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성의 희망은 무엇일까?
덕성의 희망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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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9.04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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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아침 TV를 보니 ‘퀴즈의 달인’이 나왔다. 그들은 많이 배우지도, 그렇다고 경제적으로 부유하지도 않았지만 자기 생활에 충실하며 남은 시간들을 헛되이 버리지 않고 꾸준히 공부하고 퀴즈에 도전해 영웅의 자리에 앉게 된 사람들이다. ‘그들이 소위 말하는 좋은 대학을 나온 사람들이였다면 저 자리에 앉는 영광을 누릴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을 해봤다.  그들이 대학을 진학하지 못한 아쉬움은 있겠으나 그들이 달인의 경지에 오르는 데 대학의 의미는 없었을 것이다. 
‘대학’이라는 것이 지금 40대 중반에 청소년의 자녀들을 둔 내 또래의 사람들에겐 어떤 의미일까. 젊은 날 한편의 기억으로 한번쯤 다시 돌아가고 싶은 술자리의 안주 같은 것 일수도 아니면 원하지 않았던 대학이기에 지워버리고 싶은 후회되는 기억의 한편일 수도 있겠지만 살다보니 내 삶의 한 부분일 뿐이라 생각된다. 오히려 지금은 나의 출신대학보다는 앞으로 내 아이가 가게 될 대학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온 정열을 기울이고 있다. 실상, 아이를 키우고 살면서 내가 어느 대학 출신이요하고 떠벌이지도 않지만 아무도 묻지 않는다. 오죽하면 우스갯소리로 40대 아줌마들의 자존심은 아이의 성적이라는 이야기를 할까?  나 또한 내 아이들이 남들이 부러워하는 대학을 가줬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그런데 내 딸아이가 가줬으면 하고 기대하는 대학의 범주에 내 모교 덕성이 끼지 못한다는 점이 안타까울 뿐이다.

모교에 가면 학창시절 없었던 건물들이 눈에 띈다. 새로이 들어서는 건물과 전경으로 대학의 브랜드 파워를 측정다면 결코 나의 모교도 뒤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건물과 캠퍼스전경이 대학의 실력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게다가 신축건물의 시작인 학생회관은 5천여 명이 복잡하게 얽혀 지내며 학생들이 학생들의 권익을 찾기 위한 싸움판을 벌여서 얻어낸 것이다. ‘요구’하고 ‘주장’하지 않으면 우리의 권익을 찾지 못했던 그때를 떠올리면  ‘우리가 냈던 그리고 지금 후배들이 내고 있는 등록금은 어디로 가고 있는 건가’ 라는 의문이 든다.
학생과 대학은 give & take의 관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학생은 재단의 재산을 증식시키는 수단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분규의 과정을 거치고 임시이사회가 구성되어 있는 지금 ‘주인 없는 대학’이라 발전이 안 되는 것이 아니다. 대학의 참주인인 학생들을 주인답게 대우해 줄 때 비로소 대학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차미리사 선생이 여인네들의 쌈지돈을 모아 학교를 세우고 그 여인들을 가르치고 그들이 배운 것을 사회에서 실현 할 수 있도록 했던 그 정신을 잊어버리지 않는다면, 재단과 대학이 후배들을 진정 내 아이처럼 가르치고, 내 아이가 사회에 나가 존중받을 수 있도록 키워내기 위해 모든 것을 정열을 쏟는다면 덕성의 평가는 달라질 것이다.

재단 이사가 되기 위해, 혹은 이사장이 되기 위해 물밑작업을 벌이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묻고 싶다. 당신의 아이를 혹은 당신의 손녀를 덕성에 보내고 싶으신지…. 그 자리에 앉고 싶은 이유가 명예 혹은 부를 위해서라면 포기하라고 말이다.
덕성의 발전, 덕성의 희망은 무엇일까?
동문들이 내 아이를 보내고 싶은 대학으로 자리 잡아 가는 것. 그것이 바로 덕성의 희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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