 요즘, 아케이드 파이어의 음악은 신에서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개강에 있어서 이 음반의 가사는 토익 RC파트를 읽기 전에 읽어야 하며 LC파트를 듣기 전에 들어야 할 음반이다. 더욱이 캠퍼스를 벗어나 드넓은 세계로의 항해를 준비하고 소중한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는 대학시절이라면 꼭 한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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